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25, 2026

*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 김병로 2016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 김병로 | 알라딘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김병로 (지은이)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016






책소개
‘조선’으로 북한을 읽는다는 말은 북한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북한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며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호전적인 존재로 비치지만, ‘조선’으로 들어가 보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행동 원칙이 그 안에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으며, 밖에서 보이지 않는 깊은 좌절과 분노, 한국전쟁의 피해와 충격으로 자폐적 특질이 형성되어 있음도 볼 수 있다.

저자는 ‘조선’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적 구조가 바로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을 바탕으로 ‘조선’에서 유사시를 대비한 지역자립체제가 정착되고, 전쟁피해 정도에 따른 계층구조, 그리고 주체사상에 입각한 조직생활이 ‘조선’의 사회구조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을 서술하였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폐쇄적 사회체제가 형성되고 진화하는 과정을 4부로 구성했다. 한국전쟁 이후 전시체제의 형성(1950~60년대), ‘주체’ 사회주의 체제 구축(1970~80년대), 탈냉전 이후 ‘조선’ 사회의 분화(1990~2000년대), 그리고 사회체제의 미래전망(2010~20년대)의 네 시기를 차례로 살펴본다.

‘조선’의 법과 제도가 지향하는 이념과 비전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그것이 북한주민의 실제 삶에 어떻게 시행되는가 하는 결과의 측면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 8년간 축적한 탈북자 경험자료 등을 통해 살펴보았다. 경제적 고난, 유엔제재, 인권압박, 핵무기 개발 등으로 점철된 ‘조선’의 폐쇄적 체제가 앞으로 생존과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도 전망한다.


목차
책을 펴내며
서장: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1. 코리아 반도의 두 나라
2. 전쟁이 낳은 집단 트라우마
3. ‘다시 읽기’의 의미
4. 책의 구성

제1부 한국전쟁과 전시사회체제의 형성

제1장 지역자립체제
1. 전후복구와 전시대비
2. ‘경제-국방 병진노선’과 지역자립체제
3. 지역분산과 땅굴
4. 지역자립체제의 작동체계: 거시적 사회주의 체계 내의 미시적 시장 메커니즘
5. 체제 유지의 물적 토대

제2장 계급에서 성분으로
1. 한국전쟁의 인적 손실
2. 인구자료에 의한 추정
3. 계급노선의 질적 변화: 계급에서 성분으로
4. 성분별 계층구조
5. 북한식 보훈정책으로 확고해진 적대의식

제3장 주체사상의 종교화
1. ‘주체’의 발견과 진화
2. 구성과 내용
3. 종교적 신앙의 출현: 사회정치적 생명과 영생
4. 주체사상과 기독교
5. 자기충족사회의 의미해석과 주체종교

제2부 3대혁명과 ‘주체’사회체제 구축

제4장 3대혁명과 수령체제 확립
1. 3대혁명과 유일사상
2. ‘군사정권’과 수령체제
3. 김정일의 장군이미지 부각과 선군정치
4. 정치문화와 리더십 체계

제5장 주체적 발전전략
1. 사회주의 발전모형
2. 친중(親中)적 봉합: 중공업 우선, 농업-경공업 동시발전
3. 기술혁명의 꿈, 남한으로부터 배우다
4. 김정일 후계정권의 ‘자유화’ 정책
5. 사회주의권 붕괴와 비상대응

제6장 집단주의와 교육철학
1. 집단주의 원칙
2. 사회정책과 조직생활
3. 복지제도
4. 교육제도와 교육철학

제7장 ‘조선’사람, ‘조선’문화
1. 실용주의와 민족문화
2. 가족과 일상생활
3. 북한의 표준어 ‘문화어’
4. 유교전통문화
5. 민족주의와 반세계화

제3부 ‘고난의 행군’과 격동하는 ‘조선’사회

제8장 ‘고난의 행군’과 사회적 파장
1. 초유의 대재난
2. 재난의 파급과 국가의 대응
3. 7.1개혁과 시장의 확산
4. 집단아사의 충격과 트라우마
5. 취약해진 사회복원력

제9장 분절적 시장화와 계층구조의 변화
1. 시장과 체제변혁
2. 분절적 시장화
3. 북한 사회계층에 대한 논의
4. 시장활동과 계층구조의 분화
5. 계급갈등 양상과 진행방향

