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0, 2025

극장국가 북한 | 권헌익.정병호 | 2013

극장국가 북한 | 권헌익.정병호 | 알라딘


극장국가 북한 -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 
권헌익,정병호 (지은이)창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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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쪽
책소개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 석좌교수이자 냉전사 이론연구로 국제학계에서 기어츠상 등 굴지의 상을 수상해온 권헌익과,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자 북한을 열차례 이상 방문하며 남북문화통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온 정병호가 북한 정치체제 유지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5년여에 걸쳐 공동 작업한 연구의 결실이다.

3대세습으로 들어선 북한의 정치체제를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들은 이를 봉건왕조의 연장이 아니라 현대적 카리스마 정치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북한에 관한 일면적 관측이 여전히 주를 이루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논쟁을 던져주는 주제로서, 북한만이 아니라 21세기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다양한 상징세습권력의 출현이라는 현상을 분석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목차


서론

제1장 대국상
유격대국가
가족국가
새로운 가족국가
그리움의 정치

제2장 현대적 극장국가
과시적 권력
꽃 파는 처녀
피바다
전통의 재발명

제3장 총대
선군정치이론
총이라는 선물
총대철학
총의 힘, 사랑의 힘

제4장 혁명렬사릉
북한의 국립묘지
혁명열사들을 위한 기념물
만주 빠맃산의 정치적 사후세계
세습적 카리스마의 완성

제5장 지도자에게 바치는 선물
글로벌 조선
국제친선전람관
제3세계의 지도자
북한예외론

제6장 도덕경제
도덕경제
고난의 행군
공존의 윤리

결론


참고문헌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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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이현우 (서평가,『로쟈의 인문학 서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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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권헌익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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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대를 중퇴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치학 학사,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인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초기의 구소련 시베리아 원주민사회 연구에서 근래의 베트남전쟁 미시사 연구에 이르기까지 줄곧 비교공산주의와 냉전시대 인간의 조건에 집중해왔다. 맨체스터대, 에든버러대, 런던정경대 교수를 거쳐 2020년 현재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베트남전쟁을 다룬 저서 『학살, 그 이후』로 미국인류학회에서 기어츠상,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로 아시아학회에서 카힌상을 수상했고, 냉전의 이해에 관한 저작으로 한국의 경암학술상과 세종문화상을 수상했다. 2019년 10월 프랑스의 레비스트로스상을 수상하고 이 책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소개된 ‘인류학과 세계평화’라는 제목의 대중강연을 했다. 2020년 현재 서울대 사회과학대에서 인류학 초빙석좌교수로 있으면서 전쟁으로 인한 한국사회의 종교적 변화를 다룬 새 저작을 완성 중이다. 접기

최근작 : <한반도 정전체제와 전후 일본>,<전쟁과 가족>,<글로벌 냉전과 동아시아> … 총 19종 (모두보기)

정병호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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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일본문화에 대한 현장연구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인도적 구호활동의 일환으로 여러차례 방북했고, 조·중 접경지역에서도 북한 기근 피해상황을 연구했다. 탈북청소년을 위해서 하나원의 ‘하나둘학교’를 설립했고, 다문화이주청소년을 위해서 ‘무지개청소년센터’를 세웠다. 장기간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운동을 이끌고 있으며, 남북문화통합을 주제로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웰컴 투 코리아: 북조선 사람들의 남한살이』 『한국의 다문화공간』 등을 펴냈다. 공저서로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가 있다. 접기

최근작 : <[큰글자도서] 공감대화>,<공감대화>,<[큰글자도서] 고난과 웃음의 나라 1 > … 총 9종 (모두보기)


출판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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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그간 격조했습니다>,<별이가 우리에게 왔을 때>,<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중2 시 (최신 개정판)>등 총 4,120종
대표분야 : 청소년 인문/사회 1위 (브랜드 지수 288,979점), 국내창작동화 1위 (브랜드 지수 3,199,237점), 청소년 소설 1위 (브랜드 지수 1,478,78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북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나라에 관한 논쟁적인 책이 출간되었다.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North Korea: Beyond Charismatic Politics, 2012년 영어본으로 먼저 출간되고 이후 저자들이 직접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 석좌교수이자 냉전사 이론연구로 국제학계에서 기어츠상 등 굴지의 상을 수상해온 권헌익과,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자 북한을 열차례 이상 방문하며 남북문화통합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해온 정병호가 북한 정치체제 유지의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해 5년여에 걸쳐 공동 작업한 연구의 결실이다. 이 책은 현 시기 북한에 관한 독보적인 연구성과이자 최고의 인류학적 분석으로 손색이 없다.
3대세습으로 들어선 북한의 정치체제를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들은 이를 봉건왕조의 연장이 아니라 현대적 카리스마 정치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북한에 관한 일면적 관측이 여전히 주를 이루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논쟁을 던져주는 주제로서, 북한만이 아니라 21세기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다양한 상징세습권력의 출현이라는 현상을 분석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북한은 언제 그리고 왜 극장국가로 탈바꿈했는가

‘극장국가’는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가 인도네시아 발리 네가라(Negara)의 사례를 통해 제시한 개념으로, 물리적 강제가 아닌 과시의 정치(화려한 의례와 공연)로 통치되는 국가를 통칭한다. 이 극장의 스포트라이트는 그 사회를 넘어 다른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지배권력의 힘에 맞춰져 있으며, 그로 인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삶을 초자연적 질서로 받아들이게 된다. 저자들은 ‘극장국가’라는 문화인류학적 개념을 북한사회에 적용하여 북한의 상징체계와 예술정치를 분석하는 것이다.
북한은 건국 이래 국가정통성을 보강하기 위해 20세기 초 항일무장투쟁의 기억을 끊임없이 자국의 역사에 포함시켜왔다. 이는 냉전시대의 다른 공산주의국가들의 시도와 일맥상통하지만, 이러한 혁명적 국가정치는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전세계에서 거의 종적을 감추었다. 단지 북한만이 예외다.
북한의 역사 새로 쓰기는 지도층의 권력유지 특히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세습과 밀접히 연관된다. 저자들은 그 역사가 단순한 서적의 형태를 넘어 음악과 연극 더 나아가 건축 양식의 형태로까지 증폭되어 생산되었다는 점에 착안하여 북한이 언제, 왜 극장국가 면모를 갖추게 되었는지를 밝혀내기 시작한다. 이 책의 제1장과 2장은 국가정치가 역사를 어떻게 발명해내 이를 문화예술 분야에 반영하는지를 다루는데, 저자들은 1994년 대국상(大國喪, 김일성의 사망) 이후 대대적으로 전개된 “추모와 그리움의 드라마”를 주의깊게 살핀다. 북한이 다양한 음악·연극 공연을 선보이고 대규모 건축에 열을 올리며 현대적 극장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춘 시기가 곧 김일성-김정일 권력승계가 한창 진행되던 때라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제작배경은 매우 뚜렷하다.
2000년대 북한이 남한에도 문호를 개방하면서 많은 이들이 참관했던 아리랑축전(제2장)과 혁명렬사릉(제4장), 국제친선전람관(제5장) 등 대규모 스펙터클의 사례들 또한 모두 권력승계와 깊은 연관을 맺는다. 아리랑축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축전은 북한이 외부세계에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 즉 북한 정치체제의 역사적 기원과 미래의 열망을 청소년과 시민-배우의 집단예술공연으로 보여주는 극적 장치, “예술과 정치의 첨예한 결합체”다. 아리랑축전은 북한의 극장국가 정치가 정점에 이른 시기의 산물로서 북한이 권력을 매끄럽게 승계해내는 데 큰 몫을 해냈다. 이는 또한 공연에 참여한 시민들 스스로가 국가의 메시지를 몸짓과 목소리로 대변하는 과정에서 “일심단결”이라는 북한 고유의 상징이 그들의 정신과 의식에 스며드는 극장국가의 역학을 보여준다.
북한이 창조해낸 이와 같은 극장국가의 면모는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고전적 테마, 즉 혁명적 카리스마의 필연적 종말에 정면으로 부딪친다. 카리스마 권력은 위기 시에 등장했다가 언젠가 일상의 질서로 돌아가면 서서히 사라져 전통적 권력이나 합리적-법적 권력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만다는 베버의 주장은 1989년 구사회주의권이 일제히 몰락하면서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그런데 북한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과연 이 극장국가적인 기제를 통해 카리스마의 운명을 진정 극복해낸 것일까.

