Tuesday, October 15, 2024

"러, 심각한 병력난에 북한군 3000명 대대급 편성…북한군 이미 사망·탈영"

"러, 심각한 병력난에 북한군 3000명 대대급 편성…북한군 이미 사망·탈영"



"러, 심각한 병력난에 북한군 3000명 대대급 편성…북한군 이미 사망·탈영"
박준호 기자2024. 10. 16.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2월4일 "우리 인민처럼 군대 덕을 입는 인민은 세상에 없다"면서 인민군의 노고를 조명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2024.10.15.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심각한 병력 부족으로 인해 북한군의 지원을 받아 대대급 부대 편성에 나섰다고 키이우포스트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가 사상자가 많은 전선에서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리자, 이에 대응해 주요 동맹국인 북한이 무기와 군사 장비 뿐만 아니라 인력 공급을 통해 대규모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푸틴은 러시아 연방 영토에서 새로운 본격적인 동원을 실시하기로 한 결정을 미루고 (동원령을)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매체 리가넷은 자국 군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배치되도록 훈련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은 러시아군 제11공수돌격여단 내에 편성된 '부랴트 특별대대' 일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 대대는 최대 3000명의 북한군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소총과 탄약을 공급받고 있다. 이 대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가까운 수드자와 쿠르스크 부근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히 어디로 파견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우크라이나 매체들이 전했다.

서방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위해 러시아에 수백만발의 포탄을 공급해 왔다. 또한 북한 군 엔지니어와 인력이 러시아군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한이 러시아로 무기를 보낼 뿐만 아니라 북한인들을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도록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포스트는 정보 소식통을 인용, 지난 3일 도네츠크 인근 러시아 점령지에 미사일 공격이 가해져 러시아와 협력하는 군인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사망한 군인 중에는 러시아 측과 협의하기 위해 온 북한 장교 6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의 탈영 의혹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군이 북한인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편성했고, 북한 군인 18명은 이미 러시아 연방 브랸스크주와 쿠르스크주 국경 일대에서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군인이 이탈한 곳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7㎞ 떨어진 지점으로, 탈영 동기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러한 탈영 정보를 지휘부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고의로 은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수천 명의 북한 보병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로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 우크라이나군 장교는 북한군의 효율성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북한군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장비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군의 역할이 러시아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위험 작전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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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직까지 "미확인 정보"에 불과합니다.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이 인용되는데, 우크라이나는 아무래도 러시아가 받는 외부 지원의 규모를 좀 부풀려 서방의 보다 많은 지원을 요청하는데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중립적인" 건 아닙니다. 객관적이지 않을 가능성도 크죠. 그저 소문을 받아 적었을 수도 있고요. 한데 만약 사실적 근거가 있다면:
1. 이건 북한의 "월남 파병"격이 될 수 있습니다. 군 현대화가 가속화되고, 외화수입이 돌연히 커져서 개발을 촉진시킬 수도 있죠. 북한군으로서 "실전 경험 축적"이라는 차원도 있을 것이고요.
2. 이건 대한민국 외교의 대패배입니다. 1950년대 초반처럼 러시아와 북한이 "혈맹"이 되는 것인데, 이걸 못막은 것은 한국 외교로서는 엄청난 "불합격"이지요. 대러 관계에서는 독자성이 약하고 대북 관계를 아예 포기한 듯한 윤 정권으로서는 이건 아주 큰 "마이너스"입니다. 지금부터 반성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뭐 반성할 사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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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ur_embellit
박정희 월남 파병으로 경제부흥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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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
미여뮈주의ㅡ가짜뉴스가판친다ㅡ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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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quiXote
어째 박정희의 월남파병 떠 오르냐.
근데 북한군인을 무시하지는 마라. 한 때 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의 후손이다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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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hsince1983
왜 우크라이나 발 소식만 있고,
러시아 발 소식은 없는거죠?!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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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남2
저게 사실이라면
김 정은과 북한 군부는 축출돼야 한다.
넋 나간 것들.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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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명
좌파들아 조국이 부른다. 우크라이나가서 외화벌이도하고 인구감소에 역할좀 해라 ㅎㅎㅎ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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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on
우리도 마찬가지다, 윤완용의 일본, 필리핀 동맹과 반중국, 반러시아 정책으로 중국-대만, 중국-필리핀, 일본-러시아 전쟁나면 국군도 병력 파병해야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전쟁 메인스테이지는 한반도가 될거다. 일본은 자국전쟁에 한반도를 방어막으로 사용할수 있는 엄청난 혜택을 얻게되었다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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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쑤뽄드
좌파들이 러시아 가서 도와주면 되겠네 ㅎㅎㅎ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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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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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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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링
제임쑤뽄드
정신차려라.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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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gs
러시아에 컨테이너로 무기보내고 군인보내면 정은이가 한반도에서 전쟁할 생각이 없구나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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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아범
부랴트 부여 비슷함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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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
이제 장거리 무기 승인만 하면 되겠구만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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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새벽
3000명이 어떻게 대대냐. 축소 편성하면 2개 연대는 나오것구만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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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벽비거
한국가가 거대한 병영 그자체인 북한은 최후의 발악을 하려 하고 있구나 전국민은 김건희 여사 특검이 어느정도는 덮어 지겠다고 생각할거임!!! 무능한 이번 정부가 이번에는 정신차리고 임해야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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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빵
평양 무인기 : 제대로 똥볼 찼네...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쌍방의 빌미가 되었음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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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즈
북한 김정은이가 극에 달하였구먼 경제난 군사적원조를 받기위해 벌써 북에 포탄을 주는것도 모자라 병역을
대규모로 파견하여 전재메 내모는등 극에 달하였구먼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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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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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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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함대사령관
내가 벌써 북한군 우크라이나전쟁에 참전했다고 했지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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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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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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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 about it
눈 가리기에 혈안이 된 찌라시들...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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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나
아이고
북한군인도 깊게보면
우리내 아들들이고 손자뻘인디
야 이 나쁜 김정은아 ㅡ
왜??우리나동족을 전쟁터로보내냐???
김정은아
김여정 남편이나
햔송월 남편이나
이설주 여동생이나
러시아로 파병시켜봐라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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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ay
잘한다~~
죄없는 젊은이들만 죽이는구나.
죄의 댓가 반드시 치룰것이다.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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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루니
키이우포스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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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ㅋㅋㅋ
듯도 보도 못한 키이우포스트 기사
이걸 믿나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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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금이 통일 기회 ?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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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북한군 탈영을 러시아 고위층은 모르는데 우크라 군과 언론은 안다고? 말이 안되는 내용들 뿐이라서 북한군 참전 자체까지 못믿겠네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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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사랑하자
현 러시아 상황으로볼때 북한병사지원하고도남는다 북한은 통치자금과 군사무기기술도 지원받을 최적의기회이다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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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ㅋㅋㅋ
러시아가 동원 ?
우크라이나가 강제징집이지...
그냥 머리가 빈건지 시키는데로 하는건지. ㅉ