제10장 문화접변과 노스코리안 디아스포라
1. ‘고난의 행군’과 대량탈북
2. 억압적 인권의 폭로
3. 꿈틀거리는 종교
4. 한류의 유입과 정보유통
5. 변화하는 주민의식

제11장 선군정치와 핵 무장 전략
1. 체제위기와 선군정치
2. 북미 대립과 핵개발 모험
3. 2차 핵실험과 중국의 한반도 개입
4. 3차 핵실험과 북한의 핵 모험 전략
5. 다시 ‘병진노선’으로

제4부 사회주의 위기와 ‘강성국가’ 전망

제12장 ‘강성국가’의 비전과 도전
1. 사회주의 위기와 ‘공산주의’ 폐기
2. 사회주의 체제전환의 경험
3. 북한의 위기극복 전략: 6년 단위 기획
4. 주체적 발전전략과 강성국가의 실현 가능성

제13장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 분석
1. 사회주의 체제와 정치 불안정
2. 김정은 정권의 대내 불안정성
3. 김정은 정권의 대외 불안정성
4. 종합평가

제14장 사회통합의 구조와 역동성: 무 엇 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가
1. 갈등과 통합의 사회동학
2.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역사·문화적 뿌리
3. 사회통합 수준에 대한 경험적 평가
4. 사회통합의 전망

종장: 지구화 시대 ‘조선’의 미래
1. 붕괴냐 통일이냐?
2. ‘조선’의 개방과 국제화의 도전
3. 연대평화, ‘최후승리’의 길

접기




책속에서


P. 10~11 전쟁과 학살, 천재지변 등의 참사를 체험하거나 목격하는 구성원들은 깊은 상실감을 느낌과 동시에 죽음에 대한 무서움과 불안 때문에 집착적 행동을 하게 된다. 학살과 재난을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보호본능과 생존의지가 발동하여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식이 생겨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삶의 회의와 상실감, 분노의 감정이 심리적·정서적 ... 더보기
P. 111~112 주체사상이 종교적 신앙으로 심화된 것은 바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이 완성되면서부터다. 인간의 생명을 육체적 생명과 사회정치적 생명으로 구분하여 개인이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은 주체사상이 종교로 발전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종교의 발전과정에서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영혼(soul)을 집단적 숭배 대상으로 환원시킨 정신(spirit)의 출현은 종교적 힘을 개인이 지닐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킨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수령관과 주체철학,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출현으로 주체사상 이데올로기는 신앙과 종교로 진화했다. 접기
P. 244~245 북한의 식량난과 대기근은 정보유통의 증대와 불신의 확대를 촉진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주민 유동성과 국경탈출이 증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외부정보의 유통과 문화접촉이 늘어났다. 통신시설이 미비하고 외부의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유동인구와 탈북자를 통해 정보와 문화의 유입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 조선족 보따리장수와 해외교포들의 북한방문, 해외유학생 및 해외파견자들의 북한귀환 등을 통해 외부정보가 유입됐으나 그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수십만의 탈북자와 국내 이동자를 통해 중국 및 한국의 발전상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고 한국방송을 비밀리에 청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중국의 발전상과 한국의 소식을 들은 북한주민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탈북을 시도했고 생존을 위한 생계형 탈북은 점차 더 나은 삶을 위한 생활형 탈북으로 진화했다. 이 모든 것이 북한의 재난이 촉발한 사회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접기
P. 307 북한의 인권문제는 정치범수용소와 공개처형, 성분정책에 의한 차별, 종교의 자유 제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억압 등 여러 문제들이 논란되고 있다. 북한인권 가운데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정권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관리소’에 의한 이동의 통제와 인권유린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국가안전보위부 산하에 ‘관리소’로 불리는 정치범수용소를 광범위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이 통제구역에 구금하여 강제노동을 부과하고 있다. 접기
P. 343~344 중국은 양빈이 행정장관에 임명된 지 열흘 만인 10월 4일 그를 전격 연행함으로써 신의주특구 개발계획은 난관에 봉착했다. 중국은 북한이 야심찬 경제개발계획을 중국과 상의하지 않았다는 데도 불만이 있었겠지만, 조중국경지대에 하필이면 중국이 싫어하는 일본을 끌어들인다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중국의 코앞에 일본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중국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더 심각한 견제는 미국 쪽에서 들어왔다. 미국은 평양에 제임스 켈리를 급파하여,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들이댔다. 2002년 10월 3일의 일이다.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합의에 의해 동결하고 있던 플루토늄 이외에 또 다른 우라늄 농축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분위기는 일순간 냉각됐다. 북한은 이 사건을 자신의 야심찬 경제개발 계획을 방해하려는 미국의 부당한 기도로 간주하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접기
P. 423 3대 권력을 세습한 김정은 정권이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체제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주석과 국방위원회 직책을 분담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김정은은 당중심으로 체제를 이끌어 가고 있으므로 당 총책임자의 직책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5월로 예정되어 있는 제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아버지의 ‘영원한 총비서’직을 가져오는 방식으로든 새로운 당최고직책을 신설하는 방식으로든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 나갈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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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병로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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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럿거스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및 북한연구실장을 거쳐, 아신대학교 교수 및 북한연구소 소장, 제22대 북한연구학회 회장, 통일부·국방부·국가정보원·KBS 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상임위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발 평화학』,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Two Koreas in Development, 『다시 통일을 꿈꾸다』 등이 있고, 공저서로는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주민 통일의식』, 『평화의 여러 가지 얼굴』, 『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 『문서로 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한국형 발전모델의 대외관계사』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한국과 조선>,<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한반도發 평화학> … 총 4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남한의 일방적 기대나 편견이 덧씌워진 ‘북한’이 아닌
휴전선 너머에 실재하는 ‘조선’을 가감 없이 읽어 낸 책!
한국전쟁의 엄청난 피해와 충격이 자폐적 특질로 형성되어 있는 북한의 사회구조를 심층적으로 분석!