극장국가 북한은 과연 무엇을 상영하고자 하는가

이 책의 제3장부터 5장까지는 각각 ‘두개의 권총 에피소드’ ‘사라진 전사자묘지들’ ‘김일성이 전세계로부터 받은 선물의 면면’ 등의 흥미롭고 다채로운 서사로 채워진다. 저자들의 체계적인 인류학 연구는 북한의 정보통제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문헌·영상·예술작품들을 토대로 그 통제의 벽에 균열을 내면서 내부의 면면을 드러내준다. 이 모든 에피소드들을 통해 결국 저자들이 던지는 물음은 하나로 모아진다. “진정 흥미로운 질문은, 그 이야기가 과연 진실인지 또는 얼마만큼 진실이 담겨 있는지가 아니라, 왜 그러한 요소들이 이야기에 도입되었는지 또 이 이야기는 이런 가공의 서사적 요소들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다.”
북한은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을까. 한편으로 보면 북한은 극장국가적 요소를 통해 감시와 처벌이라는 물리적 강제를 넘어서는 현대적 통치기술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과거 유교사회의 충과 효라는 덕목을 종합적으로 개편하여 카리스마 정치의 철학적 토대까지 마련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 메시지의 숨은 뜻, 즉 북한은 왜 통치체제에서부터 시민들의 철학까지를 쉼없이 개혁해냈는가를 물어볼 차례다.
제3장 ‘총대’ 편은 그 숨은 뜻을 드러내주는 장으로, 김형직-김일성 부자의 ‘두 자루의 권총’ 일화와 김일성-김정일의 ‘한 자루의 권총’ 이야기를 들려주며 북한이 선군정치를 전면에 내세우게 된 과정을 차례로 풀어본다. 북한은 냉전종식 후에 스스로가 소련을 대신해 미국의 패권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적수가 되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다른 국가들이 빠르게 경제우선 사회주의로 전환하는 와중에도 홀로 ‘군사우선 사회주의’를 고집했다. 저자들이 보기에 ‘총대’가 던지는 문제의식은 비단 국가안보만의 문제를 넘어 더욱 근본적인 문제, 즉 “무엇이 진정한 인간을 만들고 무엇이 윤리적 삶을 구성하며 어떻게 의미있는 정치적 삶을 사느냐”라는 철학적 문제에 가깝다. 이와 같은 철학의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북한이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아버지로부터 아들로 세습되는 과정을 준비했는지, 또 차질없이 이뤄내려고 했는가를 낱낱이 드러내준다.
권력세습에 관한 또다른 중요한 사례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체제의 핵심전통인 현지지도다. 이는 극장국가의 연출자가 몸소 변방으로 찾아가 시민을 만나는 방식으로, 김정일은 이를 “선군조선의 모든 기적의 근본원천”이라고 믿었다. 김일성 사후에 이 전통이 강화되면서 특히 그 순례지가 군사시설로 집중되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이는 곧 북한의 선군사상과 총대철학이라는 ‘현대적 통치철학’이 결국 ‘총대가문’ 즉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체제를 완강히 지켜내려는 처절한 노력의 일환이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북한의 정치·문화를 망라한 체계적 인류학 연구의 결실

1994년 이후 북한은 김일성의 사망과 대기근이라는 두가지 국가적 재앙에 맞서 ‘고난의 행군’을 시작했다. 이 위기는 북한이 냉전과 사회주의권 몰락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특히 경제와 국방 중 무엇을 우위에 둘 것인가라는 문제에 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생긴 결과다. 결국 “정치적 권력의 본성을 거스르는 인위적인 예술정치”가 맞닥뜨린 현실은, 식량위기에 이은 대규모 아사와 조선로동당의 권위 추락이었다(제6장 참조).
내부의 위기와 외부의 위협은 극장국가적 요소를 더욱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그 강력한 드라마와 과시의 정치는 국가의 미래에 여전히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재앙에 맞서 진정 혁명적 카리스마의 필멸성에 저항할 수 있을 것인가. 시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채로 전진하는 이 극장국가는 과연 어떤 결말을 준비하고 있는가. 분명한 점은 “북한에 미래가 있으려면 극장국가로서의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매듭지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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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권력의 세습이라는 정치적 난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북한 체제 측의 시각/노력에 대해 이해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베버, 기어츠에 대한 독해에 기초한 이론적 논의는 엉성하며, 북한을 ‘극장국가‘로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는 결국 실패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생쥐스뜨 2017-11-23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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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딱딱하긴 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볼랍니다.
봉천동 2014-07-1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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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권의 형성 기원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설명이 건조하긴 하지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붉은노루 2021-05-2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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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이해하는 것이 여전히 요원함을 몸소 보여주는 책





북한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서로 주목을 받고 있는 권헌익‧정병호의 『극장국가 북한』을 직조하고 있는 주된 이론가는 막스 베버이다. 폭력의 독점 및 관료제화를 통한 합리적 권력으로 카리스마적 권력이 이행한다는 것은 이 책의 시작과 끝을 이룬다. 합리적 권력에 대한 분석만으로 포괄하지 못하는 상징의 정치적 효과를 포착하기 위한 기어츠의 ‘극장국가’ 개념 역시 사실은 ‘의미’에 대한 베버의 강조에서 유래한 것이다. 베버 이론과의 깊은 공명 속에서 저자들은 소위 “세계에서 가장 격리되고 불가사의한 곳 중 하나”인 북한에 대한 이해를 시도한다.




하지만 나는, 카리스마 권력의 세습을 위해 동원된 예술정치와 극장국가의 기획에 대한 훌륭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북한에 대한 ‘이해’를 산출하는 데에는 결국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은 카리스마 권력의 일상화 테제를 강조하며 베버로 복귀하는 결론 부분에서 굳어졌다. 저자들은 북한 지도자가 세습적 카리스마를 추구함으로써 군 주도의 정치안보에 집중하며 경제를 경시하게 되었고, 애초의 사회주의적 이상으로부터도 괴리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진단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새 지도부는 현대적인 정치적 권력과 권위의 본성을 거스르는 인위적인 예술정치의 힘에는 실제로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역사적 교훈과 진실에 대면해야만 한다. 카리스마 권력의 시간적 한계에 대해 그렇게 앞뒤 돌아보지 않고 오만하게 저항하는 것이 인민의 생명뿐 아니라 바로 그 정치적 예술이 영속시키고자 했던 권위 그 자체의 위엄과 전통에도 궁극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 이러한 깨달음은 그 나라의 극장국가로서의 정치적 생명을 끝내는 행동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권헌익‧정병호, 2013: 279-280)






나는 이 명료한 주장과 메시지가 북한에 대한 이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명과 이해가 필요한 지점에서 이해의 필요성을 해소시켜버렸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궁금한 점은 왜 그러한 정치체제를 국내외의 압력을 무릅쓰고서라도 계속해서 유지하느냐 하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북한이 그러한 정치체제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설명과 이해의 시도를 가로막았다.




