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조선자본주의공화국 : 맥주 덕후 기자와 북한 전문 특파원,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을 가다! - 맥주 덕후 기자와 북한 전문 특파원,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을 가다!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지은이),전병근 (옮긴이)비아북2017-09-04
원제 : North Korea Confid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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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페이지수 : 260쪽
책소개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점점 강화되는 국제적 제재와 압박을 타개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주시하면서 외교적 실리만을 좇으려 하고, 북핵 문제는 이제 외교ㆍ정치적 게임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가 정치적 치킨게임에 몰두해 있는 동안, 북한 사회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여전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와 국가적 통제는 견고하지만, 이를 넘어서려는 자본주의적 제스처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북한의 경제활동에서 시장(장마당)이 가지는 의미와 그 실질적인 범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북한의 지배층 또한 이 같은 회색경제에 대해 암묵적인 공모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여가를 누리기 위한 비밀스러운 방법을 찾고 있다. KBS나 중국을 통해 송신되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신호가 잡히는 곳의 북한 주민이라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평해튼(‘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에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바일 기기에 시선을 빼앗긴 남녀의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청진은 북한 최초로 스키니 진이 인기를 끈 지역이다. 미용 상품 수입도 활발해서 중국에서 BB크림을 수입하고, 젊은 여성 사이에서는 쌍꺼풀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저자들은 대기근 이후 북한 정부의 “(재정적) 파산 상태”와 표면적인 체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고 말한다. 이는 ‘미치광이’ 북한이 미국 혹은 한반도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상 북한 지도부에게는 그런 자살 공격을 할 아무런 동기가 없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보기에, 중기적으로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 국가 개방”이다.
목차
서문
한국어판 서문
제1장 북한, 시장을 만나다
시스템의 붕괴
원화와 위안화의 병용
장마당의 내부
돈의 발자국을 따라서
경제활동의 국경
민관 합작 사업
건설 산업
불평등과 시장화
제2장 은밀한 여가 생활
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그림책과 책매대
컴퓨터에서 태블릿까지
음주가무
여행과 여가
담배와 다른 향정신성 물질들
제3장 누가 책임자인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에게로
조직지도부
개인비서국
장성택
힘의 균형
제4장 죄와 벌(feat. 국가안전보위부)
비정치적 범죄
일반적인 교도소
정치범수용소는 어떻게 다른가
국가안전보위부의 감시 활동
돌아오지 못할 지점
정치범수용소의 시스템
유배
제5장 옷, 패션, 유행
의류 범죄와 패션 경찰
멋진 신세계
패션 수도 청진
미용 상품과 시술
지극히 정상인 청년들
제6장 휴대전화의 부상, 라디오의 변화
북한의 휴대전화 간략사
고려링크 휴대전화 사용하기
국경 지대에서 휴대전화 사용하기
신호 방해와 외부 라디오 방송
라디오의 파장
누가, 언제, 무엇을 듣는가
제7장 분화하는 북한 사회
사회 계급
평양 대 나머지
화교
에필로그
역자 후기
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공산주의'라든가 '집단화' 같은 딱지는 지금 북한 경제에 전혀 맞지 않는다.
(21)
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접기 - bookholic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 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와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접기 - bookholic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접기 - bookholic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접기 - bookholic
저자 및 역자소개
다니엘 튜더 (Daniel Tudor)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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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 경제학 · 철학을 공부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찾았다가 사랑에 빠져, 2004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한국에 머물며 미국계 증권회사와 한국의 증권회사에서 일했다. 영국으로 돌아가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하고,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헤지펀드 회사에서 일했다. 2010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 되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특파원으로 일하는 동안 북한 문제와 2012년 대통령 선거, 그 외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다루는 기사를 썼... 더보기
최근작 : <마지막 왕국>,<고독한 이방인의 산책>,<힘의 역전 2> … 총 16종 (모두보기)
제임스 피어슨 (James Pearson)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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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서울 주재 특파원. 런던대학교 SOAS(동양ㆍ아프리카학 전문 학교)에서 중국어와 한국어를,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동양학을 전공했고, 북한 관련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기적으로 로이터 TV와 BBC 라디오에서 북한 관련 방송을 하고 있다. 2017년 후반에는 베트남으로 이동, 로이터 하노이 지국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최근작 : <조선자본주의공화국> … 총 2종 (모두보기)
전병근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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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휴머니티의 운명에 관심이 많은 지식 큐레이터. ‘북클럽 오리진’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지식의 표정』, 『궁극의 인문학』,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이, 옮긴 책으로는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다시, 책으로』, 『선물』, 『죽음의 청기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의 미래』, 『신이 되려는 기술』 등이 있다.
최근작 :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 총 5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북핵과 미사일에 가려진 북한의 일상
지난 7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고, 이어 괌 포위사격을 예고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가중시켰다. 무력시위를 통해 점점 강화되는 국제적 제재와 압박을 타개하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관련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한국 정부는 사드(THADD)를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례적으로 미국의 선제 타격과 한반도 전면전 확대 시나리오를 다루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한다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여전히 국제사회는 북한을 주시하면서 외교적 실리만을 좇으려 하고, 북핵 문제는 이제 외교ㆍ정치적 게임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소외되는 것은 북한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주민들의 일상이다.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그늘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려 우리가 이 같은 정치적 치킨게임에 몰두해 있는 동안, 북한 사회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여전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와 국가적 통제는 견고하지만, 이를 넘어서려는 자본주의적 제스처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이라는 극장국가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상연되는 수많은 정치적/기계적 이미지들 속의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동북아 국제 정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북한 사회의 실상과 변화의 단면을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북한의 변화, 남북관계 해법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북한에는 그간 어떤 형태로든 시장이 존재했다. 그리고 사회주의국가인 북한의 경제활동에서 시장(장마당)이 가지는 의미와 그 실질적인 범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끔찍했던 대기근을 겪으면서, 더 이상 배급에 기댈 수 없게 된 이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사적 거래의 장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일종의 ‘이중경제’가 존재하게 된다. 하나는 국가가 정해 준 직장에서 받는 형편없는 월급과, 다른 하나는 합법적이지 않지만 사적으로 넓게 통용되는 방식, 즉 ‘회색시장’에서 얻는 돈이다. 그리고 북한의 지배층 또한 이 같은 회색경제에 대해 암묵적인 공모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 같은 북한의 사적 현실에 무관심할까? 그것은 여전히 우리가 북한을 위협의 대상일 뿐 국가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종북 프레임’에 갇혀 여전히 사상적 논쟁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북한의 실생활을 알기 힘들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남북관계에서 과연 ‘통일’이라는 장기적 전망은 가능할까? 현실적 삶의 무게에 골몰해 있는 대부분의 우리에게는, 통일에 관한 수많은 탁상공론보다 우리를 점점 ‘닮아가는’ 2500만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에 관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미시적 접근을 통해, 비로소 통일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은 새로운 전망의 방법론을 가질 수 있다.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 그들의 은밀한 여가 생활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북한에서의 여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진다. 물론 북한 주민들은 한국에 비해 여가 생활의 조건이 현저히 열악하거나 불법인 것도 있지만, 그들도 여가를 누리기 위한 비밀스러운 방법을 찾고 있다. 예컨대 KBS나 중국을 통해 송신되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신호가 잡히는 곳의 북한 주민이라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더구나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DVD나 USB 메모리 스틱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장마당에서는 놀랄 만큼 많은 이들에게 팔려 나간다. 체제에 대한 충성심의 약화 때문인지, 단순히 외국 매체와 방송을 본 사람들도 (뇌물만 건넬 수 있다면) 대개 처벌받지 않는다.
각종 그림책(만화) 또한 ‘책매대’라는 이동식 노점 책방을 통해 구할 수 있으며, 최근 평양의 엘리트들은 태블릿을 일종의 신분적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른바 평해튼(‘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에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바일 기기에 시선을 빼앗긴 남녀의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한편 북한의 보통 사람들은 음주가무 또한 즐겨서, 공원에서 사람들이 모여 ‘평양소주’나 ‘대동강 맥주’를 마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다만 교외 주민이나 극빈자의 경우 대부분 집에서 만든 밀주를 즐긴다). 그들은 사회 계급을 불문하고 서로의 집에 모여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담배 산업도 한창이다. 김정은은 ‘727’이라는 값비싼 담배를 좋아한다. 이외에도 ‘새봄’, ‘크레이븐 A’, ‘아침’ 등 수많은 담배들이 있고 이 중 일부는 중동에 수출되어 북한 권력층에게 짭짤한 수익을 준다.
북한에서의 패션은 보수적이고 의류 범죄와 패션 경찰이 존재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의 패션 수도로 일컬어지는 청진은 북한 최초로 스키니 진이 인기를 끈 지역이다. 당연히 스키니 진이나 몸매를 드러내는 옷은 금지되어 있지만, 이처럼 맵시를 과시하는 것이 북한의 젊은 여성에게는 해방감을 주는 경험으로 여겨진다(다만 청바지는 여전히 ‘너무 이국적이기 때문에’ 단속의 대상이 된다). 미용 상품 수입도 활발해서 중국에서 BB크림을 수입하고, 젊은 여성 사이에서는 (당연히 불법이지만) 쌍꺼풀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패션이나 미용 분야의 확산에는 한국 TV와 영화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힘의 균형과 정치범수용소
북한 주민들에게 불어 닥친 자본주의적 바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고한 체제와 형벌의 시스템도 있다. 김정은이 물려받은 체제는 김씨 일가의 개인숭배에 기반을 두며, 김정은 개인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특히 조직지도부는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아는” 국가의 유일한 부서로, 김정일 시기부터 국가를 통제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또한 개인비서국은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의 일정을 짜고 경호를 조정하는 등의 역할을 하며 체제를 강화한다. 다만 여기에는 일종의 힘의 균형이 작용한다. 김정은이 각 부서의 막강한 힘을 위시해 북한을 모조리 장악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의 이해관계와 다른 성향을 가진 권력자들로 이뤄진 층위가 존재하는 것이다. 최룡해 실각설을 비롯해 이른바 ‘장성택 라인’의 부상과 축출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는 김정은뿐만 아니라 어느 개인도 북한을 홀로 좌지우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북한에는 일반 범죄자를 다루는 인민보안부(현 인민보안성)의 비정치적 수용소도 존재하지만, 문제는 정치범수용소다. 북한의 비밀경찰과도 같은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안전보위성)가 책임지는 정치범수용소는 사실상 사법 체계의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바일 통신망인 ‘고려링크’와 공무원 등에 대한 감시를 비롯해, 정치적인 의심이 있는 대상자를 조사한다. 누군가 심문소로 끌려가 혹독한 심문을 당하고 유죄를 받아 정치범수용소로 가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국가안전보위부는 막대한 자의적 힘을 행사한다. 각종 ‘구역’으로 나눠진 정치범수용소가 ‘돌아오지 못할 지점’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분화하는 북한: 북한은 붕괴할까?
사회주의국가의 목표는 ‘계급 없는 사회’를 향하고 있지만, 북한 사회는 ‘성분 시스템’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분할되어 있다. 성분은 일종의 사회적 지위를 의미하는데, 나쁜 성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의 삶(직업, 결혼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마치 자본 권력에 의해 구획되는 사회계층과도 유사해 보인다. 이처럼 성분은 궁극적으로 “능력주의에 역행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평양 대 나머지’라는 중심-주변부의 격차도 존재한다. 평양 사람들은 북한 체제의 모순을 참아내면서 이득을 얻는 반면, 청진 같은 북동부 지역의 사람들은 계몽된 의식을 가지고 체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만여 명의 화교도 북한이 내세우는 민족적 동일성과는 무관한, 이질적 증거다. 1980년대 이후 부와 지위 상승을 이루며 번창하고 있는 화교들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에게는 속쓰림의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의 일상이 겪는 자본주의적 전환, 여전히 모순적인 체제와 잔혹한 정치적 형벌, 그리고 분화되는 사회 계층은 결국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까? 저자인 다니엘 튜더와 제임스 피어슨은 대기근 이후 북한 정부의 “(재정적) 파산 상태”와 표면적인 체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미치광이’ 북한이 미국 혹은 한반도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상 북한 지도부에게는 그런 자살 공격을 할 아무런 동기가 없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보기에, 중기적으로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 국가 개방”이다. 다만 한때 ‘사회주의의 낙원’이라고 불렸던 북한의 변화 앞에서, 그들의 미래를 쉽게 단언할 수는 없다. 저자들의 말처럼 그저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수밖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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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기식대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북한의 비교적 최신동향을 알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이런 사실들을 알고 나니 통일의 가능성은 더 낮다고 봐야겠다. 핵도 가지고 있고, 경제도 어찌어찌 돌아가니 결국엔 제2의 중국이 돼버릴 듯하다.