‘조선’으로 북한을 읽는다는 말은 북한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에게 ‘북한’이라는 이미지는 너무 부정적이며 두려운 존재로 각인되어 있어서 실재하는 북한을 편안하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남한은 남한 국민이 스스로 생각하고 일체화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역사와 정체성이 있듯이, 북한도 그들 스스로 정체감을 갖는 ‘조선’의 역사와 정체성이 있게 마련이다. 북한은 지금 우리에게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며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호전적인 존재로 비치지만, ‘조선’으로 들어가 보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행동 원칙이 그 안에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밖에서 보이지 않는 깊은 좌절과 분노, 한국전쟁의 엄청난 피해와 충격으로 자폐적 특질이 형성되어 있음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조선’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적 구조가 바로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임을 보여 준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을 바탕으로 ‘조선’에서 유사시를 대비한 지역자립체제가 정착되고, 전쟁피해 정도에 따른 계층구조, 그리고 주체사상에 입각한 조직생활이 ‘조선’의 사회구조로 자리잡아 가는 과정을 서술하였다.

‘조선’의 법과 제도가 지향하는 이념과 비전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그것이 북한주민의 실제 삶에 어떻게 시행되는가 하는 결과의 측면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 8년간 축적한 탈북자 경험자료 등을 통해 살펴보았다. 경제적 고난, 유엔제재, 인권압박, 핵무기 개발 등으로 점철된 ‘조선’의 폐쇄적 체제가 앞으로 생존과 변화를 꾀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도 전망한다.

편견이 덧씌워진 ‘북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조선’ 읽기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휴전선 이북에 존재하는 ’북한‘은 국가보안법에서 규정한 대로 대한민국의 일부 지역을 불법적으로 점유한 ’반국가단체‘가 된다. 한반도 북쪽에 실재하는 북한은 한반도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 다행히 남북한은 1991년 12월 24일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에 양자의 관계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간주하고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제1조)고 약속했다. 어렴풋이나마 남북한은 서로가 같은 역사적 뿌리에서 태동했고 하나의 통일된 나라가 되어야 함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남과 북은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을까?
북한사람들에게 남조선은 ‘미제로부터 해방되어야 할 식민지’고, 연일 반정부 시위가 끊이질 않으며, 돈 때문에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다. 남한사람들에게 북한은 김일성 숭배, 극심한 식량난, 기아사망, 인권유린 등이 벌어지는 곳이다. 한마디로 도저히 사람 살 곳이 못 되는 곳으로 왜곡되어 있다. 남북한은 서로를 ‘북한’과 ‘남조선’으로 설정하고 사회의 가장 그늘지고 소외된 부분을 부각하여 온갖 원한과 미움과 분노를 거기에 투사했다.
한 민족으로서 서로를 빤히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북한이 상상하는 ‘남조선’이 허구이듯 남한이 생각하는 ‘북한’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인 것이다. 한반도에 건설된 남북한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남북한의 관계개선이나 통일을 생각한다면, 북한이 색깔을 입혀 놓은 ‘남조선’이 아닌 실재하는 ‘대한민국’을 더 깊이 알아야 하듯, 우리도 편견이 덧씌워진 ‘북한’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조선’을 더 가까이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는 북한 스스로 일컫는 ‘조선’으로 북한을 다시 읽으면서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북한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여기에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국가의식, 민족의식, 역사의식, 정서를 가진 ‘조선’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전쟁과 대결이라는 분단의 사회환경으로 남한과 닮은꼴이 된 ‘조선’의 모습도 담겨 있다.