물론 애초에 이 책의 저자들을 이끌었던 물음은 다른 것이었다. 어떻게 그러한 정치체제가 지속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 애초의 물음이었다. 그러한 정치체제를 지속하는 이유, 즉 행위에 대한 이해를 의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러한 정치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런 까닭에 전반적인 설명의 방식은 기능적이고 사후적인 성격을 벗어날 수 없었다. 북한이라는 대상이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제약이 크기는 하지만, 북한의 세습적 카리스마를 가능케 한 극장국가적 요소에 대한 이 책의 설명이 실제로 그러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카리스마적 권력의 세습에 극장국가적 요소에 의존하고 있는지 조회해볼 수 있는 민족지적 자료가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여러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 분석임을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북한의 극장국가적 성격, 상징정치와 예술정치에 대한 해석이 고도의 내적 일관성과 논리적 정합성을 가지고 있을지는 몰라도 혹시 허공에 떠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을 불식시키기 어려웠다. 실제로 그것이 인민들의 생활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인민들에게는 어떻게 수용되고 어떤 반응을 산출하고 어떤 효과를 내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큰 한계였다. 그리고 이것은 북한이라는 연구 대상의 특수성이 갖는 제약을 감안하더라도, 그리고 바로 그러한 제약 때문에라도 좀 더 조심스럽게 제시되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이러한 의문은 초반에 이 연구가 다소 자명하게 상정하고 있는 지점으로 이어진다. 상징과 기억의 정치에 대한 이 책의 해석에 수긍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카리스마적 권력에 세습에 기여한 정도를 상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국가로서의 북한이 대를 이어서 권력의 세습에 성공했다면, 그것은 상징과 기억의 정치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물적 기반과 토대, 재생산 능력을 갖춘 체계의 존재, 제도적 권력에도 공히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북한이라는 정치체제가 오롯이 상징과 기억의 정치에 의해 유지되어온 것이 아니라면, 상징권력과 제도권력 양자의 (시기에 따른) 비중을 고려하면서 분석하는 편이 좀 더 세련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이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체제 유지에 기여한 물적‧제도적 조건을 간과하고 카리스마적 권력의 세습에만 주목하게 되면, 북한의 체제 위기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카리스마적 권력의 세습에 봉사한) 상징정치에게로 돌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이 가진 비판 전략을 심하게 훼손시키는 지점이다. 북한이라는 정치체의 존속을 ‘카리스마적 권력의 세습’이라 규정하고 출발하게 되면, 베버의 권력론을 채택하게 된 이상 결론은 필연적으로 카리스마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무용함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위기’ 이전의 북한 정치체제가 보인 나름의 성과는 극장국가적 성격이나 예술정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정치적 조건과 국내적 권력의 합리화에도 일정부분 기인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 이전 북한의 극장국가적 성격과 예술정치의 성공적 측면을 부각함으로써, 이후 북한의 위기 원인은 극장국가적 성격이나 예술정치의 성격에 집중적으로 귀속되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북한을 위기로 몰아넣은 데에 일조한 국제정치적 환경이나 인접 국가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거세하였고, 이 작업이 역사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상당부분 휘발시켰다.




북한을 바라보는 이 책의 시선은 기본적으로 이방인의 그것이다. 다시 한 번 언급하거니와, 이는 북한이라는 대상이 인류학적 현지조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일정하게 기인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에 대해 이방인 아닌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베버가 말한대로 “시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저일 필요는 없”으며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수적인 것만은 아니다(Weber, 1913: 18). 이 연구에서 이방인의 위치가 문제되는 것은, 북한 외부의 상황은 주어진 것으로 놓고 이에 대한 비판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북한의 선택에만 문제를 제기하는 편파적 태도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해를 '해보려는' 시도라기보다는 '나를 이해시켜보라'는 '요구'에 가깝다. 극장국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북한의 지도부는 과연 고려하지 않았을까? 그 지속가능성이 의문시됨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가 극장국가와 상징정치, 예술정치, 대중동원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북한의 정치지도자로 하여금 그러한 선택을 하도록 하였을까? 설명이 요청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고, 이해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인류학의 목적은 곧 인간들 간의 의사소통의 세계를 넓히는 것”으로, “표면적으로는 불가해한 듯이 뵈는 사회적 현상들을 밝히는 해석”이다(Geertz, 1973: 25; 13). 하지만 인류학 연구를 표방하는 이 책은 북한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이해할 수 없는 채로 남겨두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그 이해할 수 없는 짓을 그만두라고까지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왜 극장국가의 성격을 고수하는 전략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묻고 이해하려 시도하기보다는, 그들이 고집해 온 이상한 선택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을 읽고나서도 여전히 북한을 이해할 수 없으며, 심지어는 이해의 필요성마저 부정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결론에서 제시되는 강렬한 주장과 권고는, 저자들이 채택했던 막스 베버의 이론에 대한 근본적인 위반이기도 하다. 베버는 다음과 같이 쓴다.






“경험적-역사적 인과연쇄에 대한 마지막까지의 철저한 추적이, 역사학자가 ‘가치판단’을 시작하는 순간 중단되고 이 중단은 거의 예외 없이 이 저서들의 학문적인 성과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럴 경우에 역사학자는, 가령 역사적 행위자들이 가졌던, 그러나 역사학자 자신에게는 이질적인 이상들의 결과로 나타난 어떤 현상을 이 행위자들의 ‘실수’ 또는 ‘타락’의 결과라고 잘못 ‘설명’하게 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함께 그는 자신의 가장 고유한 과업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즉, ‘이해’라는 과업 말이다.”(Weber, 1917: 174-175)






저자들이 북한은 “극장국가로서의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할 때, 이해라는 과업은 중단되며, 이해의 목적인 비판도 불가능해진다(권헌익‧정병호, 2013: 276). 이해할 수 없는 타자와의 조우에서 이해와 비판을 시도한다는 것은 결국 자기이해와 자기비판임을 우리는 베버의 경우를 통해 알 수 있다. 『극장국가 북한』 역시 비판적 실천으로서의 함의를 살리고자 했다면, 궁극적으로 저자들이 서 있는 지점에 대한 이해와 그 지점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야 했을 것이다. 폐쇄된 공간인 북한 외부에 있는 사람들로서, 어쩌면 지배적인 국제질서 속에 속한 사람으로서 우리 자신에 대한 이해와 비판을 시도했다면 어떨까? 북한을 보는 북한 외부의 시선은 어떠한가? 북한에 대한 북한 외부의 행위들은 어떠한가? 이들이야말로 북한의 사회적 행위가 지향되는 행동들 아닌가?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이해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 자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극장국가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북한에 대한 시각 그 자체야말로 인류학적 연구와 이해,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극장국가 북한』은 가볼 수 없는 곳, 살아볼 수 없었던 시간에 대한 인류학의 난점과 가능성을 우리로 하여금 깊이 고민하도록 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근본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북한 연구에 대한 탁월한 저작으로서 이 책이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저자 중 한 명인 권헌익 선생이 가진 세계적 명성이 이 책에 대한 관심을 일으킨 것이라면, 우리는 한국 학계의 식민성이라는 식상한 문제를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할지도 모른다. 북한학계와 사회과학계로부터의 진지한 비평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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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루 2013-05-29 공감(1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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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두 명의 아버지 나라