49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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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is
우리도 우크라아나에 특전사 3000명과 전투기 지원 하자.

43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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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is
빨갱 ㅅㅇ들 싫다. 북한 러시아 중공 더불어공산당.

43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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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불쌍한 북한군인들 총알받이로 ㅜ

39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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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지금이 기회다.
북진 통일 시키자.

36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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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T-kill
북한군들...머리위로 드론 날리면. .."혁명의 날파리때가 온다야"~~~!
박수치다 폭탄투하될듯

36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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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바보들
저게 멀 의미하는지는 알아라
조러방어조약이 발동됬다는거다.
전쟁시 양방은 바로 군사투입이야
남북한 전쟁나면 러시아도 바로 들어온다는거고
웃을일이 아냐

2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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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겐나오
러시아의 개들
이용만 당하다 버려진다

27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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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호아요한
남의 나라 전쟁에 왜 끼어드냐?
마지막 김씨일가의 발악?

2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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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추리온
김정은과 김주애의 호화생활 비용마련을 위해 팔렸군..참 안됐다

2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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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북한군 실전경험 쌓겠네...

2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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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3000 명이 대대급이군 이제 알았네

18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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쩔룩이
누구를 위한 전쟁이냐.
난 무조껀 반대다
뭣때문에 내가 죽어야 하나.

1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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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 등록해 주세요
김정은이는 푸틴에게속고있다 어리석핝넘

1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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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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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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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마리
남의나라 전쟁에서 죽느니 탈영하는것이 맞지

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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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가 용병으로 돈받고 팔아먹네
야비한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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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October 12, 2024

‘중앙당에서 거간꾼까지’ 북한의 비밀스러운 조직들 [곽인옥 교수의 평양 시장경제 리포트]

‘중앙당에서 거간꾼까지’ 북한의 비밀스러운 조직들 [곽인옥 교수의 평양 시장경제 리포트]



‘중앙당에서 거간꾼까지’ 북한의 비밀스러운 조직들 [곽인옥 교수의 평양 시장경제 리포트]
곽인옥2024. 10. 1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고난의 행군 시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처참한 상황에 처했다.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주민들은 국가 주도의 계획 경제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북한에 자생적인 시장 경제가 싹트기 시작했다. 장마당과 상점, 고급 식당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돈을 굴리는 돈주(錢主)는 부를 축적하고, 새로운 형태의 뇌물 구조가 뿌리내렸다. 국제사회의 엄격한 경제제재를 받는 북한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사회주의 사상도 계획 경제도 아니고, 자생적인 시장경제다. 그러나 대다수 북한 주민은 여전히 살벌한 독재 체제의 굴레와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필자는 북한의 심장으로 불리는 평양의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10년간 조사를 해왔다. 탈북자 100여명을 상대로 장기간 심층면접을 하고, 각종 자료 수집을 통해 평양의 시장경제 작동 시스템을 분석했다. 폐쇄적인 북한 내부를 자세히 연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북한의 통계자료와 탈북자들의 증언 역시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사한 북한 사회와 경제의 현실을 공유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이 처한 현실과 고통을 함께 느끼고 새롭게 다가올 한반도의 미래를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연재를 시작한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중 하나다. 내부의 권력 구조와 사회적 조직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의 권력은 중앙당을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이 당은 국가의 모든 주요 정책과 결정을 주도한다. 교육 시스템은 이념 교육과 기술 교육을 통해 체제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안원은 국가 안보와 체제 유지를 위한 핵심 기구로, 주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농장원과 같은 집단 농장은 북한의 경제 구조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거간꾼과 같은 비공식 경제 활동도 북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식 및 비공식 조직들은 모두 복잡하게 얽혀 북한 사회의 독특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중앙당]

북한의 중앙당, 즉 조선노동당은 북한의 정치 체제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최고지도자의 방석에 불과하다. 이 당은 ‘계급 정당’이자 ‘수령의 당’으로, 수령 체제 내에서 수령의 영도를 받아 인민대중에게 지도적 역할을 수행한다. 중앙당은 당의 노선과 정책, 전략 및 전술의 긴급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결정하는 당 대표자회를 소집하며, 당 중앙위원회는 당의 지도기관 구성원을 소환하고 보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선노동당은 수직과 수평의 지배관계가 함께 구조화된 다층 집권체제를 취하고 있다. 각급 당 위원회는 상하의 당 위원회에 대해 철저한 위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군대 내 각급 단위에 당 조직을 설치하여 군을 통제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당 조직 체계가 위원장 체계에서 비서 체계로 변화됐다.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당규약이 개정되며, 최고 직책이 ‘노동당 총비서’로, 다음 직책이 ‘제1비서, 비서’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김정은 시대의 정치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교육]

북한의 교육 제도는 사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체제 우월성을 강조하며, 무상 의무교육을 통해 주민들에게 이를 인식시키고자 한다. 북한의 학제는 5-6-4(6)년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학교 5년, 중학교 6년, 대학교 4~6년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2012년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이 발표되었고, 이를 통해 소학교 교육 기간이 5년으로 연장되고, 중학교는 초급 중학교 3년과 고급 중학교 3년으로 나뉘었다.