책수집가 2017-12-1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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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나쁘지 않은데 역자는 북한에 대해 무지한 듯. 포천보가 뭐야..
srhaw4 2018-03-0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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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북한을 얘기하다. 북한의 권력자가 아닌 북한의 일반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간단하게나마 알게 해 주는 책.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들을 알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미친 나이스가이 2017-12-2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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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한글로 나온 다니엘 튜더 책은 다 읽었다. 북한의 실상을 꽤 자세하게 알려준다. 부정부패가 우리 뺨칠 만큼 심하고 북중경계도시는 외부정보를 많이 얻어서 퍽 세련됐다는 거랑 김일성이 살았을 때인 80년대부터 실재 최고권력자는 김정일이었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퍽 흥미로웠다. 번역은 좀
심술 2018-07-10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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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튜더라는 저자의 이름을 믿고 읽은 책. 제3자가 본 북한책이고 실제 인터뷰해서 써서 편견을 덜어내지만 북한을 깊숙이 취재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보인다. 절망도 희망도 아닌 현재를 보여준다.
히카루 2018-07-12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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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자본주의공화국
일단 겉표지 일러스트가 너무 재밌게 그러져 있어서 흥미를 유발한다. 그동안 잘 접하지 못했던 북한에 대한 실상을 알 수 있는데,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 매도하는 것과 비슷하게 대한민국 국민들도 북한에 대해 일정한 선입견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잘 알듯이 북한에도 한류 열풍이 몰아닥쳤다. 그래서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북한 사람들은 한국 대중가요를 즐겨 듣는다. 최근에는 DVD나 USB, 혹은 SD카드에 담아서 한국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 경우, 단속이 들어왔을 때 신속히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 물론, 체포되더라도 뇌물을 주면 풀려날 수 있다. 이 뇌물이라는 것이 북한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데, 그만큼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북한도 스마트폰이 도입되었는데, 문제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검열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즉, 현대 기술을 받아들이지만 외부 정보는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전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책에서 저자는 수년 내 제한된 버전의 인터넷이 허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완전히 신뢰를 잃었는데 큰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정부의 화폐개혁이었다. 이로 인해, 은행에 들어 있는 예금 10만 원은 하루아침에 단 돈 천 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이는 북한 주민들의 엄청난 분노로 이어지게 되었다. 심지어, 김일성 초상화가 그려진 지폐를 불태우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서민과 달리 북한 엘리트들은 돈을 중국 위안화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탈북자들은 브로커들을 통해서 북한 내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전달한다. 스마트폰으로 1분이면 몇 천만 원도 이체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탈북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전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신기한 것은 돈이 대체적으로 잘 전달된다는 점이다. 브로커들은 북한 내 가족들과 만나 전화 통화를 통해 탈북자들에게 잘 전달되었음을 알려준다. 중국 접경 인근에 사는 북한 사람이 한국에 짧게 전화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문제라고 책에서 언급한다. 수수료는 송금액의 30퍼센트까지 물어야 한다.
탈북에도 등급이 있다. 기본은 브로커가 탈북자를 직접 데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가고 그 다음부터는 알아서 해야 하는데, '골드'패키지는 브로커가 직접 베이징까지 동행해서 서울로 가는 항공편을 위한 위조 서류까지 제공해준다. '골드'패키지는 약 천만 원 정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북한의 군인들은 평소에 건설 작업에 동원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군인들이 직접 먹을 거리까지 준비해서 가야 한다. 한 마디로 자원봉사 무료 노동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북한이 붕괴되는 일은 당분만 없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책에서 설명한다.
"김씨 집안과 측근은 여전히 아주 강력한 카드를 갖고 있다. 후원과 처벌의 공포, 선전, 아직 얼마간 남아 있는 김일성에 대한 존경심, 왕조제의 매혹적인 힘 같은 것들이 북한의 기반인데 이것은 지금도 정부의 장악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 생활의 여러 부분을 통제하는데 특이한 것은 여자가 스키니 진을 입거나 남자가 머리를 기르는 것도 통제 대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반나절 강제 노동을 하고 반나절 선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북한 처벌의 특징은 바로 연좌제이다. 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3대가 모두 관리소로 보내지게 된다. 따라서, 이 연좌제는 정권에 도전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억제의 수단 중 하나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휴대폰이 많이 보급이 되었다. 2013년 5월 기준으로 휴대폰 사용자가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는 많이 다르다. 인터넷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앱을 설치하려면 대리점에 가서 돈을 내고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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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2018-01-18 공감(2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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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북한의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고, 트럼프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났다. 훅 다가오던 평화분위기가 북미 양자간 힘겨루기가 좀 이루어지면서 다소 식은 감은 없지 않지만, 지난 10년에 비한다면 남북간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아직 북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핵을 쏘는 무식 담대함, 전세계 최강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는 역시 무식담대함, 시원하게 일본에 대해 하는 욕(공영방송에서 섬나라 기생충이란다.) 찢어지는 가난함, 탈북, 벌거벗은 산들, 식량부족, 장마당 등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이런 것들이다.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형식상은 민주주의다. 국명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다. 영화나 여러 매체에서 보면 실제론 왕정이면서 공화국, 공화국 한다. 하긴 우리도 민주주의로 출발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가 어느정도 굳어지는데는 40년이 필요했다.(물론 굳어졌다고 믿었지만 계엄령을 검토했다!!) 그런 그들은 사회주의 체제에기에 국가가 형편없지만 모든걸 인민에게 보장해주었다. 적지만 피복, 식량등을 배급했다. 거기엔 사회주의로 다투는 두 강국 러시아와 중국사이를 교묘히 줄타기하면서 양쪽으로부터 모두 얻어내는 기민함도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무너지고 중국이 자본주의화 하면서 모든게 달라진다.
거기에 대기근이 수년 겹치면서 90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이 온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사회가 크게 변화한 것처럼 북한에게는 고난의 행군 이전과 이후가 매우 다르다. 이전에는 순진하게 사회주의에 대한 이념적 믿음과 김씨 일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배급이 끊기면서 진정한 헬조선이 펼쳐지고 각자도생의 시기가 열리면서 이같은 순진한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국가에 의해 배속된 소조에서의 벌이로 충분치 않자 먹을 것과 더블잡을 위해 다른 곳으로 향했고 자연스레 장마당이 전국가지에 형성되었다. 장마당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아무래도 소조에 얽메인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움직이기 편했기 때문이다. 장마당은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해서 상당히 많은 물품이 거래되고 있으며 인기 없는 븍한 산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남한 산이 인기라고 한다.
물론 이런 장마당은 공식적으로 불법이며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품이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 서구의 그것들이라면 불법이다. 고난의 시기만 해도 이런 것의 거래가 적발되면 가족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지만 지금은 간단한 뇌물이면 쉽게 해결된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방송을 무척 좋아하는데 북한의 방송이 매우 재미없기도 하거니와 남한의 것은 세련되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DVD로 남한의 방송물이 거래되었지만 지금은 USB로 거래가 된다고 한다. 크기도 훨씬 작아 유통및 감추기가 쉽고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남한의 방송은 텔레비전으로도 시청이 가능한데 북한의 텔레비전은 북한 방송만 시청이 가능하므로 불법개조가 횡횡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적 특성상 이런 남한 및 서양의 방송을 가장 많이 시청하는 지역은 북방의 양강도와 함경도, 그리고 휴전선 인접지역이다.
장마당은 통해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에서는 기존의 공산당 외에 새로운 상위계층이 태어났는데 바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뇌물을 통해 자신의 뒷배를 든든히 하면서 사업의 기회를 불법적이고 독점적으로 얻기도 한다. 가령 중국과 정기적으로 거래하는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물품을 빼돌리거나 밀수해 좋은 사업기회를 가질수 있게 되는것이다. 이 사람들은 이미 계층화하여 공산당 간부들도 이들과의 혼인을 즐겨한다고 한다. 이런 경제의 활성화로 평양중심가는 소위 평해튼이라 불리는 남한의 강남같은 부촌아파트가 들어섰으며 이들의 생활수준 역시 제법 높으며 집값 역시 상승일로라고 한다.
북에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스마트폰이 유선전화보다 보급률이 높은 것은 사회기간망이 형편없기 때문인데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고려링크라는 그들만의 인트라넷으로 인터넷 접속이 크게 제한되어 있으면 필요한 앱도 대리점에가서 일정 금액을 주고 허용된 것만 설치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전화나 문자만 보내게 되어 기존의 2g 단말기와 큰 역할 차이가 없다. 우스게소리로 전력 수급이 일정치 않은 북에서는 잦은 정전으로 스마트폰을 오히려 휴대용 전등처럼 쓰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이므로 겉으론 평등사회지만 사실상 3계층이다. 하나는 체제에 공헌하고 순응한 공산당 권력층, 그리고 일반층, 나머지 하나는 적대층이다. 적대층은 남한 출신이거나 국군 포로의 가족들, 혹은 김씨 일가의 권력 집중과정에서 숙청된 층들이다. 문제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게 되물림되어 적대층으로 분류된 경우 사회적 지위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일원체제로 보이지만 그 뒤에는 국가보위부가 있다고 한다. 국가보위부는 김씨 일가를 보필하면서도 위에 언급한 사람들의 계층을 분류하기도 하고, 정치적 사찰을 감행하거나 정치적 숙청도 행한다. 국가보위부를 만든 것은 김정일로 김정일이 김일성의 신뢰를 얻는 과정에서 숙부와 경쟁하며 만든 것이다. 어느 순간 국가보위부를 위시한 김정일의 권력은 오히려 김일성을 능가하였으며 김정일을 보좌하면서도 막강한 권력으로 다른 짓도 할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북한 권력은 김정은과 국가보위부 이 두개로 구성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며 장성택등의 고위급 처형도 김정은의 의사보단 보위부의 생각일수도 있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저자는 끝으로 북한이 외교적 어려움과 고립에도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난의 행군도 넘어선 그들이다. 어쩔수 없는 필요성과 김씨일가의 돈벌이를 위해 자본주의적 요소를 상당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체제의 안정을 위해 어느정도 고삐를 죄고 있는게 지금의 북한이다. 지금의 개방분위기와 더불어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르기 어렵지 않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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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8-07-13 공감(2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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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봄바람은 이미 그 전부터 불고 있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이라는 책은 얼마 전에 녹색평론에서 소개되어 알게 되었어. 그리고 아빠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책제목을 적어두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아빠가 딱히 이즈음 읽어야겠다고 한 것은 아닌데, 우연히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져서, 책을 펴면서 이 책을 읽는 시기로 깔맞춤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단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북관계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일 년도 채 안되어 교류가 이렇게 활발해질 수 있다니… 대통령을 잘 뽑아놓으니, 세상도 금방금방 좋아지는구나.
물론 북한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이런 분위기가 일시적일 수도 있어. 하지만 남북관계라는 것이 1차 그래프처럼 쭉 좋아질 수는 없는 것이지. 서로 밀고 당기면서, 다차원 그래프처럼 점진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려가면 되지 않겠니.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느린 걸음이지만 조금씩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아빠는 생각해.
...
북한… 우리와 아주 가깝지만,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는 곳. 언론에 비친 단편적인 모습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고…. 두 명의 영국인이 직접 취재한 북한의 이야기. 책 제목을 보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대충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조선자본주의공화국. 북한의 정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패러디해서 지은 제목이잖아. 북한 안에서도 자본주의가 싹트고 있다는 내용이 중심내용이었단다.
1.