남한에 ‘고령화 가족’이 있다면 북한은 ‘혁명 가족’이 있다.* 국가 전통성을 식민지 역사와 탈식민 서사를 토대로 한 ‘유격대국가’이자 김일성(과 김정일)이라는 정치적 아버지를 둔 ‘가족국가’ 북한에서 그 곳 구성원들은 모두 혁명 가족의 일원이다.『극장국가 북한』은 혁명 가족 가장인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에게로 권력 세습이 왜 가능했는지, 개인적 카리스마에서 세습적 카리스마로의 이행을 어떻게 성취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탁월한 연구 성과다. 다시 말해 유격대국가와 가족국가라는 ‘내용’이 김일성 사후에 극장국가(클리퍼드 기어츠)라는 상징 의례를 통해 어떠한 ‘형태’를 부여받아 카리스마 권력의 자연 도태에 저항할 수 있었는가를 탐구하였다. 그러한 결과에 따른 권력 세습은 북한 사회가 김일성이라는 한 명의 아버지에서 김일성, 김정일이라는 ‘두 명의 아버지’를 가지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북한 정치질서는 인류학자 이문웅이 정의했듯이 가족국가다. 수령은 전통 사회에서 가장이 했던 역할을 국가 차원에서 수행한다. “실제로 오늘날 북한의 매체는 ‘어버이 장군님을 높이 모신 우리 인민은 모두가 한식솔이고 내 나라는 어디 가나 친혈육, 화목한 대가정입니다’라고 주장한다.”** 항일 빨치산 활동에 대한 작품을 보더라도 “김정숙과 김일성의 실재하는 가족 관계에 대해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극84) 그 대신 “김일성과 친족관계를 맺은 인물들은 대부분 가족을 잃고 갈 길을 잃은 고아 청소년들이며 그들을 통해 더 많은 인민들이 혁명지도자와 친족관계를 맺는 것으로 그려진다.”(극45) 이것은 사적 가족의 아버지를 정치적으로 확장시킨 것이면서 또 한편 원래 아버지의 기원으로의 회귀이기도 하다.***







그러한 북한의 가족 정치체제는 ‘충효일심’을 시민윤리로 강조한다. 이 덕목은 충과 효를 엄격히 구분했던 전통적인 한국 유교 정치체제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는 최고 권력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에 관한 북한체제의 요구가 효라는 도덕을 끌어들이고 그럼으로써 정치적인 것과 가족 혹은 사적인 것 간의 기존 경계를 흐리고 해체”(극89)한 것. 그렇기에 지도자와 인민들의 관계는 도덕 경제 혹은 전면적 호혜성에 기반하고 있다. 소위 ‘호래자식’이 안 되려면 김일성으로부터 “물질적, 정신적 보살핌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은 그 정치적 가정의 가장에게 깊은 효성과 충성심으로 보답하고, 가장이 죽으면 한 가정의 조상을 추모하는 것처럼 그의 유훈을 잘 따라야 한다.”(극227~228)







가족국가 북한의 정서적 유대 구조에서 “가장 가치있고 특별한 인간관계는 개인(각자 고립되고 분리되어 있는)과 최고지도자와의 관계다.”(극128) 프로이트도 말했듯이 집단의 리비도적 결합은 지도자와 구성원 개개인의 관계를 ‘매개로해서’ 파생한 유대감의 결합이다. “집단은 자아 이상을 [지도자라는] 하나의 공통된 대상으로 대치하고, ‘그 결과’ 자아 속에서 자신들을 서로 동일시하게 된 개인들의 집합이다.”**** 프로이트는 이때 구성원 모두에게 ‘평등한 사랑을 똑같이 베푸는’ 우두머리에 대한 환상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그리스도는 신자들의 아버지를 대신한다...그리스도 앞에서는 만인은 평등하고 만인이 똑같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받는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라고, 즉 그리스도가 베푸는 사랑을 통해 형제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집102)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했듯이 부모의 자식 사랑은 늘 평등한 것으로 표상되며 정치적 아버지 김일성의 사랑 또한 전체 인민들에 대한 차별 없는 사랑으로 여겨진다.







김일성 사후 하나의 정치적 아버지는 김정일로의 권력 승계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을 통해 두 명의 정치적 아버지로 탄생한다. 우선은 북한 문학, 영화, 집단 체조 등을 통해 김정숙이라는 모성 상징과 총대라는 물적 상징을 발명하고 이로써 국가 건국의 기원에 김정일을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기제는 김일성의 자리를 김정일이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두 명의 정치적 아버지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김일성이 1994년 7월 사망할 때까지 맡았던 국가주석 자리를 그만이 유일하게 가질 수 있는 영구주석 지위로 개정했다는 결정문을 고지했다.....북한은 김일성의 역사적 카리스마 권력을 헌법상의 초월적이며 개념상의 초역사적인 권력으로 변모시키는 제도적 혁신을 추진했던 것이다. 이 일을 달성한 뒤에야 비로소 김정일은 사망한 지도자를 대신하여 노동당의 최고위직에 선출되었다. 그 결과는 직무의 계승이 아니었다. 새 국가수반이 된 전 국가수반을 대체했다기보다, 헌법 개정으로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새 지도자와 전 지도자가 각각 물리적 국가수반과 형이상학적 국가수반으로서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이다.”(극장102~104)







한 마디로 말해, “김일성의 죽음은, 북한의 공식적인 언어로는 지도자의 육체적 삶의 끝일 뿐 정치적 삶은 계속되는 것으로 표현된다.”(극104) 이러한 논리는 ‘국왕의 두 신체’라는 절대 왕정 시대의 정치 이론과 매우 유사한 형식을 띠고 있다. 이를 요점만 말하면, “국왕은 자신 안에 두 개의 신체를, 즉 자연적 신체와 정치적 신체를 갖는다. 그의 자연적 신체는 소멸할 운명을 지닌 신체이며...그러나 그의 정치적 신체는 보이지도 않으며 만져지지도 않는 신체로서 정치적 사회와 정부로 구성되어 공공선을 관리하고 인민을 지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 이러한 자연적 신체의 죽음은 ‘Demise’(계승)이라고 불렸고, 그런 측면에서 북한의 유훈 통치는 김일성이라는 ‘정치적 신체’가 김정일이라는 ‘자연적 신체’로 전해진 것이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북한은 김일성의 정치적 신체를 물질화시켜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하였다. 가령 김일성의 (사망일이 아니라) 생일을 태양절이자 최고의 국경일로 지정하거나 그의 시신을 방부처리해서 영구 보전하고 수많은 영생탑을 온 나라에 세웠던 것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김일성이라는 정치적 신체 혹은 형이상학적 국가수반으로의 변모는 상징적 아버지에서 상상적 아버지로의 이행이라 말할 수 있다. 라캉에게서 상상적 아버지는 이상형--상(像), 이미지(Image)--으로서의 아버지다. 필리프 쥘리앵에 따르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단계가 지나고 초자아가 내면화되는 나이, 즉 다섯 살에서 여섯 살쯤 될 때 어린아이는 실재의 아버지를 상상적 아버지로 덮어씌운다. 이 아버지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다. 그는 (법률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자적 지배자이며 종교에서의 신의 형상의 원형이 되는 전능한 보호자이다. 이것은 프로이트『토템과 터부』에 나오는 원초적 아버지다. 아이의 욕망을 법에 종속시키면서 그 자신도 법에 복종해야 하는 상징적 아버지와 이 인물이 구별되는 점은 그 자신은 법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것. (두 아버지들 모두 정신의 영역에서 초자아로서 기능한다.)







따라서 북한은 ‘김일성-형이상학적 국가수반/정치적 신체/상상적 아버지’와 ‘김정일-물리적 국가수반/자연적 신체/상징적 아버지’라는 두 아버지를 가진 혁명 가족 국가인 것이다. 결국 북한 김정은 체제의 운명도 ‘세 명의 아버지의 자리’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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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명관 소설『고령화 가족』에서 사회로부터 쫓겨난 다 늙은 자식들이 더 늙은 엄마 집으로 내몰린다. 직장도 국가도 또 하나의 가족이기를 포기한 남한에서 그들은 혈육으로 얽혀 붙은 자연적 가족에게로 퇴행/퇴출당한 것. 결국 남과 북은 둘 다 가족주의 국가인 셈인데, 최인훈의 이분법을 빌리면 남쪽은 '밀실 가족(주의)', 북쪽은 '광장 가족(주의)'다.