경험적 자료를 통한 객관적.과학적 평가와 분석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알아가는 전형적인 방법이 소위 ‘내재적 접근법’이다. 냉전이 종식되던 때 그동안 불온문서로 분류되어 접근하지 못했던 김일성·김정일 저작이나 『로동신문』, 『조선중앙연감』 등 북한문헌과 자료가 공개됨으로써 감추어졌던 사실들이 새로 밝혀지는 새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 정부나 정권 차원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객관성을 결여한 경우도 생겨났다.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는 이러한 내재적 접근을 넘어서고자 하였다. 공식문헌과 자료를 통해 법과 제도가 지향하는 이념과 비전을 발견했다면 그것이 실제의 삶에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지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경험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 정책의 의도와 의미가 실제로 어떻게 시행되는가 하는 결과의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이 책은 북한의 공식문헌뿐만 아니라 무역통계나 인적 왕래 자료들, 유엔(UN) 및 NGO 활동가들의 참여관찰과 조사보고서, 영화나 문학작품, 탈북자 단체에서 입수한 북한자료와 탈북자 조사 결과 등 경험적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와 분석을 시도하였다.
특히 이 책에 사용된 탈북자 경험 자료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 8년간 축적한 자료로서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2008~2015년 동안 매년 1년 6개월 이내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북한주민통일의식을 조사한 것이다. 이들 자료는 한두 사람의 증언이 아닌 집단조사로 파악된 통계자료로서 북한의 실상을 2008~2015년 동안의 시계열적 변화를 통해 더욱 객관적.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폐쇄적 사회체제가 형성되고 진화하는 과정을 4부로 구성했다. 한국전쟁 이후 전시체제의 형성(1950~60년대), ‘주체’ 사회주의 체제 구축(1970~80년대), 탈냉전 이후 ‘조선’ 사회의 분화(1990~2000년대), 그리고 사회체제의 미래전망(2010~20년대)의 네 시기를 차례로 살펴보았다.
제1부는 북한사회가 전쟁의 충격으로 어떻게 재편됐는가를 분석한다. 국가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모든 것을 전후복구 건설에 동원하면서 경제-국방 병진노선, 지역자립체제, 북한식 ‘보훈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을 설명하였고, 사회주의 계급질서가 성분중심의 계층구조로 완전히 재편되는 모습과 주체사상이 종교적 의미해석체계로 진화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제2부는 북한 사회주의 체제가 구축되는 시기를 다룬다. 전쟁의 상처로 생성된 적대적 이데올로기는남북한의 대립과 갈등을 심화시켰고, 이러한 군사 대결적 바탕 위에 3대혁명을 필두로 한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서술하였다. 정치-경제-사회-군사 영역에서 국가발전전략이 수립된 이후 주체 이데올로기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 확장됨으로써 수령의 유일적 영도체계, 주체 발전전략, 집단주의와 교육철학, 민족전통과 실용성을 융합한 문화 등 ‘조선’ 특유의 사회체제가 구축되는 모습을 그려냈다.
제3부에서는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사회가 어떻게 급변하고 있는가를 분석한다. 고난의 행군은 탈냉전 이후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다. 고난의 행군 이전의 북한과 이후의 북한은 완전히 다르다. 가히 대재난이었다. 정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혹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됐고 그에 따라 기존의 계층질서가 달라지게 됐다. 식량을 찾아 체제를 이탈하여 국외로 탈출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문제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러한 위기가 증폭되는 가운데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선택한 모험이 핵 무장 전략이다. 미국이라는 대상에 맞서서 기댈 수 있는 존재, 자신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북한은 핵무기에 집착했다. 대재난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았던 북한은 핵무기 개발로 안보 불안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대주민 홍보용으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제4부는 사회주의가 세계적인 위기를 맞은 시점에서 북한이 추구하는 ‘강성국가’의 미래를 전망한다. 김정일의 사망과 태양절 100주년을 계기로 출범한 김정은 정권은 강성국가를 기치로 내걸고 핵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병진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제4부에서는 ‘강성국가’의 비전과 도전 요소들을 검토하고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안정과 불안정, 갈등과 통합, 역사·문화적 자원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종장에서는 ‘조선’의 미래를 개방과 국제화로의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조명하며 자기 폐쇄적 체제의 생존과 변화 가능성을 전망한다.