해방 이후 북한 정권이 수립된 이후 초반에는 성공의 길을 걸었어.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 컸던 것도 있지만, 북학은 소련과 중국의 삼각관계를 잘 이용했다고도 하는구나. 그리고 그 초반의 성공적인 길을 김일성의 공으로 돌려서 김일성 1인 권력을 완성해갔어. 그런데 1991년 소련이 붕괴한 이후에 소련의 지원은 뚝 떨어지고, 때마침 권력을 이양 받은 김정일의 실정이 이어지면서, 1990년대는 식량배급제가 파탄이 나게 되었어. 거기에 자연도 안 도와줘서 대홍수까지 발생했어.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기근이나 자연재해로 200~300만의 북한 주민들이 죽었다고 해. 배급제가 없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 했어. 그러다 보니 암시장이 생기게 되었고, 시장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 시장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자본주의의 싹이 튼다는 것이야. 가정을 지키던 여성들이 암시장을 만들었는데, 영세 사업도 하게 되었고, 이로써 독립하는 여성도 생겨났대. 이후 시장은 더욱 번창하게 되었어.
북한 정부도 가끔 단속을 하지만, 뇌물로 해결할 수 있어. 북한 사회에 시장은 자리를 잡았다고 하는구나. 그러다가 2009년 11월 대대적인 화폐개혁이 있었대. 시장 거래의 부가가치를 떨어뜨리는 화폐개혁이었어. 정부에 대한 분노도 엄청 컸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일부 엘리트들은 북한 돈이 아닌 중국 위안화나 달러로 보유하고 있대. 요즘에는 일반 주민들도 중국 위안화를 보유하고, 북한의 원화에 대한 신뢰도는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북한의 원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니 인플레이션이 심해져서 2013년 9월 노동자 월급이 3000~4000원이었는데, 이 책을 쓰고 있을 당시(2015년)에는 30만원까지 올랐대. 그리고 정부의 일을 하면서 받는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고 금액이 적어서, 많은 사람들이 부업을 하고 있었대. 그 부업이라는 것이 결국 시장 활동을 통해서라는구나. 그렇게 생겨난 시장을 장마당이라고 해.. 주부들이 시장 상인으로 많이 일하고, 기본생필품이 주거래 품목이란다.
….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들이 무려 3만여 명이나 된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탈북한 지 몰랐어. 북한 인구의 약 0.1%라고 하는데…. 이들은 우리나라나 중국 등지에서 일을 하게 될 거야. 그런데 그들이 번 돈을 다시 북한으로 보내기도 한다는구나. 아빠는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브로커를 통해서 북한으로 돈이 엄청 들어간다고 하는구나. 중국과 북한의 북경을 중심으로 돈이 유입되고 있대.
….
그리고 알게 모르게 민영사업도 활발히 이루어져 있고, 고위인사들도 모두 자기 사업들을 하고 있대. 김씨 집안들의 사람들도 중국의 고급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는구나. 그리고 외국에 있는 한식 식당의 많이 보유하고 있대. 그러면서 평양에도 부를 과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은 스마트폰과 명품을 가지고 다닌대.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평양과 맨해튼을 합성해서 평해튼이라고 부른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온 소식들이구나. 이처럼 북한에 대한 정보는 너무 적었던 거야.
2.
그렇게 돈이 생기다 보니 여가 생활을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구나. 여가 생활의 대표적인 것이 아무래도 텔레비전이 아닐까? 하지만 북한의 텔레비전 채널은 그리 많지도 않고, 재미도 별로… 그러면 어떻게 하겠어? 재미있는 해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들을 볼 수만 있다면 보겠지. 그렇게 불법으로 해외 매체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대. 북한 대부분의 주민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돼. 예전에는 DVD로 반입이 많이 되었는데, 최근에는 USB를 통해서 반입이 많이 된대. 아무래도 USB는 크기도 작고, 썼다 지우는 것도 되니 얼마나 편하겠니.
한국드라마, 한국영화, 그 밖에 외국 매체들을 많이 본다고 하는구나. 이런 것들이 탈북에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래.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 인터넷이 특히 제한적이라는 거야. 한국 드라마나 외국 매체들을 접하는데 인터넷만큼 편한 게 없을 텐데 말이야. 그래서 USB를 통한 파일 공유가 엄청 활발하대.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USB는 인터넷을 대신한다고 할 수 있어.
…
북한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편이야. 음주가무는 아무래도 우리 민족의 본성인데, 그것을 억압한다고 어디 가겠니. 그러다 보니 밀주가 관행이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하는구나. 노래방 기계를 가지고 있는 가정도 꽤 있대. MP3 플레이어도 보급이 되어 외국음악도 많이 접하고 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가요를 많이 듣는다고 하는구나. 지난 달에 평양에서 우리나라 가수들의 공연들이 있었는데, 관객들이 우리나라 노래를 많이 따라 불렀다고 들었어. 이렇게라도 계속적인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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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성공적으로 마친 평창올림픽에 북한에서 모란봉 악단이 와서 공연을 했었어. 그 악단의 악단장이 현송월이라는 사람인데, 이 책에서 현송월에 대한 이야기도 하더구나. 현송월은 김정은의 전 여친이었는데, 김정은의 부인 리선주에 의해 제거되었다는 소문이 한동안 있었대. 그러다가 모란봉 악단의 단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그리고 올해 평창 올림픽에 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까지 주고 갔어.
…
북한에서는 기본적으로 국내여행에도 불법이야. 전에 북한 작가 반디가 쓴 <고발>이라는 소설집에서 북한에서 여행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었지. 자신의 지역 밖을 나가는 것도 허가가 필요하니 여행은 언감생심이겠지. 그런데, 자본주의가 유입되면서 조금씩 바뀌기는 했대. 사업 때문에 가는 여행객은 허가가 쉬워서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대. 물론 뇌물이 작동해야 했지. 신흥 상업 계급들도 서서히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대. 그러서인지 평양에서도 교통 체증이 생겨나기 시작했대… 그래.. 북한도 서서히 변해야지, 언제까지 멈춰 있을 거냐.
…
담배는 어떨까? 김정일은 담배를 그렇게 싫어했다는구나. 그래서 21세기 3대 바보들을 흡연자, 컴맹,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자들이라고 했다는구나. 그런데 김정은은 애연가라 하는구나. 아버지 말을 안 듣는 아들이었나 보구나.^^
3.
이 책에서는 북한의 자본주의에 의한 변화뿐만 아니라 그들의 권력구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었어.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권력 이양이 될 때도 쉽게 넘어간 것은 아니래. 김정일이 권력을 잡는데 숙부 김영주가 큰 장애물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김정일이 끌어들인 인물이 매제 장성택이었어. 김정일의 두뇌 역할을 했다는구나.
그런데 김정은은 권력을 잡자마자 여러 인사들을 숙청했는데, 그 중에 장성택도 포함되었잖아. 장성택이 죽었을 때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대서특필했던 기억이 있구나. 그것은 김정은 혼자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지금 김정은은 혼자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래.. 정확히 누가 책임을 지고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김정은과 그의 친척, 조직지도부 고위 인사, 그리고 이들의 신임을 받는 군 고위 인사와 당관료. 이들의 연합체가 아닐까 추측을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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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사실 지금 현재 누가 북한을 ‘책임지고’ 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다. 확실히 김정은 막강하다. 김씨 일가의 다른 개인도 힘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절대적이지 않다. 그들 외에도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이 구축한 막후의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그런 구조 위에 김정은 자신도 제한된 권위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 권력 구조의 명칭은 조직지도부(OGD)다. 장성택의 처형을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조직지도부가 얻을 게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동시에 조직지도부는 일반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장도 없는 조직인 데다, 여기에 혼란을 더하는 점은 조직원 중 일부는 진짜 조직지도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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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정은이 국내외적으로 많이 얼굴을 비치고 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이유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북한의 여러 정치 조직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국가안전보위부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대한 설명은 책의 내용으로 대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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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국가안전보위부가 일단 당신을 소환하면 인생은 영원히 바뀌고 만다. 그 시점에 이르면 당신은 사실상 어떤 반국가 활동을 한 정치범으로 확정이 된 것이다. 기적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개입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당신은 약식 공개 재판에서 죄를 ‘자백’하게 되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후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족도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정은 국가안전보위부가 내린다. 적정한 혹은 투명한 법적 절차라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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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한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장면을 텔레비전에 보면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북한에도 핸드폰이 있네… 이러면서 말이야. 하지만, 이미 1998년에 핸드폰을 사용했대. 그러다가 2004년에 금지를 시켰고… 그리고 2008년에 다시 이집트 통신사와 합작하여 고려링크라는 통신사업자를 만들었대. 200만 가입자가 있고, 이제 스마트폰도 많이들 사용한대. 단, 국제전화와 인터넷은 안 된다고 해.
하지만 국경 근처에서는 중국이동통신망을 이용해서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한다고 하는구나. 물론 불법이고 걸리면 뇌물로 해결하면 되고… 불법폰으로는 외국산 스마트폰보다는 삼성, LG 핸드폰을 선호한다고 하는구나. 한글로 되어 있어서…
…
라디오 방송의 경우 남북한 모두 상대방 라디오 방송은 잡히지 않게끔 되어 있어. 하지만 북한의 장마당에서는 외국산 라디오가 거래되고 있대. 그리고 사업가들에게 라디오는 중요한 매체라고 하는구나. 국제 정세를 미리 파악해야 어떤 물건값에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수 있대.
…
자, 그럼 북한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 이 책의 원서가 출간된 것은 2015년이란다. 그때만 해도 남북 관계도 좋지 않고, 북미관계도 좋지 않던 시절이잖아.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들은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하고 있더구나. 마치 2018년의 봄을 예견한 것 같았어.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지은이들은 북한은 점진적인 국가 개방을 할 것이라고 했어.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2017년 8월에 이 책을 읽은 이들은 지은이들의 예측이 희망 섞인 이야기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작년에는 남북관계가 무척 안 좋았으니까. 툭하면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려서 주변국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잖아. 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예측이 어쩌면 맞겠다 싶었어. 그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 말이야…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북한을 오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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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253)
동시에 북한이 처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 ‘미치광이’ 평양이 한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핵공격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그런 자살 공격을 고려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의 현상유지 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 정부를 불만스럽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을 한계점까지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수년간 계속된 제재에도 평양에 사치품이 넘쳐나고 나아가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은 국가 개방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윤을 추구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봉건적이고 전통적인 ‘사회주의 낙원’ 북한은 오래전부터 바깥세계를 놀라게 할 힘이 있었다. 앞으로 10~20년 후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때까지 우리는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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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 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와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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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18-04-14 공감(1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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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불고 있는 자본주의 바람
지난해 있었던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 무드를 조성했다. 이 두 이벤트는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놀라움과 감격을 안겨줬다.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면서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북한을 주제로 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여러 책을 발견했는데, 이 중 유독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책의 제목은 <<조선자본주의공화국>>으로, 외국인 기자 두 명의 저서였다. 제목에 매력을 느껴 알아보니, 주요 내용이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적 현상이었다. 전 세계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경멸한다고 알려진 나라에 자본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현재 북한에서는 자본주의를 향한 이중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중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 이중 시장 중 하나는 '공식 경제'로,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곳에서 일하면서 임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다른 하나는 '회색시장경제'다. 합법적이진 않지만 북한 전역에서 통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마당'으로, 불법이지만 용인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장마당에서 사유 재산을 거래한다. 하층민을 넘어 당과 군의 엘리트들도 이에 동참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양상이 북한에서 전개되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적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대기근을 겪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고난의 행군'이다.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 당국은 주민을 먹여 살릴 수 없게 됐다. 배급 체제가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스스로 살 길을 찾아 나섰다. 이 몸부림이 위에서 언급한 자본주의적 현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고난의 행군이 북한 정권과 주민 간의 유대감을 약화시켜 북한의 시장화를 촉진한 셈이다.
고난의 행군은 공무원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제 파탄으로 국가에서 주는 녹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 공무원들은 유사 민영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사 민영 사업이 이뤄지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국영 기업이 사업을 시작하면 개인 사업자가 여기에 합류한다. 사업을 운영하며 생기는 수익 중 60~70%는 경영자의 몫이다. 나머지는 당의 부서와 상급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들어간다. 이렇게 개인 사업자는 자기 수익을 올리고, 당은 예산을 확보한다. 개인 사업자는 장부도 조작한다. 생산품의 양을 허위로 기재한 후, 남는 상품을 장마당에 팔아 이윤을 남긴다.
한편, 북한의 군인들은 훈련에 쓸 에너지를 건설 현장에서 쓴다. 현재 북한에서는 군이 참여하는 민관 건설 산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평양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북한 경제에서 볼 수 있는 변화상을 살펴봤다. 이제부터는 북한 주민의 삶에 보다 밀접한 옷, 패션, 유행과 관련된 변화를 설명하겠다.