북한의 교육은 이론과 실천의 결합을 강조하며, 교육과 생산노동을 밀접히 결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서는 엘리트 양성을 위한 영재학교, 외국어학교 등 특수학교와 예체능 분야의 특기자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과외 활동은 ‘소조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정규 수업 외에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원의 지도를 받는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학생들을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고, 사회주의 이념을 내면화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AI)]

북한은 AI 기술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약 20년 동안 AI 기술을 연구해 왔다. 북한은 AI 기술을 게임, 보안, 생체인증, 제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으며, IT 기업과 교육 기관들은 AI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최근 북한은 AI를 활용한 주민 감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얼굴 인식 기술과 보안 감시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이는 사회 통제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AI를 통해 주민의 이동을 감시하고, 감시 카메라에 AI 기술을 적용하여 실시간 비디오 감시, 움직임 감지, 안면인식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폐쇄적인 정책과 제한된 인터넷 접근은 AI 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AI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폐쇄성을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보안원]

북한의 보안원, 즉 경찰에 해당하는 기관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명칭과 구조가 변해왔다. 현재는 ‘사회안전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북한의 치안 유지와 사회 통제를 담당하는 주요 국가 기구 중 하나이다. 이 기관은 국가와 인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임무를 공식적으로 수행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주의 체제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노동당의 독재를 강화하며 주민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북한 보안원들은 과거 ‘인민보안원’으로 불렸으며, 이들은 군인과 유사한 계급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군복과 비슷한 정복을 착용한다. 보안원들은 시장 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상인들과의 갈등을 겪기도 하며, 인권 침해에 대한 비판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안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비공식적인 시장경제와 연결되어 있어서 일정한 대가를 받고 살아가고 있다.





[농장원]

북한의 농장원들은 주로 협동농장 체제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 체제는 북한 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협동농장은 토지와 생산수단을 통합하여 농장원들의 공동노동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사회주의적 농업기업소이다.

북한의 농업 관리 체계는 정무원 산하의 농업위원회를 중심으로 도 농촌 경리위원회와 군 협동농장 경영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군 협동농장 경영위원회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북한의 협동농장원들은 심각한 빈곤과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의 지속적인 공출과 구조적 모순으로 인한 것으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빈곤 상황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농업정책은 과거부터 협동농장을 통해 국가가 식량을 쉽게 얻으려는 시도를 했으나, 농민들은 협동농장에서 열심히 일할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농업정책은 김정은 시기에 들어서면서 농업 생산 증대와 농촌 환경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과학농사와 농촌경리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열악한 농업생산 기반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거간꾼]

북한에서 ‘거간꾼’이라는 직업은 주로 비공식 경제 활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공식적인 직업보다는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소득을 얻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거간꾼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평양에서는 거간꾼이 주로 장마당 주변에서 활동하며, 환전, 부동산 중개, 각종 물품의 거래를 알선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공식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특별한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를 중개한다.

취급하는 물품의 종류에 따라 거간꾼의 급수가 나뉘며, 거래하는 물품이 비싸고 고급스러울수록 높은 급수로 분류된다. 북한의 경제 구조상 이러한 비공식 경제 활동은 필수적이며, 거간꾼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북한 사회의 비공식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비공식조직]

북한의 뇌물 네트워크는 비공식적인 조직과 관계망을 통해 형성되어 있으며, 이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에 의해 작동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공식적인 경제 시스템의 결핍을 보완하고, 개인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과 서비스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북한의 뇌물 네트워크는 다층적인 시간성과 복잡한 이동 경로를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금전적인 거래를 넘어, 선물과 호의의 형태로 재구성되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의 뇌물은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고, 개인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러시아의 블라트(blat) 경험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며, 비공식적인 관계망을 통해 자원을 교환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북한의 비공식 조직은 국가의 통제 밖에서 작동하며, 개인들이 국가의 제한된 자원 분배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조직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자원을 분배하고, 개인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북한 사회의 비공식 경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복합적인 시스템을 통해 국가 발전 목표 추구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의 중앙집권적 권력 구조는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국가 발전 전략을 형성하고 있다. 중앙당은 교육과 과학기술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보안원을 통해 체제의 안정을 유지한다. 동시에, 비공식 경제 활동과 농업 부문은 경제적 유연성과 식량 자급자족을 지원하여 사회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킨다.

이러한 요소들은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이러한 복합적인 시스템을 통해 국가 발전 목표를 추구하며 체제 유지를 도모하고 있다.




곽인옥 교수 inokkwak@hanmail.net

Monday, October 7, 2024

북한 문화검열: '찢어진 청바지를 처음 본 날, 인생이 바뀌었어요' - BBC News 코리아

북한 문화검열: '찢어진 청바지를 처음 본 날, 인생이 바뀌었어요' - BBC News 코리아



'찢어진 청바지를 처음 본 날, 제 삶이 바뀌었어요'
사진 설명,탈북 디자이너 강지현 씨는 백두산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외국인을 보고 그동안 몰랐던 패션에 눈을 뜨게 됐다기사 관련 정보기자,김효정
기자,BBC 코리아
2024년 9월 20일


서양 관광객이 입은 '찢어진 청바지'를 본 15살 소녀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백두산 천지 인근, 때는 해가 주홍빛 속에 휩싸여 막 솟아오르던 시간이었다.