이 책의 저자 김병로(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남북한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30년간 북한의 주체사상, 인권, 체제와 계층, 문화, 종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깊이 천착한 학자다. 현재까지 북한 관련 책과 논문 등을 100여 편 넘게 썼고 20여 회 가까이 평양과 청진, 남포, 봉산 등 북한의 여러 곳을 방문하여 관찰하기도 하였다.
특히 이 책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에서 저자는 북한사회에 고착되어 있는 집단집착의 심리와 구조를 드러낼 수 있는 개념과 분석틀을 새롭게 구성하였다. 이러한 분석틀로 북한사회의 심층을 들여다보면서 발견해낸 특성―지역자립체제 발달, 전쟁피해 보상에 따른 계층구조, 종교화한 주체사상―은 독자들이 북한을 보는 시각을 한층 높여주는 독창적.종합적.사실적 결과물이 될 것이다. 접기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분단이라는 아픈 현실 앞에 더욱 애틋한 리정혁과 윤세리의 사랑에 전국민이 몰입했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자연스레 접하고 북한 사투리를 따라해 보기도 하면서 호기심과 친근감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었을 것이다. 또 요즘은 탈북자들이 증언하는 북한 사회의 부조리와 개인적인 비극은 물론, 예능이나 유튜브에서도 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자주 보고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편적인 이해는 손쉬운 일반화를 가능하게 할지는 몰라도 결국 표면적이고 불완전할 뿐이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을 자본주의의 폐단으로 피폐해져 있으며 미국 없인 금방이라도 무너져 버릴 체제로 믿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북한에 대한 나름의 견고한 오해와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다. ‘북한은 이럴 것이다’라고 이미 규정해 두고, 그 곳에 실제로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의 근원과 그 변화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쪽에 가까운 것이다.



우리에게 아직은 멀고도 어려운 나라인 북한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줄 책인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를 접하게 되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자 교수를 역임하며 북한 연구를 30년 이상 해온 저자는 ‘편견이 덧씌워진 북한’이 아닌 실제 그대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조선’이라는 정체성으로 다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안내하는 대로 북한을 다시 독해했을 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놀랍고도 흥미로웠다.



저자는 우리가 우리 나라를 ‘남한’, 북한을 ‘북한’이라고 부르는 호칭에서부터 ‘남’과 ‘북’의 입장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남조선으로 불리는 것을 달갑지 않아하는 것처럼 북한 역시 ‘한국의 북쪽인 국가’로 불리는 것을 거북해 하는 것이다.



그들이 국제사회에서 명확히 내세우고 굳게 믿는 정체성과 이념은 ‘조선’에서 비롯되었으므로,

그들의 정치, 경제, 문화를 제대로 읽어내려면 그 정체성을 염두에 두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일례로 북한은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농촌의 생활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품앗이와 집단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날이 갈 수록 개인주의가 심화되는 남한과는 대조적인 특성이다. 특히 조선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 중 하나인 유교사상을 여전히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이념을 공고히 하고, 조선의 쇄국주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조선이라는 정체성에도 공감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서구적 모델이 아닌 정치, 경제, 사회문화, 군사 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분석했을 때 더 정확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며 각 영역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북한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트라우마로 깊은 상처를 받아 오늘 날까지 ‘자폐적인 성향’을 유지한 채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아직도 경직된 ‘전시체제’가 가동 중인데, 이런 체제 아래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합리적이거나 균형 잡힌 정치와 리더십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근거 없는 선입견이나 섣부른 일반화 대신 북한에 대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과 평가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오늘 날 북한의 현실을 국가발전 및 근대화의 시점에서 바라본다. 무엇보다도 조선의 역사와 정체성을 중심으로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가 전체적으로 어떤 조화를 이루며 발전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 시도는 우리나라와 북한을 비교함으로써 차이는 물론 통일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공통 지점들을 찾아낸 것이었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과 정당성에 대한 분석에 이어서, ‘조선’의 고립된 체제가 앞으로 경제적인 어려움과 국제사회의 제재, 비핵화 및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 등을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정치와 경제가 어떤 양상으로 변화해 나갈지도 예측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매우 훌륭한 안내서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늘 우리의 기대와 분석을 보기 좋게 빗나가고, 가까워진 듯 하다가도 일순간 멀어지는 예측불가능하고 두려운 존재로 공존해왔다.