북한 주민들이 해외 매체를 보다 많이 접하고 자본주의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을 갖게 되면서, 사회주의 스타일로 본인을 꾸미려는 시도가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옷차림, 머리, 화장, 미의 기준, 성형 수술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북한에는 일정한 의복 규정이 있다. 평상시에는 검정색과 푸른색 옷을 주로 입고, 여성들은 섹시함을 어필하는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청년동맹이라는 단체는 주민들의 규정 준수 여부를 단속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규범을 깨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사람들은 단속에 걸려도 뇌물을 주고 빠져 나간다. 결국 청년동맹도 뇌물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새로운 유행은 북한 내부의 변화와 외부 자극의 만남으로 탄생했다. DVD와 USB를 통해 들어온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 패션이 북한 주민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션 스타일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함경북도 청진시는 평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거리가 멀다보니 평양에 가해지는 이념적 통제가 그곳까지 미치지 못한다. 청진은 북한의 패션 도시로 부상했다. 청진은 기본적으로 산업 도시인데, 자본주의적 전환이 일어나면서 교역의 허브 역할까지 맡게 됐다. 이렇다보니 해외 패션이 북한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청진에 상륙한다. 하지만 당국은 속수무책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진의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에 책의 저자들은 청진 출신의 한 여성 탈북자로부터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 여성 탈북자가 청진에 있을 때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도 스키니진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서 스키니진은 엄연한 불법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을 주로 이념적 프레임으로 봐 왔다. 분단과 전쟁, 이념 대립을 거쳐온 나라에서 이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북한도 자의 반 타의 반 변화해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북한이 조금이나마 달라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인식 변화를 요구한다. 더 이상 이념의 잣대로만 북한을 바라보고 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북한을 봐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시각으로 현재의 북한을 바라보면서 미래의 북한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에도 중요하다. 북한이 겪는 변화와 앞으로 북한이 나아갈 길이 남북 간의 협상과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끝으로 책의 주요 내용과 동떨어져 있지만, 지난해에는 한반도에서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져 우리를 기쁘고 설레게 했다. 작년에 있었던 일련의 일들은 올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간 온탕과 냉탕을 오간 남북과 오랜 적대 관계에 있던 북미가 항상 꽃길만 걸을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한 이상, 전략과 인내로 어려움을 뚫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적대와 대립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부디 올 한 해 동안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져, 남북과 북미가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 함께 걸어가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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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o99 2019-01-13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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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를 펼친다
4.10~4.23
휴전선 너머에 우리와 닮은, 우리와 같은 말을 쓰는, 우리와 같은 원화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있다.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 북한. 지리적으로 맞닿아있으나 나의 신분으로는 갈 수 없는 나라다. 휴전한지 어느덧 7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시간 동안 남북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아예 다른 나라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나는 이 책을 통해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갈 수 없으니, 영국의 다니엘 튜더와 제임스 피어슨이 대신 가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얽힌 감정이 없을 제3자의 시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여서 더 흥미로웠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이라는 책 제목이 인상깊다. 90년대 대기근 이후로 북한에도 자본주의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북한에서는 이미 남한이나 중국의 드라마, 예능 등을 usb에 담아 사고팔기도 한다니 확실히 우리가 아는 북한이 다가 아니다. 아직까지 북한에는 남한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옛 전통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점차 근대화의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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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4-23 공감(9)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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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0-171031 35
syo는 맞춤법에 민감하지 않고, 맞춤법에 어긋난 글을 만나도 지적하거나 글쓴이에 대해 특정한 견해를 갖지는 않는다. 제놈도 허구한 날 틀리고 앉았거든. 그러나 뜻만 통하면 된다는 둥, 언어는 원래 변하는 거라는 둥 하는 대답을 만나면, 그것이 그저 악에 받쳐서 빽빽 질러댄 핑계나 변명은 아닌지 좀 면밀히 살펴 보는 편이다. 핑계도 적당해야 한다. '환골탈퇴'는 syo에게 '환장하겠네, 이 골 때리는 놈 탈탈 털어서 퇴비로 쓰고 싶다'의 줄임말이다. 이런 경우는 소통이나 변화를 들먹여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멍청함이 드러나는 ... + 더보기
syo 2017-10-31 공감 (4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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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8월의 마지막 날
이 풍경을 실제로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못해봤다. 그냥 이국적이다, 라는 느낌에서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풍등. 그 풍등의 전래가 어떻게 되었던 지금은 장식의 효과가 더 크겠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호이안 거리를 색색으로 밝혀주는 등은 정말 이뻤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씨클로 노동자들의 고됨을 잠시 잊고 - 나같은 등치가 타려고 한 씨클로의 아저씨는 그 중에서도 너무 말라있어서 황급히 다른 사람을 밀어넣고 5분여를 기다린 후에 다행히 젊고 통통한 애가 와서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거리 여행을 즐겼다. 8월의... + 더보기
chika 2017-08-31 공감 (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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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당과 선군정치
제 시간에 버스를 탔지만 주말 고속도로 상황이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고속도로라는 말이 무색하다. 추석을 앞둔 사전 성묘 차량 탓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은 더 소요될 듯하다(그럼 꼬박 다섯 시간이 된다!). 하동에 도착하면 먹기로 한 점심도 늦어질 것 같아 휴게소에 들르면 간단한 요기라도 해야겠다.버스가 출발하고 한 시간여 눈을 붙인 덕분에 책을 읽을 만한 컨디션은 회복했다(그래도 눈이 피로할 때 찾아오는 결막염 증세가 가라앉지 않는다. 내주에는 안과에도 가봐야겠다). 가방에 넣어온 책을 손에 쥐려다... + 더보기
로쟈 2017-09-23 공감 (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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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시장경제
북한을 다룬 책이 쏟아지고 있다. 알라딘의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분류하에만도 2020. 5. 22. 현재 2,106개의 상품이 등록되어 있고(90년대 이전 책 중에 등록되지 않은 상품도 많을 것이고, 다른 여러 카테고리에 흩어져 있는 책도 있다), 매월 단행본이 10권 꼴로는 꾸준히 등록되는 것 같다. 이전과 다른 것은, 이데올로기적 경쟁 대상 내지 당위적 실천의 지향으로서 북한과 통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실상 자체(인권 문제를 포함하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늘... + 더보기
묵향 2020-05-22 공감 (1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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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엘 튜더, 제임스 피어슨]<조선자본주의공화국> 중에서...
(21)
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48)
북한으로 수입되는 메르세데스, BMW, 렉서스 차량도 김씨 집안만을 위한 게 아니다. 정부 관리 상당수가 이런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유리창에 짙은 색을 넣은 검정색 차량을 선호한다. 고위 공무원의 차는 ‘727’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달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 밖에 평양의 많은 부자 사업가 –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북한사람까지 – 도 고급 외제 차량을 갖고 있다. 자수성가해서 갑부가 된 이들이야말로 중국에서 들어와 비싼 가격에 팔리는 렉서스를 몰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한 취재원은 김씨 집안이나 다른 엘리트 집안에 연결돼 있지 않은데도 실 자산이 1000만 달러가 넘는 사업가도 있다고 전했다. 새로 생겨난 민관 합작 사업 유치 게임에서 수완을 발휘해 부를 모은 신흥 자본가 엘리트 중 한 명일 것이다.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 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와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86)
이런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은 김정은 정부가 여가와 스포츠 활동에 새로운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강경한 선군 이미지로 유명했던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국가의 선전은 번영과 심지어 즐거움에 기초한 이미지를 선전하는 쪽으로 얼마간 옮겨 갔다. 이런 경향은 김정은이 총애하는 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미식 스키리조트이지만 그 밖에 테마파크와 3D 영화, 돌고래 쇼를 하는 ‘시월드’ 같은 물놀이공원도 있다. 이런 경향은 의심의 여지 없이 김정은 자신의 보다 젊고 친근한 개인 성향에 부합한다.
(103)
사실 지금 현재 누가 북한을 ‘책임지고’ 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다. 확실히 김정은 막강하다. 김씨 일가의 다른 개인도 힘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절대적이지 않다. 그들 외에도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이 구축한 막후의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그런 구조 위에 김정은 자신도 제한된 권위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 권력 구조의 명칭은 조직지도부(OGD)다. 장성택의 처형을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조직지도부가 얻을 게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동시에 조직지도부는 일반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장도 없는 조직인 데다, 여기에 혼란을 더하는 점은 조직원 중 일부는 진짜 조직지도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125)
장성택이 제거되자 수천 명의 사람이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지도자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협소해진 미래 전망에도 적응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장성택이 처형된 충격적인 방식 또한 그의 라인에 속한 고위 인사 일부에게는 생생한 두려움을 주입했을 것이다. 이것은 라인의 불안정과 내부 다툼은 물론 이탈의 가능성도 증가시킨다. 장성택을 제거한 세력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장성택의 숙청이 시작됐을 때 김정은은 실제로 북쪽 지방 양강도 삼지연군에 있었다. 삼지연은 백두산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북한 신화에서 중요한 곳이다. 북한은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고, 김씨 가문은 백두혈통을 잇는 것으로 소개된다. 삼지연은 비상시에 김씨 가문 일원과 고위 엘리트 들이 집결할 수 있는 요새 지역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 국경이 바로 옆에서 있기 때문에 정말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지도자와 가족은 걸어서 북한을 탈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숙청이 벌어지던 동안 삼지연에서 김정은과 함께 있었던 인물 중에는 황병서 당시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가까운 조직지도부 일원인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이 있었다.
(179)
국가안전보위부가 일단 당신을 소환하면 인생은 영원히 바뀌고 만다. 그 시점에 이르면 당신은 사실상 어떤 반국가 활동을 한 정치범으로 확정이 된 것이다. 기적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개입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당신은 약식 공개 재판에서 죄를 ‘자백’하게 되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후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족도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정은 국가안전보위부가 내린다. 적정한 혹은 투명한 법적 절차라는 것은 없다.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252)
동시에 북한이 처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 ‘미치광이’ 평양이 한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핵공격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그런 자살 공격을 고려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의 현상유지 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 정부를 불만스럽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을 한계점까지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수년간 계속된 제재에도 평양에 사치품이 넘쳐나고 나아가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253)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은 국가 개방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윤을 추구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봉건적이고 전통적인 ‘사회주의 낙원’ 북한은 오래전부터 바깥세계를 놀라게 할 힘이 있었다. 앞으로 10~20년 후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때까지 우리는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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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종이책 15,300원
전자책정가
11,900원
통일/북한관계서적 주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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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100자평(10)리뷰(15)
출판사 제공 카드리뷰
종이책 페이지수 : 260쪽
책소개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점점 강화되는 국제적 제재와 압박을 타개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주시하면서 외교적 실리만을 좇으려 하고, 북핵 문제는 이제 외교ㆍ정치적 게임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가 정치적 치킨게임에 몰두해 있는 동안, 북한 사회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여전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와 국가적 통제는 견고하지만, 이를 넘어서려는 자본주의적 제스처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북한의 경제활동에서 시장(장마당)이 가지는 의미와 그 실질적인 범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북한의 지배층 또한 이 같은 회색경제에 대해 암묵적인 공모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도 여가를 누리기 위한 비밀스러운 방법을 찾고 있다. KBS나 중국을 통해 송신되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신호가 잡히는 곳의 북한 주민이라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평해튼(‘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에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바일 기기에 시선을 빼앗긴 남녀의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청진은 북한 최초로 스키니 진이 인기를 끈 지역이다. 미용 상품 수입도 활발해서 중국에서 BB크림을 수입하고, 젊은 여성 사이에서는 쌍꺼풀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저자들은 대기근 이후 북한 정부의 “(재정적) 파산 상태”와 표면적인 체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고 말한다. 이는 ‘미치광이’ 북한이 미국 혹은 한반도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상 북한 지도부에게는 그런 자살 공격을 할 아무런 동기가 없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보기에, 중기적으로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 국가 개방”이다.
목차
서문
한국어판 서문
제1장 북한, 시장을 만나다
시스템의 붕괴
원화와 위안화의 병용
장마당의 내부
돈의 발자국을 따라서
경제활동의 국경
민관 합작 사업
건설 산업
불평등과 시장화
제2장 은밀한 여가 생활
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그림책과 책매대
컴퓨터에서 태블릿까지
음주가무
여행과 여가
담배와 다른 향정신성 물질들
제3장 누가 책임자인가?