** 『극장국가 북한』, 권헌익/정병호, 창비, 2013년, 35p. 이하 인용은 극-쪽수로 표기.





*** “쥘리앵에 따르면, 먼저 아버지는 ‘아이에 대한 권리’를 가진 사람이다. 원래 아버지로 불린 것은 한 여자의 남편이 아니라 지배자, 즉 국가를 이끄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즉 아버지의 일차적인 의미는 ‘정치적․종교적 아버지’였으며, 가족적 의미의 아버지는 그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말하자면 정치적․종교적 지배자라는 것이 아버지가 갖는 권위의 기원이겠다.”(로쟈, ‘아버지의 역사’, 기획회의-2010. 06. 05)





**** “지크문트 프로이트,『문명 속의 불만』, 김석희 (옮긴이) | 열린책들 | 2004” 에 수록된「집단 심리학과 자아 분석」, 129p. 이하 인용은 집-쪽수로 표기.





***** 『절대왕정의 탄생』, 임승휘, 살림, 2007년, 30p,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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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드라 2013-12-17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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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답은 하나.



“북한이라는 국가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아니며 그랬던 적도 없다. 북한에는 카리스마 권력의 독특한 마력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잘 아는 대단히 능란한 정치 지도자가 있었다”-책 서문 중.




우리가 사는 시대에 가장 즉각적인 도덕판단을 불러일으키면서 가장 이해 불가의 대상이 되는 존재들 중 하나는 아마 북한이 아닐까. 북한이 한때 자주의 상징이었던 시기를 지나 2013년 현재. 정말 소수의 몇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북한이라는 존재는 혐오이자 비웃음의 대상이다. 사실 보편적으로 생각해봐도 3대째 국가를 세습하면서 국민을 떼죽음에 이르게 하는 체제를 곱게 봐주고 이해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세상에 무조건 비합리적인 일은 없다. 아무리 신비하거나 우습게 보인다 할 지라도 대상은 언젠가는 해명될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이 세상을 보다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영영 이해 불가능한 존재는 없다. 사회적.정치적 판단을 내릴때 도덕적 가치판단이 개입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어떤 합리성에서 도출되느냐 마느냐는 큰 차이를 부를 것이다.



사실 북한과 합리성은 거리가 먼 단어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국가 북한>은 국민국가의 시대에 가장 미스테리한 존재인 북한에 대하여 최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분석한다. 도덕적 판단은 정말 이 책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극장국가 북한>은 국가의 권위를 만들어 내는 것은 폭력의 독점 뿐 아니라 대중연설과 순방 같은 공연적 퍼포먼스와 스펙터클을 기반으로 한다는 기어츠의 극장국가론과, 카리스마 권력의 유지와 변화에 대한 베버의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통해 현재의 북한이 김일성 사후의 시점에서 어떤식으로 각종 공연과 의례, 사상교육을 총동원하여 현재의 선군정치 시스템을 정착시켰는지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있게 읽었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 저자들은 언뜻 보면 봉건적으로 보이는 충효일심의 북한의 사상과 체제야 말로 가장 근대적인 행위라고 설명한다. 봉건시대에 별개의 윤리였던 충과 효를 독재자와 국가의 목표를 위해 강제로 통합시켰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러한 통합이 근대에 나타난 전체주의 국가들의 주요한 특징이었다는 점에서 가장 근대적인 정치행위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최대한 도덕적 판단을 자제하고 거부감이 들 정도로 분석에 집중한다. 북한의 김씨왕조 위주의 역사 왜곡과 선군정치 제도에 대해서도 그것의 허구성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철저히 북한 체제의 내부에서 그것이 어떤 계보와 목표를 가지고 어떤 효과를 북한 내부에 불러왔는지를 더 중요시하는 식이다. 읽다보면 '이거 너무 체제 옹호적인거 아냐?..'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들은 시종일관 북한의 개인숭배 자체가 특이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지속성이 독특한 것이며 북한은 결코 이해 불가의 대상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충분히 분석 가능한 체제임을 증명해내고자 한다.




하지만 이런 객관적인 탐구의 여정에도 불구하고 책은 북한이 실패했다고 결론 내린다. 김일성 죽음 이후에 선군정치와 김씨일가 숭배 강화로 대표되는 일련의 조치들은 결국 '국민의 역사를 가장해 사회에 강요한 국가의 역사에 불과'하고 제 식구 하나 제대로 먹일 수 없는 처참한 상황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오히려 북한에 대해 저자가 도덕적 판단을 최대한 지양하고 수없는 분석을 진행한 끝에 자연스레 도출한 결론이기에 더 설득력있으며 더 도덕적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도 민감한 존재를 다루고 있기에 그 어느 책보다도 합리와 분석의 힘을 다시금 실감하게 한다. 더불어 읽으면서 나 자신의 북한에 대한 도덕적 혐오가 어느정도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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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동 2015-06-1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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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왓슨-사노 요코-권헌익



날짜로는 아직 열흘을 남겨놓고 있지만 날씨는 여름으로 진입한 것 같다. 대출도서를 반납하러 반바지를 입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오는 길에 아이스커피 한잔 마시고.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차례대로 무거운 책, 가벼운 책, 진중한 책을 펴낸 저자 3인이다.







먼저 이제는 언론인이라기보다는 지성사가라고 해야 옳을 피터 왓슨. 지난해 말부터 육중한 그의 저작이 연이어 소개되고 있는데(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우연의 일치인가?) <저먼 지니어스>와 <거대한 단절>에 이어서 이번주에 나온 건 <무신론자의 시대>(책과함께, 2016)다. 제목과 부제 '신의 죽음 이후 우리는 어떤 삶을 추구해왔는가' 모두 묵직하다. 분량도 832쪽.


"신의 죽음을 선언한 니체 직후 세대부터 현재까지 130년 동안 펼쳐진 거대한 문화의 캔버스를 가로지르며 숨 가쁘게 연대기적으로 조망하는 책이다. 문학에서 미술, 철학, 심리학과 정치운동, 세계대전과 극예술과 대중문화까지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사이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연결하여 인간과 그 사상의 전개에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독자들을 위해 또 한 편의 작품을 완성했다."

저널리스트에서 역사가 내지 지성사가로 변신한 점에서는 폴 존슨을 떠올리게 한다(폴 존슨이 1928년생이고 피터 왓슨은 1943년생). 아무튼 지성사가 관심분야의 하나인 만큼 나로선 꼬박꼬박 원서까지 챙겨놓게 된다. 분량상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더라도. "박학다식한 저자 피터 왓슨은 과학부터 시, 철학, 뉴에이지 '심령주의'와 테라피까지 모든 것을 포괄하는 비종교적 사상의 역사에 질서를 부여하여, 니체로부터 윌리엄 제임스, 밥 딜런, 심지어 재즈 사이의 동떨어진 지점들을 연결해나간다"고 하니까 <무신론자의 시대>부터 손에 들어야겠다.







요네하라 마리 이후 우리의 또다른 '여사님'이 된 사노 요코의 책도 한권이 더 보태졌다. <자식이 뭐라고>(마음산책, 2016).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사는 게 뭐라고> 이후, <죽는 게 뭐라고>까지 포함하면 '뭐라고 3부작'이다. 일어판이 실제로 그렇게 묶이진 않았지만, 여하튼 우리에겐 그렇다. <자식이 뭐라고>는 '거침없는 작가의 천방지축 아들 관찰기'가 부제.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를 남편으로 두었던 사노 요코. <자식이 뭐라고>는 작가가 아들 몰래 틈틈이 써둔 독특한 육아 기록이다." 분량은 124쪽으로 정말 가벼운 책. 삶과 죽음은 물론 자식 고민도 덜어주는 이가 사노 요코 여사다.