국제적인 모럴이 전혀 통하지 않는 비이성적이고 폐쇄적인 국가라는 인식 역시 지배적이다. 특히 어떤 접근방식과 분석틀로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우리 국민들에게 좌절감과 적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우리 민족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감싸 주기에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은 북한…

그런 북한을 풍부한 자료와 조사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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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브리즈 2020-02-2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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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북한은 스스로를 북조선이라고 부른다. 남한을 제외한 주위국인 러시아, 중국, 일본 역시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과연 북조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어느새 우리 사회는 분단의 삶이 더 익숙한, 분단이전의 한반도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더 많은 곳이 되었다😲. 남한에 사는 사람들에겐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남짓이면 이를 수 있는 평양은 12시간을 비행해서 가야하는 LA보다 먼 곳이다.



👉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는 우리가 직접 접해볼 기회가 요원하여 멀게만 느껴지는 북한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체험서다.저자는 기존에 전체주의적 시각으로 편향되어 이루어졌던 북한 연구를 남한과의 관계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문화, 군사의 틀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한국전쟁이후 북한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지역자립체제, 성분, 주체사상등의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북한 사회 중심이 되는 사회체제와 교육시스템은 어떠한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루어진다.



📚특별히 북한이 자랑으로 여기는 12년 무상교육제도는 유치원 높은반 1년, 소학교 5년, 중학교 6년이 해당된다. 북한이 중요시여기는 집단주의는 교육에도 투영되는데, 비록 형식적이지만 대부분의 교육이 집단토론으로 이루어지며 교수법 또한 문답으로 이루어지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나아가 북한의 시험은 객관식이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 나의 한 새터민 친구는 남한에 와서 시험이 객관식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쉽게 시험을 본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북한 사회의 여러 분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본서를 일관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는 북조선 사회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점이다. 뉴스에서 보는 북한의 모습은 핵실험이나 로켓발사등의 부정적 이미지 내지는 남북지도자간의 회담정도로 비춰진다.새터민들이 다수의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살아왔던 삶을 공유해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반도 북녘과 남쪽의 평범한 개인은 일상을 공유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가운데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향후 남북교류에 있어 남한 사람들이 이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서는 인적관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남북관계에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분단이후 북한사회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그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인지를 이해할 수 있게 우리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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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ssjj 2020-02-2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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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서평



저자인 김병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북한전문가이다. 운이 좋게도 대학원에서 저자의 수업을 들은 나로서는 이 책을 읽은 감회가 남다르다. 핵과 안보, 북미관계 등 북한과 관련된 뉴스와 소식이 넘쳐나는 요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실체와 진실이 무엇인지 분별하기가 어렵다. 저자는 수년간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관계자와 소통하며 쌓은 전문가의 경험으로 그동안 외부가 평가해온 북한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알아야 할 진짜 북한의 모습, 또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속내와 현재 국제관계 속 다양한 이해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보여지는 국제관계 속 핵심을 파악하는 안목이 필요한 이 시대에 북한에 대한 심도 있고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보물과 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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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박 2020-02-25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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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역사와 정체성으로 바라보는 북한



이 책은 김병로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님이 쓰셨죠. 김병로 교수님은 90년대부터 정말 오랫동안 북한 연구를 해오신 분입니다. 저도 몇차례 통일 관련 세미나와 인터뷰를 통해 뵌 적이 있는데, 정말 북한 연구에 대한 저자의 깊은 내공과 열의를 확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최근 몇년 사이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미국 정상이 연이어 회담을 가지면서, 북한이 드디어 정상국가화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고, 국내에서도 통일이나 남북 협력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가, 다시 순식간에 관계가 차갑게 경색되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습니다. 때문에 여전히 북한은 신뢰할 수 없는, 비이성적이고 부정적인 존재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북한을 ‘조선’의 역사와 정체성을 통해 바라본다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행동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책의 주장인데요.