그때까지 소녀는 그런 청바지를 본 적이 없었다. 북한에서 청바지는 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데다 무릎이 다 보일 정도로 찢어진 청바지는 금기다. 소녀에게는 그 모습이 너무 괴상하고 놀라웠다.


"북한에서 찢어진 옷을 입었다는 건 가난하다는 뜻이죠. '왜 외국 거지가 혼자 여길 온 거지'하고 중얼거렸어요. 아버지가 ‘여행 온 외국인이 거지일 리는 없고 아마 저게 멋(패션)인 것 같구나’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때 전 크게 충격을 받았죠. 제 삶을 바꿔놓은 순간이 됐어요."


북에는 없는 단어지만 소녀는 그길로 '패션'에 눈을 뜨게 됐다. 그리고 20살 성인이 된 2009년 북한을 빠져나왔다.


이유는 단 하나, 옷에서 자유와 기쁨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패션디자이너가 된 강지현 씨 이야기다.
사진 설명,강지현 씨는 북한에 있을 당시 가위를 들고 길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규찰대)이 복장 단속을 했다고 회고했다


튀는 복장을 허용하지 않는 북한이지만, 강 씨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영향으로 다양한 옷을 보며 자랐다. 교사였던 엄마는 고난의 행군 시절 장사의 길로 들어섰다. 국경지대에서 중국이나 일본에서 옷을 떼어다가 장마당에서 팔았다. 그중에는 처음 보는 옷들도 많았다.


덕분에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블라우스, 모자가 달린 후드티를 입고 나가기도 했다. 강 씨는 "원래는 그렇게 옷을 단속하진 않았다"며 "2000년대 중·후반 학교 졸업할 때 쯤 '황색 바람'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면서 단속이 심해졌다"고 기억했다.


황색바람은 '저속하고 퇴폐적인 풍조'를 일컫는 북한 용어. 특히 자본주의 문화와 관련해서 많이 등장한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황색'은 북한에서 저속하고 기회주의적인 것을 상징해 이르는 말이다.북한, BBC 교양 프로그램 '무단 방영'하며 출연자 '청바지' 검열2024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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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를 들고 길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규찰대)이 단속을 하는 거예요. 청바지를 입으면 가위로 그냥 밑단을 자르더라구요. 아니면 환복하고 청바지를 가져다가 바쳐야 되거나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학교 졸업 후, 강 씨는 잠깐 회계 관련 업무를 하다가 이후 사서가 됐다. 옷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북에는 디자이너이란 직업이 없었다. 1년을 못 버티고 결국 중국행을 선택했다. 그때까지도 한국으로 갈 생각은 없었다. 다른 걸 좀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뿐이었다.


중국에서 찢어진 바지를 입고, 민소매에 화려한 원피스를 휘날리는 사람을 보면서 마음의 동요는 더욱 커졌다. 특히나 언어가 통하는 한국인 유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결심하게 됐다.


강 씨는 "한국에 간다면 꿈을 이룰 수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탈북 준비 반년 만에 여기로 오게 됐다"고 했다.


강 씨는 한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이후, 자신만의 옷 브랜드 '아이스토리'를 설립했다. 탈북민의 이야기를 이미지로 형상화해 티셔츠 등을 만든다. 티셔츠에 새겨진 QR 코드 등을 휴대폰으로 스캔하면 그 이야기 설명이 나온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그는 "저는 뭔가 거창하게 정치와 엮이는 상황을 원치는 않았지만, 일을 하다 보는 인권 같은 개념과도 엮이는 것을 하고 있더라"고 했다.


사진 출처,강지현사진 설명,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의상 제작 작업을 하고 있는 강지현 씨

'마음은 북한 밖으로 향해있었어요'


MZ세대 의상 디자이너로 톡톡 튀는 개성을 선보이고 있는 권봄 씨 역시 북에서 왔다.


그의 할아버지는 한국군 포로였다. 이 때문에 출신 '성분'은 최하위였다. 권 씨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제대로 된 직장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장사수완이 좋고 중국에 있는 친척들 덕에 장사해서 돈을 꽤 벌 수 있었다.


권 씨가 의상 디자이너라는 꿈을 그리게 된 데 일조한 것은 한국 드라마다. 그의 고향 북한 집은 마을에서 유일하게 DVD 플레이어가 있었다. 이웃들은 한국 드라마가 담긴 CD를 알음알음 구해와서 몰래 권 씨의 집에서 시청했다.


불빛이 새 나가지 않도록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치고 '천국의 계단', '겨울 연가', '낭랑18세' 등의 인기 드라마를 보며 10대 소녀는 꿈을 꿨다.


그는 "그 주인공처럼 상의는 이렇게 입고 바지는 이렇게 입고 헤어 스타일은 이렇게 하면 나 너무 이쁠 거야 이런 상상을 하면서 계속 잠들었어요."라고 했다. 점점 한국이 세계의 기준이 되어갔다.


"몸은 북한에 있지만, 마음과 생각은 북한 밖으로 향해있었어요."


권 씨는 패션으로 자신의 개성을 늘 표출하고 싶었다. 획일적인 기준이 늘 싫었고 사람들의 시선 받는 일이 좋았다. 그는 중학교 때 지급받은 교복이 몸에 맞지 않자 직접 제작해 몸에 딱 맞춰 입었다. 매직기를 사서 긴 생머리를 고수하기도 했다.