김일성으로부터 김정일에게로
조직지도부
개인비서국
장성택
힘의 균형
제4장 죄와 벌(feat. 국가안전보위부)
비정치적 범죄
일반적인 교도소
정치범수용소는 어떻게 다른가
국가안전보위부의 감시 활동
돌아오지 못할 지점
정치범수용소의 시스템
유배
제5장 옷, 패션, 유행
의류 범죄와 패션 경찰
멋진 신세계
패션 수도 청진
미용 상품과 시술
지극히 정상인 청년들
제6장 휴대전화의 부상, 라디오의 변화
북한의 휴대전화 간략사
고려링크 휴대전화 사용하기
국경 지대에서 휴대전화 사용하기
신호 방해와 외부 라디오 방송
라디오의 파장
누가, 언제, 무엇을 듣는가
제7장 분화하는 북한 사회
사회 계급
평양 대 나머지
화교
에필로그
역자 후기
참고문헌
접기
책속에서
첫문장
'공산주의'라든가 '집단화' 같은 딱지는 지금 북한 경제에 전혀 맞지 않는다.
(21)
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접기 - bookholic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 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와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접기 - bookholic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접기 - bookholic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접기 - bookholic
저자 및 역자소개
다니엘 튜더 (Daniel Tudor)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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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 경제학 · 철학을 공부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찾았다가 사랑에 빠져, 2004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한국에 머물며 미국계 증권회사와 한국의 증권회사에서 일했다. 영국으로 돌아가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하고,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헤지펀드 회사에서 일했다. 2010년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 되어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특파원으로 일하는 동안 북한 문제와 2012년 대통령 선거, 그 외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안을 다루는 기사를 썼... 더보기
최근작 : <마지막 왕국>,<고독한 이방인의 산책>,<힘의 역전 2> … 총 16종 (모두보기)
제임스 피어슨 (James Pearson)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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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서울 주재 특파원. 런던대학교 SOAS(동양ㆍ아프리카학 전문 학교)에서 중국어와 한국어를,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동양학을 전공했고, 북한 관련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기적으로 로이터 TV와 BBC 라디오에서 북한 관련 방송을 하고 있다. 2017년 후반에는 베트남으로 이동, 로이터 하노이 지국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최근작 : <조선자본주의공화국> … 총 2종 (모두보기)
전병근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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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휴머니티의 운명에 관심이 많은 지식 큐레이터. ‘북클럽 오리진’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지식의 표정』, 『궁극의 인문학』, 『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이, 옮긴 책으로는 『다시, 어떻게 읽을 것인가』, 『다시, 책으로』, 『선물』, 『죽음의 청기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의 미래』, 『신이 되려는 기술』 등이 있다.
최근작 :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요즘 무슨 책 읽으세요> … 총 51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북핵과 미사일에 가려진 북한의 일상
지난 7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고, 이어 괌 포위사격을 예고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가중시켰다. 무력시위를 통해 점점 강화되는 국제적 제재와 압박을 타개하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관련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한국 정부는 사드(THADD)를 추가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례적으로 미국의 선제 타격과 한반도 전면전 확대 시나리오를 다루었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한다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여전히 국제사회는 북한을 주시하면서 외교적 실리만을 좇으려 하고, 북핵 문제는 이제 외교ㆍ정치적 게임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소외되는 것은 북한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주민들의 일상이다.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그늘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려 우리가 이 같은 정치적 치킨게임에 몰두해 있는 동안, 북한 사회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여전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 체제와 국가적 통제는 견고하지만, 이를 넘어서려는 자본주의적 제스처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이라는 극장국가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상연되는 수많은 정치적/기계적 이미지들 속의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쉴 새 없이 요동치는 동북아 국제 정세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북한 사회의 실상과 변화의 단면을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북한의 변화, 남북관계 해법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북한에는 그간 어떤 형태로든 시장이 존재했다. 그리고 사회주의국가인 북한의 경제활동에서 시장(장마당)이 가지는 의미와 그 실질적인 범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끔찍했던 대기근을 겪으면서, 더 이상 배급에 기댈 수 없게 된 이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사적 거래의 장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일종의 ‘이중경제’가 존재하게 된다. 하나는 국가가 정해 준 직장에서 받는 형편없는 월급과, 다른 하나는 합법적이지 않지만 사적으로 넓게 통용되는 방식, 즉 ‘회색시장’에서 얻는 돈이다. 그리고 북한의 지배층 또한 이 같은 회색경제에 대해 암묵적인 공모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 같은 북한의 사적 현실에 무관심할까? 그것은 여전히 우리가 북한을 위협의 대상일 뿐 국가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종북 프레임’에 갇혀 여전히 사상적 논쟁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북한의 실생활을 알기 힘들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남북관계에서 과연 ‘통일’이라는 장기적 전망은 가능할까? 현실적 삶의 무게에 골몰해 있는 대부분의 우리에게는, 통일에 관한 수많은 탁상공론보다 우리를 점점 ‘닮아가는’ 2500만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에 관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미시적 접근을 통해, 비로소 통일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은 새로운 전망의 방법론을 가질 수 있다.
스키니 진을 입은 북한, 그들의 은밀한 여가 생활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북한에서의 여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진다. 물론 북한 주민들은 한국에 비해 여가 생활의 조건이 현저히 열악하거나 불법인 것도 있지만, 그들도 여가를 누리기 위한 비밀스러운 방법을 찾고 있다. 예컨대 KBS나 중국을 통해 송신되는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신호가 잡히는 곳의 북한 주민이라면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 더구나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DVD나 USB 메모리 스틱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장마당에서는 놀랄 만큼 많은 이들에게 팔려 나간다. 체제에 대한 충성심의 약화 때문인지, 단순히 외국 매체와 방송을 본 사람들도 (뇌물만 건넬 수 있다면) 대개 처벌받지 않는다.
각종 그림책(만화) 또한 ‘책매대’라는 이동식 노점 책방을 통해 구할 수 있으며, 최근 평양의 엘리트들은 태블릿을 일종의 신분적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른바 평해튼(‘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에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바일 기기에 시선을 빼앗긴 남녀의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한편 북한의 보통 사람들은 음주가무 또한 즐겨서, 공원에서 사람들이 모여 ‘평양소주’나 ‘대동강 맥주’를 마시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다만 교외 주민이나 극빈자의 경우 대부분 집에서 만든 밀주를 즐긴다). 그들은 사회 계급을 불문하고 서로의 집에 모여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담배 산업도 한창이다. 김정은은 ‘727’이라는 값비싼 담배를 좋아한다. 이외에도 ‘새봄’, ‘크레이븐 A’, ‘아침’ 등 수많은 담배들이 있고 이 중 일부는 중동에 수출되어 북한 권력층에게 짭짤한 수익을 준다.
북한에서의 패션은 보수적이고 의류 범죄와 패션 경찰이 존재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의 패션 수도로 일컬어지는 청진은 북한 최초로 스키니 진이 인기를 끈 지역이다. 당연히 스키니 진이나 몸매를 드러내는 옷은 금지되어 있지만, 이처럼 맵시를 과시하는 것이 북한의 젊은 여성에게는 해방감을 주는 경험으로 여겨진다(다만 청바지는 여전히 ‘너무 이국적이기 때문에’ 단속의 대상이 된다). 미용 상품 수입도 활발해서 중국에서 BB크림을 수입하고, 젊은 여성 사이에서는 (당연히 불법이지만) 쌍꺼풀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패션이나 미용 분야의 확산에는 한국 TV와 영화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힘의 균형과 정치범수용소
북한 주민들에게 불어 닥친 자본주의적 바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견고한 체제와 형벌의 시스템도 있다. 김정은이 물려받은 체제는 김씨 일가의 개인숭배에 기반을 두며, 김정은 개인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특히 조직지도부는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아는” 국가의 유일한 부서로, 김정일 시기부터 국가를 통제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또한 개인비서국은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의 일정을 짜고 경호를 조정하는 등의 역할을 하며 체제를 강화한다. 다만 여기에는 일종의 힘의 균형이 작용한다. 김정은이 각 부서의 막강한 힘을 위시해 북한을 모조리 장악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의 이해관계와 다른 성향을 가진 권력자들로 이뤄진 층위가 존재하는 것이다. 최룡해 실각설을 비롯해 이른바 ‘장성택 라인’의 부상과 축출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는 김정은뿐만 아니라 어느 개인도 북한을 홀로 좌지우지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북한에는 일반 범죄자를 다루는 인민보안부(현 인민보안성)의 비정치적 수용소도 존재하지만, 문제는 정치범수용소다. 북한의 비밀경찰과도 같은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안전보위성)가 책임지는 정치범수용소는 사실상 사법 체계의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바일 통신망인 ‘고려링크’와 공무원 등에 대한 감시를 비롯해, 정치적인 의심이 있는 대상자를 조사한다. 누군가 심문소로 끌려가 혹독한 심문을 당하고 유죄를 받아 정치범수용소로 가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국가안전보위부는 막대한 자의적 힘을 행사한다. 각종 ‘구역’으로 나눠진 정치범수용소가 ‘돌아오지 못할 지점’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분화하는 북한: 북한은 붕괴할까?
사회주의국가의 목표는 ‘계급 없는 사회’를 향하고 있지만, 북한 사회는 ‘성분 시스템’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분할되어 있다. 성분은 일종의 사회적 지위를 의미하는데, 나쁜 성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의 삶(직업, 결혼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는 마치 자본 권력에 의해 구획되는 사회계층과도 유사해 보인다. 이처럼 성분은 궁극적으로 “능력주의에 역행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평양 대 나머지’라는 중심-주변부의 격차도 존재한다. 평양 사람들은 북한 체제의 모순을 참아내면서 이득을 얻는 반면, 청진 같은 북동부 지역의 사람들은 계몽된 의식을 가지고 체제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만여 명의 화교도 북한이 내세우는 민족적 동일성과는 무관한, 이질적 증거다. 1980년대 이후 부와 지위 상승을 이루며 번창하고 있는 화교들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에게는 속쓰림의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의 일상이 겪는 자본주의적 전환, 여전히 모순적인 체제와 잔혹한 정치적 형벌, 그리고 분화되는 사회 계층은 결국 북한의 붕괴를 초래할까? 저자인 다니엘 튜더와 제임스 피어슨은 대기근 이후 북한 정부의 “(재정적) 파산 상태”와 표면적인 체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미치광이’ 북한이 미국 혹은 한반도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상 북한 지도부에게는 그런 자살 공격을 할 아무런 동기가 없음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보기에, 중기적으로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 국가 개방”이다. 다만 한때 ‘사회주의의 낙원’이라고 불렸던 북한의 변화 앞에서, 그들의 미래를 쉽게 단언할 수는 없다. 저자들의 말처럼 그저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수밖에.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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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기식대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북한의 비교적 최신동향을 알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다. 이런 사실들을 알고 나니 통일의 가능성은 더 낮다고 봐야겠다. 핵도 가지고 있고, 경제도 어찌어찌 돌아가니 결국엔 제2의 중국이 돼버릴 듯하다.
책수집가 2017-12-14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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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나쁘지 않은데 역자는 북한에 대해 무지한 듯. 포천보가 뭐야..
srhaw4 2018-03-06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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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북한을 얘기하다. 북한의 권력자가 아닌 북한의 일반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간단하게나마 알게 해 주는 책.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들을 알고자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미친 나이스가이 2017-12-2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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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한글로 나온 다니엘 튜더 책은 다 읽었다. 북한의 실상을 꽤 자세하게 알려준다. 부정부패가 우리 뺨칠 만큼 심하고 북중경계도시는 외부정보를 많이 얻어서 퍽 세련됐다는 거랑 김일성이 살았을 때인 80년대부터 실재 최고권력자는 김정일이었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퍽 흥미로웠다. 번역은 좀
심술 2018-07-10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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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튜더라는 저자의 이름을 믿고 읽은 책. 제3자가 본 북한책이고 실제 인터뷰해서 써서 편견을 덜어내지만 북한을 깊숙이 취재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보인다. 절망도 희망도 아닌 현재를 보여준다.