듣자 하니 사노 요코의 책은 100여 권이 넘는다 한다. 대다수가 그림책이라지만 추세로 보아 이런 류의 산문집은 대부분 소개되지 않을까 싶다. 얼마전에 나온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을유문화사, 2016)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걸 보아 그렇다. 절판된 책 가운데 <나의 엄마 시즈코상>(이레, 2010)이나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눈과마음, 2005) 같은 책만 하더라도 다시 소개됨직하지 않은가. 너무 앞질러 나온 탓에 별로 주목받지 못했구나 싶다. 참, 타이밍이 뭐라고.







인류학자로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로 재직중인 권헌익 교수의 책이 한권 더 번역돼 나왔다. '진중한 책'이라고 분류한 <베트남 전쟁의 유령들>(산지니, 2016)이다. 기어츠 상 수상작인 <학살, 그 이후>(아카이브, 2012)와 함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동남아시아 연구서에 주어지는 ‘조지 카힌 상’ 1회 수상작. 권헌익 교수는 냉전 시대 베트남에서 발생한 잔혹한 폭력과 대규모 죽음의 비극적인 역사를 인류학자의 치밀하면서도 따뜻한 인간적 시선으로 조명해왔다. 1980년대의 경제개혁 이후 베트남 사회에서 뚜렷한 문화현상으로 부각된 전쟁유령에 관한 의례에 초점을 맞추어 베트남 전쟁의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기념행위가 갖는 사회적, 정치경제적, 종교적 함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처음 소개된 <학살, 그 이후> 이후에 <극장국가 북한>(창비, 2013), <또 하나의 냉전>(민음사, 2013)이 차례로 나왔지만 <또 하나의 냉전>은 품절 상태다. 학술서로 분류되지만 이런 진중한 책들도 좀 읽혔으면 싶다....



16. 0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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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6-05-21 공감 (5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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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국가 느가라

‘이주의 발견‘도 북플로 적는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지라 여러 제약이 있지만(타이핑에 시간이 더 걸리고 이미지나 상품넣기도 편하지 않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짧게 쓰게 된다. 페이퍼 쓰는 부담이 덜하다는 것.

오늘 보자마자 주문한 책은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의 <극장국가 느가라>(눌민, 2017)다. ‘19세기 발리의 정치체제를 통해서 본 권력의 본질‘이 부제다. 대표작 <문화의 해석>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기어츠는 인도네시아 발리 현지조사로 유명한 인류학자다. 그의 권력론에 해당하는 <극장국가 느가라>도 발리의 정치체제를 표본으로 하고 있는 것.

책에 대한 관심은 ‘극장국가‘라는 키워드 때문인데 먼저 만난 것은 권헌익의 <극장국가 북한>(창비, 2013)에서였다. 언젠가 짧은 서평을 썼던 책인데,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기어츠의 책에 대한 언급이 그 책에도 있었을 것 같다. 핵심개념을 빌려오고 있으니까 말이다(‘극장국가‘란 말의 저작권이 기어츠에게 있는 듯이 보이므로).

이런 예기치않은 책들의 출현이 독서가들에게는 발견이고 굿뉴스다. 가장 유력한 북한 연구서의 하나인 <극장국가 북한>도 이 참에 다시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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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7-08-26 공감 (2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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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

오후에 배송된 책에는 알라딘에서 제작한 팜플렛 '미리보는 2013 인문교양'(상반기)도 포함돼 있었다. 나도 <아주 사적인 독서>(웅진지식하우스)와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가 각각 1월과 3월에 예고돼 있다(안 그래도 <아주 사적인 독서>의 마지막 교정을 보던 참이었다. 책은 문학고전 강의를 묶은 것이다). 그밖에 기대를 모으는 타이틀도 적잖게 눈에 띄는데, 근간 예정으로는 권헌익, 정병호의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 + 더보기
로쟈 2013-01-19 공감 (2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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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번주 중앙일보의 북섹션에서 '올해 당신을 움직인 책은 무엇입니까'란 질문에 답한 짧은 책소개를 옮겨놓는다. 올해의 책을 여럿 추천한 바 있는데, 그 가운데 권헌익, 정병호의 <극장국가 북한>(창비, 2013)에 대한 소개를 청탁받아 적었다. 올해 나온 북한 관련서로서는 가장 중요한 책이고, 또 사회과학 분야를 통틀어서도 가장 인상 깊은 책 가운데 하나다.







중앙일보(13. 12. 28) 2013년 나를 움직인 책



“도대체 북한은 어떻게 돼먹은 나라야?” 이런 질문이 개탄이 아니라 진지한 관심의 표명이라면 <극장국가 북한>은 가장 먼저 읽을 만한 책이다. ‘이해할 수 없는 나라’로 치부되곤 하는 북한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 그것도 상당히 정교한 이론적 틀을 적용해 북한을 명쾌하게 들여다보게 한다. 인류학자인 두 저자는 “북한 정치체제에는 미스터리가 없다. 북한이란 국가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아니다”고 단언한다.

어째서 삼대세습을 밀어붙였으며, 심각한 경제난에도 체제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그 비밀을 풀어주니 ‘북한이라는 국가의 이념과 창건신화, 그리고 현실에 관한 최고의 연구’라는 브루스 커밍스의 찬사가 과장이 아니다.



두 저자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 권력이란 개념을, 그리고 인류학자 클리포드 기어츠에게서 극장국가란 개념을 빌려온다. 베버에 따르면 카리스마 권력은 전통적·합리적 권력이 실패할 때 대두한다. 카리스마적 인물은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내지만 문제는 권력자가 세상을 떠나면 그 권력이 지속될 수 없다는 데 있다.

하지만 북한은 ‘혁명예술’이라 불리는 다양한 선전양식을 고안했다. 카리스마 권력과 극장국가의 결합! 하지만 카리스마 귄력에 대한 숭배는 정치와 행정의 과도한 중앙집중과 민주 원리의 파괴를 가져왔고 시민사회의 경제적·도덕적 토대를 무너뜨렸다. 카리스마 권력이 주도하는 극장국가의 한계다.

북한은 이 한계를 인식하고 극장국가를 끝장내는 투쟁에 나설 수 있을까.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도 달린 일이라면 우리의 긴박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그런 대비를 위해서라도 필독할 만하다.



13. 12. 28.







P.S. 좋은 책의 미덕은 다른 책에 대한 관심도 부추긴다는 점이다. 베버와 기어츠의 책뿐 아니라 저자들은 북한 관련서의 전반적인 현황에 대해서도 알게 해주는데, 그중 찰스 암스트롱의 <북한 혁명 1945-1950>(2003), 타치아나 가브루센코의 <문화전선의 전사들>(2010), 김숙영의 <환영의 유토피아>(2010) 등이 2000년대 이후에 나온 중요한 연구 성과로 꼽힌다(물론 이런 책들은 국내에 소개돼 있지 않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남한에서는 통하지 않는 듯싶다).







브루스 커밍스의 <북한>(2004)은 <김정일 코드>(따듯한손, 2005)로 번역됐었지만 이마저도 절판된 지 오래다. 국내 학자들의 북한학 연구 수준이 궁금해서 내친 김에 어제는 <현대 북한학 강의>(사회평론, 2013)도 주문했다.