옷차림 때문에 노동 현장에 끌려간 적도 있다. 긴 손톱에 나팔바지를 입고 외출한 날, 한 무리의 규찰대가 권 씨를 둘러싸고 '동무는 옷이 왜 이러냐'며 따져 물었다. 그 길로 권 씨는 건설 현장에서 노동하는 '돌격대'라는 그곳에 끌려갔다. 부모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가족들은 사흘간 속을 태웠고 소금 100kg을 바치고 풀려날 수 있었다.
사진 설명,몰래 한국 드라마를 보며 주인공들의 패션에 눈을 뗄 수 없었던 권봄 씨


권 씨의 반발심은 커져만 갔다. 학교를 졸업하면 무조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자유로운 세상으로 가서 자신만의 옷을 만들고 입고 싶었다. 그는 "이렇게 차별받으면서 살 수 없었다"며 "북한에선 제 패션 늘 비판 대상이었고 열정을 펼칠 수 없는 곳이었다"고 했다.


2011년 두만강을 넘어 북한을 빠져나왔다. 그때가 17살이었다. 긴 기다림과 고생 끝에 동남아를 거쳐 2012년 한국에 왔다.


한국에 오자마자 그는 거리로 자주 나갔다. 사람들의 옷을 너무나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인상은 좀 실망스러웠다고. 사람들이 대부분 국방색(녹색을 띤 올리브색)의 야상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국방색 야상 점퍼가 유행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인민복 같은 컬러잖아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색인데 여기에서 너도 나도 입고 다니는 거예요. 혹시 여기도 북한 트렌드를 따르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나 어쩌지' 했어요.(웃음)"


권 씨는 현재 한 의류 브랜드의 메인 디자이너로 일한다. 이 외에도 'GB(기역비읍)'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런칭해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일상복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권봄사진 설명,권 봄 씨는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일상복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북한, 현재 통제 상황 어떤가


탈북 후 자신의 꿈을 이룬 젊은 두 디자이너 강지현 씨와 권봄 씨.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조금만 더 어렸거나 탈북이 늦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했으리라고 봤다.


권 씨는 " (북에 있는) 어머니가 통화를 할 때 예전에 편하게 했던 대화를 조심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2020년, 한류를 비롯해 외부 문물을 유통하는 경우 최대 사형까지 처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도입하면서 주민들의 말투와 옷차림까지 1990년대보다 더욱 통제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한국 드라마를 본 10대가 북한에서 12년 노동형을 받는 일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류가 십 대들까지 파고들면서 한국 콘텐츠를 즐겨보고 그 문화를 따라 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조선중앙TV가 지난 3월 방영한 BBC의 생활 원예 관련 방송을 보면 출연자의 청바지 부분은 흐릿하게 처리되기도 했다.


사진 출처,KCTV


이와 관련해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옷, 패션이라는 집단주의를 실천하는 방법”이라며 “남북 간의 옷차림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에선 같은 옷을 입으면 불편하지만 북한에선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것 자체가 매우 불안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최근 3~4년 내에 복장 통제가 강해진 것은 김정은의 '수령 통치' 과정의 일환으로 풀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10월부터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에게도 '수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수령에 대한 혁명 교환 사업이 세게 들어가고 대외적으로 북한 체제가 상황이 안 좋거나 그러면 교양 사업이 더 세게 들어갑니다. 지금 경제 상황적으로 보면 북한 체제가 굉장히 위기 상황이기에 당분간은 좋아질 가능성은 없으리라 봅니다"
사진 설명,한국 드라마를 유포한 중학생에 수갑을 채우고 12년형을 선고하는 장면이 담긴 북한의 '학습제강' 영상 (샌드연구소 제공)


물론 이런 제재에도 자연스러운 흐름은 막을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 시장 정보를 수집, 연구하고 있는 탈북민 출신 강미진 NK 투자개발대표는 "내부 소식통들이 찍어온 사진들을 보면 예전보다 여성들의 스커트가 많이 짧아지고 파인 옷에 영문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여전히 청바지는 안되지만, 예전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패션"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은 규찰대 같은 공식적인 단속보다는 가끔 강연이 있으면 한동안은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주민들에 대한 복장 규제와 달리 일부 지도층은 기존에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몸매가 드러나는 리설주의 원피스 패션이나 비치는 옷, 이른바 시스루 블라우스를 입은 김주애의 시스루 복장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에 있는 어머니가 내가 만든 옷을 입는 날'을 꿈꿔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고 싶어서 북을 떠나온 두 여성. 의상 디자이너의 꿈을 이룬 그들은 이제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권봄 씨는 좀 더 문화 영향력이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한국 전통 기반 디자인이 한류처럼 세계적 트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부모님이 살고 있는 고향의 변화를 위해서다.


권 씨는 "난 도망치기를 선택했지만 탈북 이후 역사를 배우며 투쟁 끝에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가 진짜 많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민들끼리 감시가 심한 저 나라(북한)는 세계적 관심이 없어지면 그냥 버려지겠구나...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면 내 목소리를 들어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서요."


대학원에서 창업을 공부하며 각종 전시도 병행하고 있는 강지현 씨는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한국으로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진짜 그 드라마나 옷을 통해서 느끼는 자유를 봤기 때문"이라며 "이런 표현의 자유를 사람들이 잘 실현할 수 있도록 브랜드 창업 교육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통일은 어려울 것' 같아서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면서도 강 씨는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자신이 만든 옷을 입는 날을 보는 날을 꿈꾸고 있다.


"어머니가 제가 만든 옷을 입으면 멋지다며 울 딸이 만든 옷이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실 거 같아요...그런 날이 오긴 할까요?"


일러스트 및 그래픽 디자인: East Asia Visual Journalism Team

Monday, September 30, 2024

[김현아] 북 여학생 학창시절 체험기 ‘은경이 일기’ —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현아] 북 여학생 학창시절 체험기 ‘은경이 일기’ —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현아] 북 여학생 학창시절 체험기 ‘은경이 일기’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4.09.30





<은경이 일기> 김영수, 서유석, 최형욱 엮음, 북한연구소, 2024년.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올해 한국의 북한연구소에서는 도서 ‘은경이 일기’를 출판했습니다. ‘은경이 일기’는 남한에 온 여학생이 북한에서의 학창시절을 체험일기 형식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주인공인 은경이는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북부국경지역 도시에서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직장에 출근했지만 월급이 거의 없었고 어머니가 시장에서 장사를 해서 가족을 부양했습니다. 오늘날 북한 도시의 대다수 가정이 은경이네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기는 북한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은경이의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담았습니다.