히카루 2018-07-12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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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자본주의공화국
일단 겉표지 일러스트가 너무 재밌게 그러져 있어서 흥미를 유발한다. 그동안 잘 접하지 못했던 북한에 대한 실상을 알 수 있는데,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 매도하는 것과 비슷하게 대한민국 국민들도 북한에 대해 일정한 선입견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잘 알듯이 북한에도 한류 열풍이 몰아닥쳤다. 그래서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북한 사람들은 한국 대중가요를 즐겨 듣는다. 최근에는 DVD나 USB, 혹은 SD카드에 담아서 한국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 경우, 단속이 들어왔을 때 신속히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 물론, 체포되더라도 뇌물을 주면 풀려날 수 있다. 이 뇌물이라는 것이 북한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데, 그만큼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북한도 스마트폰이 도입되었는데, 문제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검열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즉, 현대 기술을 받아들이지만 외부 정보는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전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책에서 저자는 수년 내 제한된 버전의 인터넷이 허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한 정부는 완전히 신뢰를 잃었는데 큰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정부의 화폐개혁이었다. 이로 인해, 은행에 들어 있는 예금 10만 원은 하루아침에 단 돈 천 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이는 북한 주민들의 엄청난 분노로 이어지게 되었다. 심지어, 김일성 초상화가 그려진 지폐를 불태우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서민과 달리 북한 엘리트들은 돈을 중국 위안화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
탈북자들은 브로커들을 통해서 북한 내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전달한다. 스마트폰으로 1분이면 몇 천만 원도 이체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탈북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전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신기한 것은 돈이 대체적으로 잘 전달된다는 점이다. 브로커들은 북한 내 가족들과 만나 전화 통화를 통해 탈북자들에게 잘 전달되었음을 알려준다. 중국 접경 인근에 사는 북한 사람이 한국에 짧게 전화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간단한 문제라고 책에서 언급한다. 수수료는 송금액의 30퍼센트까지 물어야 한다.
탈북에도 등급이 있다. 기본은 브로커가 탈북자를 직접 데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가고 그 다음부터는 알아서 해야 하는데, '골드'패키지는 브로커가 직접 베이징까지 동행해서 서울로 가는 항공편을 위한 위조 서류까지 제공해준다. '골드'패키지는 약 천만 원 정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북한의 군인들은 평소에 건설 작업에 동원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군인들이 직접 먹을 거리까지 준비해서 가야 한다. 한 마디로 자원봉사 무료 노동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북한이 붕괴되는 일은 당분만 없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책에서 설명한다.
"김씨 집안과 측근은 여전히 아주 강력한 카드를 갖고 있다. 후원과 처벌의 공포, 선전, 아직 얼마간 남아 있는 김일성에 대한 존경심, 왕조제의 매혹적인 힘 같은 것들이 북한의 기반인데 이것은 지금도 정부의 장악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 생활의 여러 부분을 통제하는데 특이한 것은 여자가 스키니 진을 입거나 남자가 머리를 기르는 것도 통제 대상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반나절 강제 노동을 하고 반나절 선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북한 처벌의 특징은 바로 연좌제이다. 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3대가 모두 관리소로 보내지게 된다. 따라서, 이 연좌제는 정권에 도전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억제의 수단 중 하나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휴대폰이 많이 보급이 되었다. 2013년 5월 기준으로 휴대폰 사용자가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는 많이 다르다. 인터넷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앱을 설치하려면 대리점에 가서 돈을 내고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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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2018-01-18 공감(2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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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모르는 북한의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고, 트럼프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났다. 훅 다가오던 평화분위기가 북미 양자간 힘겨루기가 좀 이루어지면서 다소 식은 감은 없지 않지만, 지난 10년에 비한다면 남북간 새로운 전기가 마련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아직 북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핵을 쏘는 무식 담대함, 전세계 최강국을 향해 으름장을 놓는 역시 무식담대함, 시원하게 일본에 대해 하는 욕(공영방송에서 섬나라 기생충이란다.) 찢어지는 가난함, 탈북, 벌거벗은 산들, 식량부족, 장마당 등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이런 것들이다.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형식상은 민주주의다. 국명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다. 영화나 여러 매체에서 보면 실제론 왕정이면서 공화국, 공화국 한다. 하긴 우리도 민주주의로 출발했지만 실질적 민주주의가 어느정도 굳어지는데는 40년이 필요했다.(물론 굳어졌다고 믿었지만 계엄령을 검토했다!!) 그런 그들은 사회주의 체제에기에 국가가 형편없지만 모든걸 인민에게 보장해주었다. 적지만 피복, 식량등을 배급했다. 거기엔 사회주의로 다투는 두 강국 러시아와 중국사이를 교묘히 줄타기하면서 양쪽으로부터 모두 얻어내는 기민함도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무너지고 중국이 자본주의화 하면서 모든게 달라진다.
거기에 대기근이 수년 겹치면서 90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이 온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사회가 크게 변화한 것처럼 북한에게는 고난의 행군 이전과 이후가 매우 다르다. 이전에는 순진하게 사회주의에 대한 이념적 믿음과 김씨 일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배급이 끊기면서 진정한 헬조선이 펼쳐지고 각자도생의 시기가 열리면서 이같은 순진한 믿음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국가에 의해 배속된 소조에서의 벌이로 충분치 않자 먹을 것과 더블잡을 위해 다른 곳으로 향했고 자연스레 장마당이 전국가지에 형성되었다. 장마당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아무래도 소조에 얽메인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이 움직이기 편했기 때문이다. 장마당은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해서 상당히 많은 물품이 거래되고 있으며 인기 없는 븍한 산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남한 산이 인기라고 한다.
물론 이런 장마당은 공식적으로 불법이며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품이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 서구의 그것들이라면 불법이다. 고난의 시기만 해도 이런 것의 거래가 적발되면 가족 전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지만 지금은 간단한 뇌물이면 쉽게 해결된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방송을 무척 좋아하는데 북한의 방송이 매우 재미없기도 하거니와 남한의 것은 세련되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DVD로 남한의 방송물이 거래되었지만 지금은 USB로 거래가 된다고 한다. 크기도 훨씬 작아 유통및 감추기가 쉽고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남한의 방송은 텔레비전으로도 시청이 가능한데 북한의 텔레비전은 북한 방송만 시청이 가능하므로 불법개조가 횡횡한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적 특성상 이런 남한 및 서양의 방송을 가장 많이 시청하는 지역은 북방의 양강도와 함경도, 그리고 휴전선 인접지역이다.
장마당은 통해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에서는 기존의 공산당 외에 새로운 상위계층이 태어났는데 바로 돈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뇌물을 통해 자신의 뒷배를 든든히 하면서 사업의 기회를 불법적이고 독점적으로 얻기도 한다. 가령 중국과 정기적으로 거래하는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물품을 빼돌리거나 밀수해 좋은 사업기회를 가질수 있게 되는것이다. 이 사람들은 이미 계층화하여 공산당 간부들도 이들과의 혼인을 즐겨한다고 한다. 이런 경제의 활성화로 평양중심가는 소위 평해튼이라 불리는 남한의 강남같은 부촌아파트가 들어섰으며 이들의 생활수준 역시 제법 높으며 집값 역시 상승일로라고 한다.
북에서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에서 스마트폰이 유선전화보다 보급률이 높은 것은 사회기간망이 형편없기 때문인데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고려링크라는 그들만의 인트라넷으로 인터넷 접속이 크게 제한되어 있으면 필요한 앱도 대리점에가서 일정 금액을 주고 허용된 것만 설치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전화나 문자만 보내게 되어 기존의 2g 단말기와 큰 역할 차이가 없다. 우스게소리로 전력 수급이 일정치 않은 북에서는 잦은 정전으로 스마트폰을 오히려 휴대용 전등처럼 쓰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이므로 겉으론 평등사회지만 사실상 3계층이다. 하나는 체제에 공헌하고 순응한 공산당 권력층, 그리고 일반층, 나머지 하나는 적대층이다. 적대층은 남한 출신이거나 국군 포로의 가족들, 혹은 김씨 일가의 권력 집중과정에서 숙청된 층들이다. 문제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게 되물림되어 적대층으로 분류된 경우 사회적 지위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일원체제로 보이지만 그 뒤에는 국가보위부가 있다고 한다. 국가보위부는 김씨 일가를 보필하면서도 위에 언급한 사람들의 계층을 분류하기도 하고, 정치적 사찰을 감행하거나 정치적 숙청도 행한다. 국가보위부를 만든 것은 김정일로 김정일이 김일성의 신뢰를 얻는 과정에서 숙부와 경쟁하며 만든 것이다. 어느 순간 국가보위부를 위시한 김정일의 권력은 오히려 김일성을 능가하였으며 김정일을 보좌하면서도 막강한 권력으로 다른 짓도 할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북한 권력은 김정은과 국가보위부 이 두개로 구성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며 장성택등의 고위급 처형도 김정은의 의사보단 보위부의 생각일수도 있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저자는 끝으로 북한이 외교적 어려움과 고립에도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고난의 행군도 넘어선 그들이다. 어쩔수 없는 필요성과 김씨일가의 돈벌이를 위해 자본주의적 요소를 상당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체제의 안정을 위해 어느정도 고삐를 죄고 있는게 지금의 북한이다. 지금의 개방분위기와 더불어 북한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세를 거스르기 어렵지 않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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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18-07-13 공감(23)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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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봄바람은 이미 그 전부터 불고 있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이라는 책은 얼마 전에 녹색평론에서 소개되어 알게 되었어. 그리고 아빠도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책제목을 적어두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아빠가 딱히 이즈음 읽어야겠다고 한 것은 아닌데, 우연히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좋아져서, 책을 펴면서 이 책을 읽는 시기로 깔맞춤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단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북관계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일 년도 채 안되어 교류가 이렇게 활발해질 수 있다니… 대통령을 잘 뽑아놓으니, 세상도 금방금방 좋아지는구나.
물론 북한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이런 분위기가 일시적일 수도 있어. 하지만 남북관계라는 것이 1차 그래프처럼 쭉 좋아질 수는 없는 것이지. 서로 밀고 당기면서, 다차원 그래프처럼 점진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려가면 되지 않겠니.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면, 느린 걸음이지만 조금씩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아빠는 생각해.
...
북한… 우리와 아주 가깝지만,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는 곳. 언론에 비친 단편적인 모습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고…. 두 명의 영국인이 직접 취재한 북한의 이야기. 책 제목을 보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대충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조선자본주의공화국. 북한의 정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패러디해서 지은 제목이잖아. 북한 안에서도 자본주의가 싹트고 있다는 내용이 중심내용이었단다.
1.
해방 이후 북한 정권이 수립된 이후 초반에는 성공의 길을 걸었어.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 컸던 것도 있지만, 북학은 소련과 중국의 삼각관계를 잘 이용했다고도 하는구나. 그리고 그 초반의 성공적인 길을 김일성의 공으로 돌려서 김일성 1인 권력을 완성해갔어. 그런데 1991년 소련이 붕괴한 이후에 소련의 지원은 뚝 떨어지고, 때마침 권력을 이양 받은 김정일의 실정이 이어지면서, 1990년대는 식량배급제가 파탄이 나게 되었어. 거기에 자연도 안 도와줘서 대홍수까지 발생했어.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기근이나 자연재해로 200~300만의 북한 주민들이 죽었다고 해. 배급제가 없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가야 했어. 그러다 보니 암시장이 생기게 되었고, 시장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지. 시장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자본주의의 싹이 튼다는 것이야. 가정을 지키던 여성들이 암시장을 만들었는데, 영세 사업도 하게 되었고, 이로써 독립하는 여성도 생겨났대. 이후 시장은 더욱 번창하게 되었어.
북한 정부도 가끔 단속을 하지만, 뇌물로 해결할 수 있어. 북한 사회에 시장은 자리를 잡았다고 하는구나. 그러다가 2009년 11월 대대적인 화폐개혁이 있었대. 시장 거래의 부가가치를 떨어뜨리는 화폐개혁이었어. 정부에 대한 분노도 엄청 컸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일부 엘리트들은 북한 돈이 아닌 중국 위안화나 달러로 보유하고 있대. 요즘에는 일반 주민들도 중국 위안화를 보유하고, 북한의 원화에 대한 신뢰도는 많이 떨어졌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북한의 원화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니 인플레이션이 심해져서 2013년 9월 노동자 월급이 3000~4000원이었는데, 이 책을 쓰고 있을 당시(2015년)에는 30만원까지 올랐대. 그리고 정부의 일을 하면서 받는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고 금액이 적어서, 많은 사람들이 부업을 하고 있었대. 그 부업이라는 것이 결국 시장 활동을 통해서라는구나. 그렇게 생겨난 시장을 장마당이라고 해.. 주부들이 시장 상인으로 많이 일하고, 기본생필품이 주거래 품목이란다.