우리가 흔히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북한에 대한 피상적이고 자극적인 모습보다는 방대한 자료와 분석을 통해서 보다 과학적인 북한에 대한 이해를 이끄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난 학기에 북한 세미나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된 책입니다. 한반도 지역학이나 국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 뿐만아니라, 북한 사회를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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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mdanny 2020-02-28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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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깊게, 새롭게, 다시 읽는다



남북 관계의 변화무쌍함 만큼이나 북한을 다룬 자료들의 종류와 양상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 북한을 '조선으로 다시 읽는다'는 제목은 여러 궁금증을 일으켰다. 역사적 관점으로 보겠구나 하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글을 읽기 시작했다.

글이 열리며 '조선'과 '우리민족'이 뇌리에 깊이 들어왔고, 한국전쟁 이후 자폐적인 사회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북한을 '다시 읽어'나갔다. 북한을 하나의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그리고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따라가는 과정은, 사회학적 지식이 풍부하지 않기에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공부하고 있는 분야와 관련하여, Tropical medicine이 Global health에 이르는 과정에 있었던 국제사 속 부당하고 가슴아픈 역사와 여전히 사다리를 걷어차며 현 질서를 유지하려는 세력들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떠오르며 겹쳐졌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단순히 시간적 의미의 역사가 아닌 더욱 넓고 깊은 차원의 역사가 역시나 자리잡고 있었다.

협력과 상호의존에 입각한 평화를 추구하는 연대평화(associative peace)를 향해, 함께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자라가는 지혜로운 정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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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2020-02-2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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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로 교수의 저작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2016)에 대한 심층 요약 및 학술 평론입니다. 단순 도서 소개를 넘어, 저자가 제시한 구조적 분석틀과 방법론적 함의를 중심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도서 요약]

<1. 문제의식: '북한(北韓)'이라는 타자화에서 '조선(朝鮮)'의 실재로>

외부 세계와 남한의 시각에서 북한은 흔히 비이성적 호전성, 기아, 인권유린, 김씨 일가 우상화로 점철된 비정상 국가이자 붕괴 대상인 <북한>으로 재현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외부의 규범적 편견과 적대적 투사를 걷어내고, 그 체제 안에서 살아가는 행위자들이 스스로를 인식하고 구성해 온 고유한 역사적·제도적 실체로서의 <조선>을 직시할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북한의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 양식 배후에 그들 나름의 엄밀한 역사적 경험과 합리적 생존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규명하고자 한다.

<2. 사회구조의 심층 동학: 한국전쟁의 트라우마와 자폐적 요새국가>

저자는 오늘날 북한 사회의 제도와 심리 구조를 규정한 결정적 변수로 <한국전쟁의 파괴적 경험>을 지목한다. 미군의 무차별적 공중 폭격과 전면적 파괴는 북한 사회에 집단적 공포와 불안, 깊은 좌절과 분노라는 심리적 외상을 각인시켰으며, 이는 체제 전반에 걸쳐 <자폐적 방어 기제>를 형성시켰다.

  • 지역자립체제의 구축: 전면전 재발 시 중앙 공급망이 마비될 것에 대비하여 각 지방(군 단위)이 식량과 경공업 제품을 독자적으로 조달하도록 설계된 지방공업 및 지역자립형 경제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 전쟁피해 기반의 계층구조(성분제): 계급 구분의 핵심 기준은 마르크스주의적 생산관계뿐만 아니라, 전시 희생자 가족(전사자, 피살자 가족 등 혁명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체제 충성도에 따라 재편되었다.

  • 주체사상의 종교적 조직화: 지속적인 안보 위협 속에서 대중을 동원하고 결속시키기 위해 주체사상은 단순한 정치 이데올로기를 넘어 일상의 조직생활을 통제하는 세속적 신앙 체계로 내면화되었다.

<3. 비판적 내재주의와 8개년 실증 데이터의 결합>

저자는 1980년대 후반의 고전적 <내재적 접근법>이 북한의 공식 담론과 법·제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체제의 선전과 현실의 괴리를 간과했던 한계를 비판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식 문헌(규범) 분석에 머물지 않고,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년 6개월 이내의 신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축적한 패널급 통계 조사, 무역 통계, NGO 활동 보고서 등 <경험적·실증적 데이터>를 교차 검증했다. 이를 통해 배급망 붕괴 이후 장마당 세대의 의식 변화, 비공식 경제의 팽창, 생계형 탈북에서 생활 향상형 탈북으로의 진화 등 체제 이념과 주민의 실제 생활 양식 간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포착해 냈다.