은경이의 일기에서 가장 많은 언급한 것은 학교에 바쳐야 하는 각종 물자와 돈 그리고 갖가지 명목의 동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은경이는 새해 퇴비부터 시작하여 토끼가죽, 고사리, 화목, 학교 꾸리기자금 등 각종 명목으로 물자와 돈을 바쳐야 했습니다. 그리고 봄철 나무심기, 농촌동원, 인민군대 환송, 배경대 연습, 충성의 노래모임 등 각종 행사에 동원되어야 했습니다. 일기에는 농촌동원 기간 동안 있는 집 아이들은 돈이나 물자를 내고 빠지고 힘없는 집 아이들만 동원되는 불공평한 상황, 배고픔과 추위를 이겨가며 힘들게 농촌에서 일하는 과정, 학교에서 내라는 물자를 내지 못해 학교와 부모사이에서 학생들이 겪는 고민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힘든 학교시절을 웃음과 의리로 씩씩하게 견디어 낸 이야기도 담겨있어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감명도 줍니다.



사람의 일생에서 10대는 많은 변화와 성장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신체적, 정서적, 지적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자아정체성이 형성됩니다. 이 시기 학생들은 과학, 수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을 축적하고 전반적인 학습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고등학교 시기에는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해 심화된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입니다. 남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최상위권이고 학습량이 많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특히 고등학교 시기의 학습강도가 제일 높습니다. 11월이면 전국적으로 학업수준을 평가하는 수능시험을 치르게 되고 그 성적에 따라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학입학이 결정됩니다. 그러므로 남한 학생들은 고등학생시기에 거의 대부분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냅니다. 남한에서는 학생들이 어른이 된 다음 되돌아보면, 고등학교 시기는 공부하던 추억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은경이의 학창시절 일기에는 공부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컴퓨터도 변변치 않아 재미없었던 컴퓨터 수업시간에 대한 단편적 기억과, 시험 때 커닝한 추억이 전부였습니다.



오늘날 세계에서는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로봇은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신하는 것을 넘어 의료계, 법조계 등 다양한 전문 영역에 이미 도입되어 활약 중입니다.



북한에서도 현시대를 ‘과학과 기술의 시대’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과학혁명, 교육혁명을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양과 지방, 도시와 농촌 간의 교육격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학업에 전념하는 학생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학업에 관심이 없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의무적으로 10년 동안 군복무를 마치면 황금 같은 청춘시절은 다 지나가고 머리가 텅 빈 상태로 30대에 들어서게 됩니다. 북한 인력의 질적 수준이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서 10월은 2학기가 시작되는 달입니다. ‘은경이 일기’에 의하면 북쪽지역에서는 감자 수확철이어서 학기 시작이지만 학생들은 감자를 캐러 1개월 동안 농촌동원 나갔을 것입니다. 지식도 기술도 없이 어른이 되는 북한 청소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는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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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4, 2024

김동민 교수의「육로 북한 방문기」를 읽고 한반도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 제공한 김정일 정권의 잘못... | Facebook