….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들이 무려 3만여 명이나 된다고 하는구나. 아빠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탈북한 지 몰랐어. 북한 인구의 약 0.1%라고 하는데…. 이들은 우리나라나 중국 등지에서 일을 하게 될 거야. 그런데 그들이 번 돈을 다시 북한으로 보내기도 한다는구나. 아빠는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브로커를 통해서 북한으로 돈이 엄청 들어간다고 하는구나. 중국과 북한의 북경을 중심으로 돈이 유입되고 있대.
….
그리고 알게 모르게 민영사업도 활발히 이루어져 있고, 고위인사들도 모두 자기 사업들을 하고 있대. 김씨 집안들의 사람들도 중국의 고급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는구나. 그리고 외국에 있는 한식 식당의 많이 보유하고 있대. 그러면서 평양에도 부를 과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은 스마트폰과 명품을 가지고 다닌대.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평양과 맨해튼을 합성해서 평해튼이라고 부른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온 소식들이구나. 이처럼 북한에 대한 정보는 너무 적었던 거야.
2.
그렇게 돈이 생기다 보니 여가 생활을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싶구나. 여가 생활의 대표적인 것이 아무래도 텔레비전이 아닐까? 하지만 북한의 텔레비전 채널은 그리 많지도 않고, 재미도 별로… 그러면 어떻게 하겠어? 재미있는 해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들을 볼 수만 있다면 보겠지. 그렇게 불법으로 해외 매체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대. 북한 대부분의 주민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돼. 예전에는 DVD로 반입이 많이 되었는데, 최근에는 USB를 통해서 반입이 많이 된대. 아무래도 USB는 크기도 작고, 썼다 지우는 것도 되니 얼마나 편하겠니.
한국드라마, 한국영화, 그 밖에 외국 매체들을 많이 본다고 하는구나. 이런 것들이 탈북에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래. 그런데 한가지 문제점…. 인터넷이 특히 제한적이라는 거야. 한국 드라마나 외국 매체들을 접하는데 인터넷만큼 편한 게 없을 텐데 말이야. 그래서 USB를 통한 파일 공유가 엄청 활발하대.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USB는 인터넷을 대신한다고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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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편이야. 음주가무는 아무래도 우리 민족의 본성인데, 그것을 억압한다고 어디 가겠니. 그러다 보니 밀주가 관행이고 이런저런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하는구나. 노래방 기계를 가지고 있는 가정도 꽤 있대. MP3 플레이어도 보급이 되어 외국음악도 많이 접하고 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가요를 많이 듣는다고 하는구나. 지난 달에 평양에서 우리나라 가수들의 공연들이 있었는데, 관객들이 우리나라 노래를 많이 따라 불렀다고 들었어. 이렇게라도 계속적인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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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성공적으로 마친 평창올림픽에 북한에서 모란봉 악단이 와서 공연을 했었어. 그 악단의 악단장이 현송월이라는 사람인데, 이 책에서 현송월에 대한 이야기도 하더구나. 현송월은 김정은의 전 여친이었는데, 김정은의 부인 리선주에 의해 제거되었다는 소문이 한동안 있었대. 그러다가 모란봉 악단의 단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그리고 올해 평창 올림픽에 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까지 주고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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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기본적으로 국내여행에도 불법이야. 전에 북한 작가 반디가 쓴 <고발>이라는 소설집에서 북한에서 여행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었지. 자신의 지역 밖을 나가는 것도 허가가 필요하니 여행은 언감생심이겠지. 그런데, 자본주의가 유입되면서 조금씩 바뀌기는 했대. 사업 때문에 가는 여행객은 허가가 쉬워서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대. 물론 뇌물이 작동해야 했지. 신흥 상업 계급들도 서서히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대. 그러서인지 평양에서도 교통 체증이 생겨나기 시작했대… 그래.. 북한도 서서히 변해야지, 언제까지 멈춰 있을 거냐.
…
담배는 어떨까? 김정일은 담배를 그렇게 싫어했다는구나. 그래서 21세기 3대 바보들을 흡연자, 컴맹, 음악을 즐기지 못하는 자들이라고 했다는구나. 그런데 김정은은 애연가라 하는구나. 아버지 말을 안 듣는 아들이었나 보구나.^^
3.
이 책에서는 북한의 자본주의에 의한 변화뿐만 아니라 그들의 권력구조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었어.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권력 이양이 될 때도 쉽게 넘어간 것은 아니래. 김정일이 권력을 잡는데 숙부 김영주가 큰 장애물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김정일이 끌어들인 인물이 매제 장성택이었어. 김정일의 두뇌 역할을 했다는구나.
그런데 김정은은 권력을 잡자마자 여러 인사들을 숙청했는데, 그 중에 장성택도 포함되었잖아. 장성택이 죽었을 때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대서특필했던 기억이 있구나. 그것은 김정은 혼자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지금 김정은은 혼자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래.. 정확히 누가 책임을 지고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김정은과 그의 친척, 조직지도부 고위 인사, 그리고 이들의 신임을 받는 군 고위 인사와 당관료. 이들의 연합체가 아닐까 추측을 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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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사실 지금 현재 누가 북한을 ‘책임지고’ 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다. 확실히 김정은 막강하다. 김씨 일가의 다른 개인도 힘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절대적이지 않다. 그들 외에도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이 구축한 막후의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그런 구조 위에 김정은 자신도 제한된 권위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 권력 구조의 명칭은 조직지도부(OGD)다. 장성택의 처형을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조직지도부가 얻을 게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동시에 조직지도부는 일반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장도 없는 조직인 데다, 여기에 혼란을 더하는 점은 조직원 중 일부는 진짜 조직지도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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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정은이 국내외적으로 많이 얼굴을 비치고 하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이유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북한의 여러 정치 조직에 대한 설명도 있었는데, 국가안전보위부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대한 설명은 책의 내용으로 대신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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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국가안전보위부가 일단 당신을 소환하면 인생은 영원히 바뀌고 만다. 그 시점에 이르면 당신은 사실상 어떤 반국가 활동을 한 정치범으로 확정이 된 것이다. 기적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개입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당신은 약식 공개 재판에서 죄를 ‘자백’하게 되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후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족도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정은 국가안전보위부가 내린다. 적정한 혹은 투명한 법적 절차라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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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북한 사람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장면을 텔레비전에 보면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북한에도 핸드폰이 있네… 이러면서 말이야. 하지만, 이미 1998년에 핸드폰을 사용했대. 그러다가 2004년에 금지를 시켰고… 그리고 2008년에 다시 이집트 통신사와 합작하여 고려링크라는 통신사업자를 만들었대. 200만 가입자가 있고, 이제 스마트폰도 많이들 사용한대. 단, 국제전화와 인터넷은 안 된다고 해.
하지만 국경 근처에서는 중국이동통신망을 이용해서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한다고 하는구나. 물론 불법이고 걸리면 뇌물로 해결하면 되고… 불법폰으로는 외국산 스마트폰보다는 삼성, LG 핸드폰을 선호한다고 하는구나. 한글로 되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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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의 경우 남북한 모두 상대방 라디오 방송은 잡히지 않게끔 되어 있어. 하지만 북한의 장마당에서는 외국산 라디오가 거래되고 있대. 그리고 사업가들에게 라디오는 중요한 매체라고 하는구나. 국제 정세를 미리 파악해야 어떤 물건값에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수 있대.
…
자, 그럼 북한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까? 이 책의 원서가 출간된 것은 2015년이란다. 그때만 해도 남북 관계도 좋지 않고, 북미관계도 좋지 않던 시절이잖아.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들은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하고 있더구나. 마치 2018년의 봄을 예견한 것 같았어.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지은이들은 북한은 점진적인 국가 개방을 할 것이라고 했어.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2017년 8월에 이 책을 읽은 이들은 지은이들의 예측이 희망 섞인 이야기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작년에는 남북관계가 무척 안 좋았으니까. 툭하면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려서 주변국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잖아. 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예측이 어쩌면 맞겠다 싶었어. 그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 말이야…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북한을 오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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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253)
동시에 북한이 처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 ‘미치광이’ 평양이 한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핵공격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그런 자살 공격을 고려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의 현상유지 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 정부를 불만스럽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을 한계점까지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수년간 계속된 제재에도 평양에 사치품이 넘쳐나고 나아가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은 국가 개방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윤을 추구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봉건적이고 전통적인 ‘사회주의 낙원’ 북한은 오래전부터 바깥세계를 놀라게 할 힘이 있었다. 앞으로 10~20년 후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때까지 우리는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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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 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와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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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18-04-14 공감(1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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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불고 있는 자본주의 바람
지난해 있었던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 무드를 조성했다. 이 두 이벤트는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놀라움과 감격을 안겨줬다.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면서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북한을 주제로 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여러 책을 발견했는데, 이 중 유독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책의 제목은 <<조선자본주의공화국>>으로, 외국인 기자 두 명의 저서였다. 제목에 매력을 느껴 알아보니, 주요 내용이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적 현상이었다. 전 세계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경멸한다고 알려진 나라에 자본주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현재 북한에서는 자본주의를 향한 이중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중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 이중 시장 중 하나는 '공식 경제'로,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곳에서 일하면서 임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다른 하나는 '회색시장경제'다. 합법적이진 않지만 북한 전역에서 통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마당'으로, 불법이지만 용인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장마당에서 사유 재산을 거래한다. 하층민을 넘어 당과 군의 엘리트들도 이에 동참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양상이 북한에서 전개되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적이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대기근을 겪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고난의 행군'이다.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 당국은 주민을 먹여 살릴 수 없게 됐다. 배급 체제가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스스로 살 길을 찾아 나섰다. 이 몸부림이 위에서 언급한 자본주의적 현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고난의 행군이 북한 정권과 주민 간의 유대감을 약화시켜 북한의 시장화를 촉진한 셈이다.
고난의 행군은 공무원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제 파탄으로 국가에서 주는 녹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 공무원들은 유사 민영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사 민영 사업이 이뤄지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국영 기업이 사업을 시작하면 개인 사업자가 여기에 합류한다. 사업을 운영하며 생기는 수익 중 60~70%는 경영자의 몫이다. 나머지는 당의 부서와 상급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들어간다. 이렇게 개인 사업자는 자기 수익을 올리고, 당은 예산을 확보한다. 개인 사업자는 장부도 조작한다. 생산품의 양을 허위로 기재한 후, 남는 상품을 장마당에 팔아 이윤을 남긴다.
한편, 북한의 군인들은 훈련에 쓸 에너지를 건설 현장에서 쓴다. 현재 북한에서는 군이 참여하는 민관 건설 산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평양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북한 경제에서 볼 수 있는 변화상을 살펴봤다. 이제부터는 북한 주민의 삶에 보다 밀접한 옷, 패션, 유행과 관련된 변화를 설명하겠다.
북한 주민들이 해외 매체를 보다 많이 접하고 자본주의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을 갖게 되면서, 사회주의 스타일로 본인을 꾸미려는 시도가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옷차림, 머리, 화장, 미의 기준, 성형 수술에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
북한에는 일정한 의복 규정이 있다. 평상시에는 검정색과 푸른색 옷을 주로 입고, 여성들은 섹시함을 어필하는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청년동맹이라는 단체는 주민들의 규정 준수 여부를 단속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규범을 깨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사람들은 단속에 걸려도 뇌물을 주고 빠져 나간다. 결국 청년동맹도 뇌물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새로운 유행은 북한 내부의 변화와 외부 자극의 만남으로 탄생했다. DVD와 USB를 통해 들어온 한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 패션이 북한 주민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션 스타일을 추구하게 만들었다.