<극장국가 북한>의 배경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은 북한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다룬 책들인데, (곧 개정판이 나온다고 하는)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북한 현대사>(웅진지식하우스, 2004)와 <북한의 역사1,2>(역사비평사, 2004)가 있다. 새해엔 북한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이해 수준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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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13-12-28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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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님, 안녕하세요. 권헌익·정병호 공저의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2013)에 대한 1,000단어 요약 및 평론을 요청하셨습니다.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책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평론을 구성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요청하신 분량인 1,000단어를 정확히 맞추기보다는 책의 주요 논의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세습되는가> 요약 및 평론

1. 📚 주요 요약: 북한 체제의 '미스터리'를 해체하는 극장국가론

<극장국가 북한>은 대규모 기아와 극심한 빈곤 속에서도 북한의 카리스마적 권력이 어떻게 3대에 걸쳐 세습되며 유지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인류학적, 역사학적 분석을 제시하는 저서입니다. 저자들은 북한을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보는 외부의 시각을 비판하며, 북한 체제를 다른 현대 정치체제와 마찬가지로 현대성과 글로벌한 흐름 속에서 형성된 산물로 규정합니다.

<극장국가> 개념의 도입

저자들이 사용하는 '극장국가(Theater State)' 개념은 원래 미국의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가 발리(Bali)의 전통 국가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용어입니다. 이는 영토나 물리적 강제력의 확대보다 주기적인 의식과 공연을 통해 왕이 사회와 우주의 중심임을 과시하고, 인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각적, 매혹적 권력 행사에 의존하는 국가 형태를 의미합니다.

북한은 바로 이 극장국가의 속성을 극대화하여 정치적 성공을 거둔 예외적인 사례로 분석됩니다.

카리스마 권력의 세습 메커니즘

원래 막스 베버(Max Weber)의 논의에서 카리스마적 권력은 본질적으로 비합리적이고 일시적이며, 지도자의 사망과 함께 소멸하는 속성을 가집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카리스마를 세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자들은 그 비결을 다음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합니다.

  1. 항일 빨치산 서사(敍事)의 무대화: 북한은 1960년대 이후 남한이 서구와 접촉하며 미래로 나아간 것과 달리, 체제가 위협받을수록 항일 빨치산 투쟁의 서사를 중심으로 내부로 웅크렸습니다. 이 서사는 김일성 일가를 **'최고 총대 가문'**으로 신성화하고, 인민들을 그 가문을 결사적으로 옹위하는 **'하나의 총대'**로 만드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무대로 작용했습니다.

  2. 연극적 연출과 예술의 동원: 북한 정치는 단순한 합리적 통치가 아니라, 정치와 예술을 총동원한 대규모의 '권력 쇼' 즉, 연극적 연출에 의존합니다. 대표적으로 **대집단체조(아리랑 등)**와 각종 예술 공연은 지도자를 **'최고 존엄'**으로 떠받드는 가장 중요한 의례로 기능하며 인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권력의 정당성을 시각적으로 구축합니다. 권력이 세습되면서 카리스마의 자연스러운 감퇴를 벌충하기 위해 오히려 더욱 자극적이고 거대한 권력 쇼가 필요해졌습니다.

  3. '예외 상태'의 활용과 조정: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는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한 위기의 시기였으나, 저자들은 이를 체제의 붕괴가 아닌 **규범의 정지를 통한 '예외 상태(state of exception)'**로 분석합니다. 이 기간 동안 북한은 생존을 위해 국가성을 조정하고, 시장화 요소(비공식 경제)를 허용하며, 선언된 예외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통치술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체제의 속성은 유지되면서도 동시에 변화를 모색하는 조정기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북한이 군사력이나 경제력 대신 '매혹적인 환상'을 창조하는 능력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 세습할 수 있었다고 진단합니다.


2. 📝 평론: 분석의 깊이와 한계

<장점>: 북한 체제 이해의 지평 확대

  • 독창적 분석 틀 제시: 이 책의 가장 큰 공헌은 북한 체제를 기존의 **전체주의(Totalitarianism)**나 단순히 광신적인 수령제 국가로만 규정하는 관점을 넘어, **'극장국가'**라는 인류학적 개념을 도입하여 분석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북한의 대중 동원, 예술 공연, 김일성 일가 신격화와 같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현상을 체제 유지의 핵심 동력으로 파악하는 데 효과적인 틀을 제공합니다.

  • 카리스마 세습의 기제 해명: 베버의 이론적 한계를 넘어, 카리스마가 어떻게 '연극적 행위'와 '항일 서사'를 통해 재창조되고 성공적으로 세습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공합니다. 김정은 체제까지도 극장국가적 속성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필연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분석입니다.

  • '미스터리' 해체의 시도: 북한을 이해 불가능한 '블랙박스'나 '미친 국가'로 치부하지 않고, 현대성과 글로벌한 정치 흐름의 특수한 산물로 바라보며 합리적인 분석 대상으로 삼으려는 시도 자체가 북한 연구의 시야를 넓히는 데 기여했습니다.

<한계>: 인민의 주체성 부재와 미래 논의의 추상성

  • 인민의 '내부 각성'에 대한 미흡한 논의: 극장국가론은 체제가 인민을 어떻게 '매혹'하고 '동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지만, 이 화려한 극장 안에서 인민 개개인이 느끼는 고난, 저항, 혹은 '자발적 복종'의 역설적인 기제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대규모 기아 속에서 인민들이 생존을 위해 비공식 시장에서 움직이는 '미시적 주체성'은 '예외 상태'라는 거대 담론 속에 다소 묻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 분석의 서구 중심성 논란: 저자 중 한 명인 권헌익 교수의 세계적 명성이 이 책의 관심도를 높였지만, 일부에서는 서구 학계의 최신 이론(아감벤의 '예외 상태' 등)을 북한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한국 북한학계의 기존 연구 성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다소 도식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습니다.

  • 미래 전망의 추상성: 저자들은 북한의 미래를 위해 **"극장국가로서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이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하지만, 체제 유지의 근본적인 동력인 극장국가 속성을 중단하고 '정상 국가'로 이행하는 구체적인 경로와 그 현실적인 동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다소 추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3. 결론

<극장국가 북한>은 북한의 권력 유지 및 세습의 비결을 이념적 강제력보다는 문화적, 연극적 매혹의 힘에서 찾아낸 수작입니다. 이 책은 북한 체제를 신비화하거나 악마화하지 않고, 하나의 독특한 현대 정치 체제로서 분석함으로써 북한 이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습니다. 북한 체제의 지속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필독서로 권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역작입니다.


혹시 이 책에 대한 다른 학술적 평론이나, 책에서 다루는 특정 주제(예: 대집단체조 '아리랑' 분석)에 대한 상세 정보를 찾아봐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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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국가 북한 (The North Korean Theater State)
저자: 권헌익(Heonik Kwon), 정병호(Byung-ho Chung)
출판: 2013년, 서울: 문학과지성사
요약 및 평론 (약 1,000단어)

1. 개요

『극장국가 북한』은 인류학자 권헌익과 정병호가 공동으로 저술한 북한 사회 분석서로, 냉전 이후 북한을 단순한 전체주의 국가나 폐쇄적 독재체제가 아닌, 상징적·의례적 질서로 작동하는 “극장국가(theater state)”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연구서이다. 저자들은 미시인류학적 접근과 정치인류학적 분석을 결합하여,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북한을 “권력의 연극적 재현과 주민의 감정적 참여가 결합된 종교적-극장적 체제”로 파악한다.

이 책의 제목은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Clifford Geertz)의 『발리의 극장국가(Negara: The Theater State in Nineteenth-Century Bali)』에서 차용된 개념이다. 기어츠가 발리의 정치질서를 “의례의 과시를 통해 정당성을 유지하는 연극적 권력체제”로 해석한 것처럼, 권헌익과 정병호는 북한의 국가 구조를 “의례적 정치체제(ritual polity)”로 읽어낸다. 즉, 권력은 폭력이나 강제력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감정, 상징, 연극적 퍼포먼스의 참여를 통해 구성된다는 것이다.