Sejin Pak - 김동민 교수의「육로 북한 방문기」를 읽고 한반도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 제공한 김정일 정권의 잘못... | Facebook
김동민 교수의「육로 북한 방문기」를 읽고
한반도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 제공한 김정일 정권의 잘못 지적했어야
황효식
육로관광의 물꼬를 트는 역사적인 평양, 개성방문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동민 교수의 첫 소감은 북한이 생각보다 훨씬 비참하다는 것이었다. 소설가 황석영이 북한을 방문한 소회를 '사람이 살고 있었네'로 요약한 적이 있지만,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북한 땅은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김 교수가 그렇게 말 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김 교수는 평양 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면서 이틀 동안 평양 시내의 명소를 관광한 소감을 덤덤히 밝히고 있다. 그런데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북한 어린이들의 공연을 관람한 뒤, 김 교수는 느닷없이 "도대체 미국은 어떻게 이토록 해맑은 아이들의 머리 위로 미사일을 쏘아댈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격앙된 감정을 토로한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김 교수의 사고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직감적으로 간파했다. 그것은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피해의식이다. 미국이 언제 북한 민간인들을 공격한다고 했던가? 더구나 앞뒤 근거도 없이 미국이 해맑은 아이들의 머리 위로 미사일을 쏘아댈 생각을 하고 있다니, 이건 자신의 피해망상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하는 무책임한 소이가 아닐 수 없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미국이 만약 북한을 공격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핵 시설이지 소년궁전이 아니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에 대대적인 경제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을 이미 수십 번도 넘게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그건 귀에 못이 박힐 만큼 자주 들어온 얘기다. 북한에 매우 호의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도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 누가 위기를 자초하는가? 끝까지 핵에 매달리는 북한의 권력집단인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김정일 정권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교수는 문제의 핵심과 본질은 회피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만 집착하는 불균형적인 사고방식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겠지만 김 교수는 한반도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김정일 정권의 잘못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모든 잘못이 호전적인 미국과 한국의 수구냉전세력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북한을 함께 방문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을 승인해주지 않은 것을 비난하면서 동포들의 그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서도 퍼주기니 뭐니 하며 변함없이 정략적 판단으로 일관한다면 그건 정치인이기에 앞서 사람도 아니라고 비난한다. 딴은 옳은 말이다. 굶어 죽어 가는 동족들에게 퍼주는 걸 누가 몰인정하게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우리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만약 이웃집 아이가 굶어 죽어 간다면 그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은 이웃의 마땅한 도리다. 그러나 그 아이의 부모가 자신들은 엄청난 돈을 은행에 예치하고 사치를 즐기면서 아이를 굶기고 있다면 우리는 그 아이의 부모에게 분노할 것이며 세상 인심에 호소할 것이고 나아가 법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그 뻔뻔스런 부모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없이 이웃들의 비정함만을 탓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북한 주민들을 저토록 비참하게 만든 김정일 정권의 잘못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모든 잘못이 미국의 패권주의와 남한의 수구세력들 때문이라는 식이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뒤집어씌우기는 평양방송의 아나운서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김 교수의 주장이 아무리 화려한 수식으로 장식되었더라도 본질을 비켜간다면 그것은 요란하게 울리는 꽹과리 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김 교수는 남북협력과 교류의 물꼬를 트고, 나아가 통일의 초석을 다지게 된 것은 故정주영 회장의 오랜 염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철학이 결합되면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 현대라는 한국 최대의 기업이 천문학적인 액수의 국고투입에도 불구하고 부실 기업의 대명사가 되었고 현대의 총수인 정몽헌 회장은 급기야 자살을 하고 말았다.
김 교수는 정몽헌 회장의 자살 원인이 정치권과 일부 신문들의 방해와 대통령 심부름을 하며 돈을 빼돌린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교수가 주장하는 정치권과 일부 신문들의 방해는 방해가 아니라 사실로 밝혀졌다. 김대중 정권의 대북 송금이 결코 근거없는 헛소문이 아니라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노무현 정권하에서 드러난 사실이니 변명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돈을 빼돌렸다는 정치인들이 누군가? 바로 김대중 정권의 핵심 측근들이었다.
김 교수는 김정일 체제의 붕괴는 결코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주석궁에 탱크를 진입할 정도로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치자.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까? 탱크가 평양까지 들어가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왜소한 체구의 아이들과 허름하기 짝이 없는 집이나 외벽도 바르지 못한 채 벽돌로 쌓아올린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췌한 주민들은 그 나마의 생존권도 박탈당하고 말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바로 그런 김 교수의 주장은 예의 그 고질적인 피해망상에서 나온 것이다. 누가 언제 주석궁에 탱크를 밀고 올라간다고 했던가? 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선동적인 추측인가! 북한이 대한민국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이쪽에서 먼저 북한을 무력으로 밀고 올라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만약에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이쪽이나 저쪽이나 주민들의 생존권이 박탈당하기는 매한가지다. "서울 불바다, 어쩌구..."하고 위협한 사람들이 누군가? 김 교수가 진정으로 염려해야 하는 것은 북한의 호전성이지 대한민국의 호전성이 아니다.
김 교수와 같은 진보지식인들은 대게 자본주의를 천박하게 여기는 반면 공산주의에 호의적인 경향이 있다. 아닌게 아니라 김 교수는 "우리가 북한의 체제를 비판하지만, 경제적 풍요 외에 그들보다 나은 게 뭐가 있을까?"라고 자문한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김일성 父子를 섬기는 것의 차이를 몰라서 하는 소린가? 김 교수의 주장들은 대개 "북한사회가 우리보다 못할 것이 도대체 뭐냐?"는 식의 잘못된 사고의 틀에서 나온 것이라고 느껴진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상호협력과 활발한 교류만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그 말은 북한을 살살 달래면서 교류를 확대하고 문호를 개방하면서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뜻일 것이다. 일리있는 얘기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그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나는 김 교수의 주장이 얼핏 조폭들이 조장하는 험악한 분위기를 피하기 위하여는 상납을 계속하면서 거짓평화를 연장하는 것이 장땡이라는 말처럼 느껴진다.
물론 전쟁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을 빌미삼아 자신들의 의도대로 한반도 상황의 주도권을 좌지우지하려는 북한권력집단의 농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전쟁을 결코 원치 않지만 그러나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것이다. 전쟁이 두렵다고 해서 상대의 요구대로 질질 끌려 다니는 것은 한없이 비루하고 면괴스러운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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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교수의「평양은 지금 - 육로 북한 방문기」전문