함경북도 청진시는 평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거리가 멀다보니 평양에 가해지는 이념적 통제가 그곳까지 미치지 못한다. 청진은 북한의 패션 도시로 부상했다. 청진은 기본적으로 산업 도시인데, 자본주의적 전환이 일어나면서 교역의 허브 역할까지 맡게 됐다. 이렇다보니 해외 패션이 북한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청진에 상륙한다. 하지만 당국은 속수무책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청진의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고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0년에 책의 저자들은 청진 출신의 한 여성 탈북자로부터 흥미로운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 여성 탈북자가 청진에 있을 때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들도 스키니진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서 스키니진은 엄연한 불법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을 주로 이념적 프레임으로 봐 왔다. 분단과 전쟁, 이념 대립을 거쳐온 나라에서 이는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북한도 자의 반 타의 반 변화해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북한이 조금이나마 달라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인식 변화를 요구한다. 더 이상 이념의 잣대로만 북한을 바라보고 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북한을 봐야 한다.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시각으로 현재의 북한을 바라보면서 미래의 북한을 예측해야 한다. 이는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에도 중요하다. 북한이 겪는 변화와 앞으로 북한이 나아갈 길이 남북 간의 협상과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끝으로 책의 주요 내용과 동떨어져 있지만, 지난해에는 한반도에서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져 우리를 기쁘고 설레게 했다. 작년에 있었던 일련의 일들은 올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간 온탕과 냉탕을 오간 남북과 오랜 적대 관계에 있던 북미가 항상 꽃길만 걸을 수는 없다. 그래도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한 이상, 전략과 인내로 어려움을 뚫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적대와 대립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부디 올 한 해 동안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져, 남북과 북미가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 함께 걸어가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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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o99 2019-01-13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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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를 펼친다
4.10~4.23
휴전선 너머에 우리와 닮은, 우리와 같은 말을 쓰는, 우리와 같은 원화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있다.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 북한. 지리적으로 맞닿아있으나 나의 신분으로는 갈 수 없는 나라다. 휴전한지 어느덧 7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시간 동안 남북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아예 다른 나라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나는 이 책을 통해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갈 수 없으니, 영국의 다니엘 튜더와 제임스 피어슨이 대신 가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얽힌 감정이 없을 제3자의 시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여서 더 흥미로웠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이라는 책 제목이 인상깊다. 90년대 대기근 이후로 북한에도 자본주의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북한에서는 이미 남한이나 중국의 드라마, 예능 등을 usb에 담아 사고팔기도 한다니 확실히 우리가 아는 북한이 다가 아니다. 아직까지 북한에는 남한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옛 전통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점차 근대화의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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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2018-04-23 공감(9)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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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20-171031 35
syo는 맞춤법에 민감하지 않고, 맞춤법에 어긋난 글을 만나도 지적하거나 글쓴이에 대해 특정한 견해를 갖지는 않는다. 제놈도 허구한 날 틀리고 앉았거든. 그러나 뜻만 통하면 된다는 둥, 언어는 원래 변하는 거라는 둥 하는 대답을 만나면, 그것이 그저 악에 받쳐서 빽빽 질러댄 핑계나 변명은 아닌지 좀 면밀히 살펴 보는 편이다. 핑계도 적당해야 한다. '환골탈퇴'는 syo에게 '환장하겠네, 이 골 때리는 놈 탈탈 털어서 퇴비로 쓰고 싶다'의 줄임말이다. 이런 경우는 소통이나 변화를 들먹여서는 안되는 치명적인 멍청함이 드러나는 ... + 더보기
syo 2017-10-31 공감 (4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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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8월의 마지막 날
이 풍경을 실제로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못해봤다. 그냥 이국적이다, 라는 느낌에서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풍등. 그 풍등의 전래가 어떻게 되었던 지금은 장식의 효과가 더 크겠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호이안 거리를 색색으로 밝혀주는 등은 정말 이뻤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씨클로 노동자들의 고됨을 잠시 잊고 - 나같은 등치가 타려고 한 씨클로의 아저씨는 그 중에서도 너무 말라있어서 황급히 다른 사람을 밀어넣고 5분여를 기다린 후에 다행히 젊고 통통한 애가 와서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거리 여행을 즐겼다. 8월의... + 더보기
chika 2017-08-31 공감 (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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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당과 선군정치
제 시간에 버스를 탔지만 주말 고속도로 상황이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고속도로라는 말이 무색하다. 추석을 앞둔 사전 성묘 차량 탓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은 더 소요될 듯하다(그럼 꼬박 다섯 시간이 된다!). 하동에 도착하면 먹기로 한 점심도 늦어질 것 같아 휴게소에 들르면 간단한 요기라도 해야겠다.버스가 출발하고 한 시간여 눈을 붙인 덕분에 책을 읽을 만한 컨디션은 회복했다(그래도 눈이 피로할 때 찾아오는 결막염 증세가 가라앉지 않는다. 내주에는 안과에도 가봐야겠다). 가방에 넣어온 책을 손에 쥐려다... + 더보기
로쟈 2017-09-23 공감 (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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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시장경제
북한을 다룬 책이 쏟아지고 있다. 알라딘의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분류하에만도 2020. 5. 22. 현재 2,106개의 상품이 등록되어 있고(90년대 이전 책 중에 등록되지 않은 상품도 많을 것이고, 다른 여러 카테고리에 흩어져 있는 책도 있다), 매월 단행본이 10권 꼴로는 꾸준히 등록되는 것 같다. 이전과 다른 것은, 이데올로기적 경쟁 대상 내지 당위적 실천의 지향으로서 북한과 통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실상 자체(인권 문제를 포함하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늘... + 더보기
묵향 2020-05-22 공감 (1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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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엘 튜더, 제임스 피어슨]<조선자본주의공화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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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초반 성공에는 또 다른 결정적 요인이 있었다. 옛 소련과 중국의 지원이다. 냉전 시기 내내, 북학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을 영리하게 이간질해 이익을 취할 수 있었다.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교묘히 이득을 추구함으로써 고래들 사이의 새우 신세인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했다. 나중에 후대 정권이 중국과 미국의 우려를 활용해 이익을 취한 능력에서도 반복된 이 전략 덕분에 북한은 중소 양국으로부터 지속적인 구호를 얻어 낼 수 있었고, 이는 국민의 식량배급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북한 정부는 주민들이 이 모든 것을 김일성의 후덕함에서 나온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었다.
(48)
북한으로 수입되는 메르세데스, BMW, 렉서스 차량도 김씨 집안만을 위한 게 아니다. 정부 관리 상당수가 이런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유리창에 짙은 색을 넣은 검정색 차량을 선호한다. 고위 공무원의 차는 ‘727’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달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 밖에 평양의 많은 부자 사업가 –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북한사람까지 – 도 고급 외제 차량을 갖고 있다. 자수성가해서 갑부가 된 이들이야말로 중국에서 들어와 비싼 가격에 팔리는 렉서스를 몰 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다. 한 취재원은 김씨 집안이나 다른 엘리트 집안에 연결돼 있지 않은데도 실 자산이 1000만 달러가 넘는 사업가도 있다고 전했다. 새로 생겨난 민관 합작 사업 유치 게임에서 수완을 발휘해 부를 모은 신흥 자본가 엘리트 중 한 명일 것이다.
(72)
최근 평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내에서 ‘태블릿 발견하기’ 놀이를 즐긴다. 북한 엘리트들 사이에서 중국에서 구입한 태블릿은 재미있는 장난감이자 신분의 상징이다. 이른바 평해튼의 젊은 거주자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북한 정부도 개발에 착수해 독자 모델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삼지연을 생산했다. 하지만 삼지연은 진정한 북한산은 아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이고 내부 회로는 중국 회사 예콘에서 가져왔다. 가격은 200달러인데, 평양 무역박람회에서 한 대를 구입한 소식통은 ‘앵그리 버드’와 PDF 파일 리더, 미리 내려받은 전자책 약간이 갖춰진 상태였다고 설명한다. 기능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데, 한 가지만 예외다. 삼지연에서는 와이파이 기능이 없다. 와이파이는 북한 내부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사양이기 때문이다.
(86)
이런 흐름과 함께 가는 것은 김정은 정부가 여가와 스포츠 활동에 새로운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강경한 선군 이미지로 유명했던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국가의 선전은 번영과 심지어 즐거움에 기초한 이미지를 선전하는 쪽으로 얼마간 옮겨 갔다. 이런 경향은 김정은이 총애하는 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미식 스키리조트이지만 그 밖에 테마파크와 3D 영화, 돌고래 쇼를 하는 ‘시월드’ 같은 물놀이공원도 있다. 이런 경향은 의심의 여지 없이 김정은 자신의 보다 젊고 친근한 개인 성향에 부합한다.
(103)
사실 지금 현재 누가 북한을 ‘책임지고’ 있는지는 말하기가 어렵다. 확실히 김정은 막강하다. 김씨 일가의 다른 개인도 힘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절대적이지 않다. 그들 외에도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이 구축한 막후의 권력 구조가 존재한다. 그런 구조 위에 김정은 자신도 제한된 권위를 물려받은 것이다. 이 권력 구조의 명칭은 조직지도부(OGD)다. 장성택의 처형을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조직지도부가 얻을 게 훨씬 더 많았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동시에 조직지도부는 일반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장도 없는 조직인 데다, 여기에 혼란을 더하는 점은 조직원 중 일부는 진짜 조직지도부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125)
장성택이 제거되자 수천 명의 사람이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지도자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협소해진 미래 전망에도 적응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장성택이 처형된 충격적인 방식 또한 그의 라인에 속한 고위 인사 일부에게는 생생한 두려움을 주입했을 것이다. 이것은 라인의 불안정과 내부 다툼은 물론 이탈의 가능성도 증가시킨다. 장성택을 제거한 세력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장성택의 숙청이 시작됐을 때 김정은은 실제로 북쪽 지방 양강도 삼지연군에 있었다. 삼지연은 백두산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북한 신화에서 중요한 곳이다. 북한은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고, 김씨 가문은 백두혈통을 잇는 것으로 소개된다. 삼지연은 비상시에 김씨 가문 일원과 고위 엘리트 들이 집결할 수 있는 요새 지역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 국경이 바로 옆에서 있기 때문에 정말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지도자와 가족은 걸어서 북한을 탈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숙청이 벌어지던 동안 삼지연에서 김정은과 함께 있었던 인물 중에는 황병서 당시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가까운 조직지도부 일원인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이 있었다.
(179)
국가안전보위부가 일단 당신을 소환하면 인생은 영원히 바뀌고 만다. 그 시점에 이르면 당신은 사실상 어떤 반국가 활동을 한 정치범으로 확정이 된 것이다. 기적적으로, 힘 있는 사람이 개입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당신은 약식 공개 재판에서 죄를 ‘자백’하게 되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후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가족도 따라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이다. 결정은 국가안전보위부가 내린다. 적정한 혹은 투명한 법적 절차라는 것은 없다.
(195)
김정은의 아니 리설주는 일종의 유행 선도자다 리설주의 스타일은 평양의 신흥 부유층 여성의 전형이면서 지나치게 현란하지는 않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리설주는 가끔씩 공식 행사에서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할 자리에 브로치를 단다. 또한 바리 정장을 입고, 심지어 하이힐도 신는다. 하이힐은 북한에서 최근까지도 문란하다는 이미지를 주었지만 이제는 여성성을 나타낸다. 리설주는 최고 지도자의 부인인 데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꽤 인기가 있기 때문에 의상에 관한 한 젊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모란봉악단 역시 비슷하다. 김정은이 직접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 악단의 단원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는 건 주민들도 옷차림에서 덜 보수적이어도 된다는, 사실상의 청신호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01)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을 멋있어 하고 따라 하고자 하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반정부 행위로 여겨진다. 하지만 북한 사람도 한국 사람이 키도 크고 잘생겼으며, 자기네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의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논평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게 되면 북한 사람이 한국의 우월한 삶의 질에 대해 ‘알아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정부로서는 경제개혁을 결코 추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북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바로 북한 주민의 정권 전복 의지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북한 사람은 정권 전복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질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가 경제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기를 바란다.
(252)
동시에 북한이 처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지정학적 환경이 놀랄 만큼 잘 균형 잡혀 있다. ‘미치광이’ 평양이 한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핵공격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그런 자살 공격을 고려할 아무런 동기가 없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자제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중국의 현상유지 지지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북한 정부를 불만스럽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을 한계점까지 몰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수년간 계속된 제재에도 평양에 사치품이 넘쳐나고 나아가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253)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은 국가 개방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이윤을 추구하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봉건적이고 전통적인 ‘사회주의 낙원’ 북한은 오래전부터 바깥세계를 놀라게 할 힘이 있었다. 앞으로 10~20년 후 북한이 어떤 모습일지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때까지 우리는 당혹감과 희망이 뒤섞인 심정으로 계속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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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holic 2018-03-18 공감 (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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