2. 내용 요약

(1) 이데올로기의 연극화

저자들은 북한의 정치체제를 “극장적 사회”로 본다. 수령을 중심으로 한 체제는 단순한 정치적 통치가 아니라, 국민 전체가 배우로 참여하는 거대한 의례이자 서사로 작동한다. ‘수령–당–인민’의 삼위일체 구조는 일종의 종교적 교리처럼 작동하며, 김일성은 ‘초월적 존재’로, 김정일은 ‘감독자’, 인민은 ‘배우이자 관객’으로 위치한다.

북한의 정치행사는 단순한 국가행사가 아니라, 신성한 제례의 형식을 띤다. 예를 들어, 김일성 생일(태양절),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집단체조 ‘아리랑’ 등은 권력의 절대성을 재현하는 의례적 극장이다. 그곳에서 인민은 단순히 지배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적 동조와 상징적 행위를 통해 권력의 연출에 ‘참여’한다. 이 ‘참여의 정동(politics of affect)’이야말로 체제 유지의 핵심이다.

(2) 감정의 정치

저자들은 북한의 체제를 단순히 공포나 세뇌로 유지되는 ‘두려움의 정치’가 아니라, ‘감정의 정치’로 분석한다. 즉, 충성, 애도, 헌신, 감격 등의 감정이 국가의 통치 논리 속에 제도화되어 있다. 예컨대 김일성 사망 이후 전국적으로 펼쳐진 통곡의 장면은 연출된 연극이 아니라, 수십 년간의 의례적 학습이 체화된 감정적 실천으로 읽힌다.

또한 저자들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단지 억압의 희생자가 아니라 “체제 안에서 진심으로 울고 웃었던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접근은 기존의 서방식 ‘전체주의 모델’을 넘어서는 인류학적 깊이를 부여한다.

(3) 죽음과 구원의 정치신학

북한의 국가이념은 단순한 정치이념이 아니라, 종교적 신학에 가깝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김일성은 ‘영생하는 수령’으로 신격화되고, 그의 시신은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성체’처럼 보존된다. 그의 부재는 곧 영원한 현존으로 전환된다. 김일성 사후 북한 사회의 지속은, 죽음을 넘어선 ‘부활의 정치’로 설명된다.

이러한 신성화는 ‘혁명순교자’의 개념과 맞물린다. 전쟁 희생자나 당 간부들의 죽음은 ‘조국해방의 영웅적 제사’로 해석되어, 집단적 구원의 서사로 편입된다. 즉, 북한은 ‘정치적 종교국가(political religion)’로서 죽음의 의미를 통제하고, 개인의 존재를 국가적 신성으로 흡수한다.

(4) 냉전 이후의 연극 – 체제의 변형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경제적 기반이 붕괴했지만, 상징적·감정적 체제는 여전히 작동했다. 저자들은 이 시기를 “물질의 결핍 속에서도 상징의 과잉이 유지된 시기”로 본다. 굶주림 속에서도 주민들은 여전히 집단적 충성을 공연했다.

그러나 이후 세대가 성장하면서, 감정의 진정성이 약화되고 ‘의례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음을 저자들은 지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은 “감정의 전환기”에 있으며, 극장국가의 지속 가능성은 ‘연극의 진정성’을 어떻게 재창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3. 학문적 의의

『극장국가 북한』은 북한 연구의 기존 틀을 넘어서는 획기적 시도다. 전통적으로 북한은 냉전적 관점에서 ‘전체주의 독재국가’, ‘폐쇄사회’, ‘정보통제국가’로 분석되어 왔다. 그러나 이 책은 북한을 ‘의례, 감정, 상징, 종교’의 차원에서 탐구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체험 세계’를 복원하려 한다.

이 접근은 권력의 일방적 강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참여적 정동체제’를 본다는 점에서 인류학적, 인문학적 깊이가 있다. 또한 서구 중심의 정치학 담론에 대한 비판적 대안이기도 하다.

또한 두 저자의 연구 배경이 보완적이다. 케임브리지대 교수 권헌익은 전쟁기억과 죽음의 인류학을 탐구해온 학자이고, 한양대 교수 정병호는 북한 사회 및 탈북민 연구, 다문화 교육 실천을 수행해온 현장 연구자다. 이 책은 현장 증언과 이론적 해석이 긴밀히 결합된 보기 드문 학제적 연구다.


4. 비판적 평가

(1) 장점

  • 개념의 혁신성: “극장국가”라는 틀은 북한을 단순히 공포의 체제가 아닌, 상징적 질서와 감정의 네트워크로 재구성한다. 이는 서구적 ‘독재 모델’을 넘는 시각이다.

  • 인류학적 인간 이해: 북한 주민을 ‘세뇌된 객체’가 아닌 ‘감정적 행위자’로 본다. 이는 인간 존엄의 복원을 시도하는 윤리적 접근이다.

  • 문화와 정치의 통합적 분석: 종교, 제의, 신화, 예술, 감정이 모두 정치와 맞물려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2) 한계

  • 경제·계급 구조의 결여: 상징과 감정에 초점을 두다 보니, 물질적 구조나 정치경제적 분석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1990년대 이후 시장화와 계층 분화 등은 부차적으로 다뤄진다.

  • 내부 비판 담론의 부재: 북한 내부에서 체제에 대한 비판적 감정이나 저항의 미묘한 형태들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다.

  • ‘극장’ 은유의 한계: 모든 정치 행위를 연극으로 해석하는 것은 풍부한 문화적 실재를 다소 추상화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북한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냉전기의 이념적 시각을 넘어선 ‘감정의 인류학’으로 평가받는다.


5. 결론

『극장국가 북한』은 “공포의 북한”을 “감정의 북한”으로 전환시킨 작품이다. 김일성 체제의 본질을 단순히 폭력이나 통제의 산물로 보는 대신, 상징·의례·감정이 얽힌 복합적 문화체계로 해석함으로써, 북한 사회를 ‘살아 있는 인간들의 세계’로 복원한다.

이 책은 정치학, 종교학, 문화인류학, 사회학의 경계를 넘는 통찰을 제시하며, 냉전 이후 한반도의 기억과 정체성을 다시 묻는다.

요약하자면, “극장국가 북한”은 북한을 악마화하는 대신, 인간화한다. 그리고 그 인간화의 시선이야말로, 분단 이후 남한 사회가 잃어버린 윤리적 상상력을 되찾는 길임을 암시한다.


English Summary (Brief, 200 words)
The North Korean Theater State by Heonik Kwon and Byung-ho Chung reinterprets North Korea not merely as a totalitarian regime but as a “theater state” — a polity sustained through ritualized performances of emotion, loyalty, and sacred symbolism. Borrowing Clifford Geertz’s concept of the “theater state,” the authors show how North Korean politics functions as a collective ritual drama: the leader as a sacred figure, citizens as actors and audience, and ideology as a script performed through mass spectacles such as the Arirang games.

Rather than focusing on repression, they emphasize affective participation — tears, devotion, and mourning as political acts. The death of Kim Il Sung, for instance, becomes a ritual of national resurrection. Despite famine and collapse, the symbolic order persisted, showing the resilience of ritual over material failure.

While the book’s emphasis on emotion and symbolism may underplay economic realities, it offers a profound anthropological insight: North Koreans are not passive victims but emotional agents within a theater of faith and politics.

Ultimately, it invites readers to see North Korea through the lens of humanity, not demonization — as a society performing survival through the language of sacred emotion.

ChatGPT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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