1. 북한의 참담한 모습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육로관광의 물꼬를 트는 역사적인 평양·개성방문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돌아와 보니 의외로 보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알았다. 류경 정주영 체육관 개관식과 통일음악회 및 통일농구대회 소식, 그리고 스케치 사진이 전부였다. 워낙 빅 뉴스들이 이어지는 까닭도 있겠지만, 민족적인 행사에 의미를 부여할 줄 모르는 무감각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설레임으로 출발한 방북길은 이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ciq에서 간단한 통관절차를 밟은 후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되었다. 처음 조선(북한) 땅을 밟은 감회는 차창 밖에서 펼쳐지는 풍경으로 인해 곧 탄식으로 변했다. 북한이 한사코 육로를 열지 않으려 한 까닭이, 그 동안 평양을 방문한 남측 인사들의 활동을 극도로 제한한 까닭이 단숨에 읽혀졌다. 소설가 황석영은 북한을 방문한 소회를 '사람이 살고 있었네'로 요약한 적이 있지만, 그건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니었다. 평양 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오면서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대동강에는 푸에블로호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숙소인 양각도호텔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짐을 푼 후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양의 뿔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대동강 양각도에 자리잡은 호텔 고층에서 내려다본 평양의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체육관 개관식과 통일음악회에 참관한 후 저녁 늦게 호텔로 돌아오며 본 평양의 밤은 그야말로 칠흑이었다. 방이나 47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내려다 본 야경도 마찬가지였다. 전력사정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평양에 야경이란 것은 없다.
이튿날 모란봉을 둘러본 후 옥류관에서 냉면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옥류관 냉면은 눈물이 왈칵 쏟아질 만큼 일품이었다. 오후에는 통일농구대회를 참관했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무도회에서 북한의 선남선녀들과 함께 춤도 추었다. 바로 인민문화궁전에서의 만찬으로 이어졌다. 9시경에 시작한 만찬은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2시 가까이까지 이어졌다.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셋째날은 평양시내 관광이었다. 영화촬영소, 김일성 종합대학, 지하철, 인민대학습당 등을 둘러보았다. 특히 지하철은 장관이었다. 우리보다 빠른 속도의 에스컬레이트로 3~4분을 45도 각도로 깊이 내려가 북측이 특별히 배차한 전차를 타고 부흥역에서 영광역까지 시승을 해보았다. 인민대학습당에서 내려다본 김일성광장과 주체탑의 풍경도 눈에 선하다.
저녁에는 묘향산을 다녀온 일행들과 합류하여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3년 전 서울에서 처음 텔레비전을 통해 본 그 공연이었다. 공연 전에는 각 방을 돌며 무용, 바둑, 수예, 가야금, 컴퓨터 등 제각기 선택한 분야에서 기량을 연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느낀 것은 열악한 전력사정이었다. 조도가 너무 낮았다. 이곳에서 닦은 기량을 공연에서 뽐내는 것이다. 해맑은 아이들의 감동적인 공연을 보며 미국을 생각했다. 도대체 이 아이들의 머리 위로 미사일을 쏘아댈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평양시가지의 풍경은 사진이나 텔레비전 화면에서 보고 느낀 것과는 달랐다. 안내원의 말로는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완전히 폐허가 된 것을 재건했다고 한다. 그 후로 고층아파트도 들어서고 하여 그럴듯한 시가지를 형성하고 있지만, 가까이서 확인한 모습은 눈물이 핑 돌게 만들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그런 아파트가 아니다. 그러나 평양시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주는 데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일정은 개성관광을 한 후 돌아오는 것이었다. 고려의 도읍이었던 개성에서 옛 영화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고려박물관이 있는 성균관, 왕건능, 선죽교 등이 희미하게나마 자취를 간직하고 있을 뿐이었다. 꽤 더디게 진행된 출국절차를 마친 후 다시 휴전선을 넘으니 바로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황금물결을 이룬 들녘부터 풍요로왔다. 마치 긴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었다.
2. 경제협력과 북한돕기 절실
이번 여행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얼굴도 여럿이 어른거렸다. 그 중에는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을 승인해주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들도 있었다. 이 분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돌아왔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동포들의 그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서도 퍼주기니 뭐니 하며 변함없이 정략적 판단으로 일관한다면 그건 정치인이기에 앞서 사람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불과 나흘이지만, 돌아와 본 정치의 현실은 또 다른 참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북한의 체제를 비판하지만, 경제적 풍요 외에 그들보다 나은 게 뭐가 있을까? 특히 쌈박질로 날을 지새는 정치권의 모습은 부끄러움에 낯을 들지 못할 지경이다. 한쪽은 배가 고파서 문제고 다른 한쪽은 배가 불러서 문제인 것 같다.
사실 남북협력과 교류의 물꼬를 트고, 나아가 통일의 초석을 다진(다지고 있는) 것은 경제인이지 정치인이 아니다. 바로 고 정주영 회장이 10년 전부터 구상을 하고 실천에 옮긴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철학과 결합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진출해있으며 기업인들의 왕래도 잦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 회장이 소떼방북을 연출한 이후 현대아산의 주도로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 조성, 그리고 이번 육로관광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과 일부 신문들은 이 사업에 끊임없이 재를 뿌리며 방해를 했다. 대통령 심부름을 하며 돈을 빼돌린 것도 정치인이었다. 정몽헌 회장의 자살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함께 다녀온 중소기업인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북한이 붕괴되지 않도록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루 빨리 개성공단이 조성되어 우리 기업들이 중국이나 동남아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좋고 자연스럽게 북한도 돕는 아주 소중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현대가 지금까지 북한에 쏟아부은 것은 투자지 퍼주기가 아니다.
현대는 결코 자선사업기관이 아니다. 탁월한 경제감각을 지닌 선각자가 있어 선도적으로 대북투자에 나선 이가 있으면 정치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일부 신문들은 오히려 그들을 궁지로 몰아넣으며 냉전적 사고와 반공의식에 기대며 시대착오적 권력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보다 못해 국민들이 나섰다. 남북경협활성화를 위한 국민운동이 그렇다. 이들은 정치권이 고사시키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을 다시 살리기 위해, 남북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아산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현대아산 주식갖기, 금강산관광 독려하기,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는 여론조성 등의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당초 개성공단을 위해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공사를 결행했다. 그러나 그 길이 평양관광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더 이상 감추고 있을 수 없을 만큼 사정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북한이 고립과 경제적 궁핍에서 벗어나는 길은 남북경협과 관광 사업이 첩경이다. 관광사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도 경협은 필수적이다. 관광객을 받을 기반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평양이나 개성이나 다 마찬가지다. 퍼주기라는 몰지각한 여론조작이 중단되어(혹은 극복하며) 남북간 경제협력이 본 궤도에 오르고, 핵문제가 해결되어 고립과 동결의 족쇄가 풀리며, 전력과 도로 숙식 통신 등의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정일 체제의 붕괴가 해결책이 아님은 부시 정권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있는 추세다. 오로지 한국의 극우세력만이 그것을 고집하고 있다. 주석궁에 탱크를 진입할 정도로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치자.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까? 탱크가 평양까지 들어가는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왜소한 체구의 아이들과 허름하기 짝이 없는 집이나 외벽도 바르지 못한 채 벽돌로 쌓아올린 아파트에 거주하는 초췌한 주민들은 그나마의 생존권도 박탈당하고 말 것이다. 결코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니다. 상호협력과 활발한 교류만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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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29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