[학술적 평론]

<1. '내재적 접근법 2.0'의 확립: 규범과 경험 데이터의 변증법>

본 저작의 최대 학술적 공헌은 송두율식 고전적 내재적 접근법의 한계였던 <체제 교조의 무비판적 수용>을 극복하고, 규범적 이념과 실증적 현실 데이터를 정합적으로 결합한 <경험적 내재주의>를 완성했다는 점에 있다. 북한 공식 이데올로기가 표방하는 제도적 비전과 탈북자 시계열 통계가 보여주는 미시적 삶의 괴리를 입체적으로 추적함으로써, 체제 선전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외부의 냉전적 편견을 걷어낸 객관적 사회학적 분석 모델을 정립했다.

<2. 역사사회학적 인과 분석: 안보 트라우마와 제도 형성의 상관성>

북한의 폐쇄성과 군사주의를 단순한 <독재자의 권력욕>이나 <비이성적 광기>로 환원하지 않고, 한국전쟁의 전면적 파괴 경험이 어떻게 거대한 <병영 요새국가>와 <지역자립체제>라는 구조적 귀결을 낳았는지를 역사사회학적으로 논증했다. 체제의 제도적 유전자(DNA)에 각인된 전쟁 트라우마를 분석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집착과 자립경제 노선이 대외적 호전성 이전에 체제 생존을 위한 병리적이면서도 필사적인 자기방어 논리에서 기인함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3. 탈북자 데이터 활용의 방법론적 엄밀성과 한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장기 시계열 조사를 기반으로 삼아 탈북자 개인의 주관적·극적 증언에 의존하던 기존 북한 연구의 질적 편향을 교정했다. 그러나 탈북자의 대다수가 함경도 등 국경 지역 출신에 편중되어 있다는 표본의 구조적 한계와, 이들이 체제 이탈자라는 특수성을 지닌 집단이라는 점에서 평양 핵심 계층이나 내륙 주민의 내면화된 정체성을 완벽히 포착하기에는 일정한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4. 남북관계 및 평화체제 구축에 던지는 제언>

저자의 통찰은 상대방을 붕괴시켜야 할 악마화된 타자(<북한>)가 아니라, 특수한 역사적 상흔과 생존 논리를 지닌 독립된 사회정치적 실체(<조선>)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현실적인 대북 정책과 평화 담론이 출발해야 함을 시사한다. 상대의 안보 불안과 역사적 트라우마를 해소하지 않는 일방적 제재와 굴복 요구는 오히려 체제의 자폐적 결속을 강화할 뿐이라는 지적은 국제정치 및 분단 극복을 위한 분석틀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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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로,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2016) — 1,000단어 요약·평론

김병로의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북녘에 실재하는 감춰진 사회의 심층분석』은 2016년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나온 500쪽이 넘는 연구서다. 2017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은 한국전쟁 이후의 북한을 ① 1950~60년대 전시사회체제 형성, ② 1970~80년대 주체사회주의 구축, ③ 1990~2000년대 고난의 행군과 시장화, ④ 2010년대 이후 체제전망이라는 네 시기로 나누고, 경제·계층·종교·문화·교육·시장·핵·사회통합을 하나의 장기적 사회변동 과정으로 묶는다.

출판사 소개만 읽으면 이 책은 “편견에 사로잡힌 북한 대신 그들이 스스로 부르는 ‘조선’을 객관적으로 보자”는 온건한 북한 이해론처럼 보인다. 그러나 책 전체를 따라가면 훨씬 더 강한 명제가 나타난다.

<오늘의 북한을 만든 가장 깊은 역사적 사건은 사회주의 혁명만이 아니라 한국전쟁이었다.>

나는 이것이 이 책의 진짜 핵심이라고 본다.


1. 왜 굳이 ‘북한’이 아니라 ‘조선’인가

김병로에게 명칭 변경은 친북적 언어 선택이 아니다. 일종의 사회학적 방법이다.

남한 사람이 “북한”이라고 부르는 순간 북한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바라본 북쪽의 비정상적인 반쪽>이 된다. 반대로 북한에서 대한민국을 “남조선”이라고 부르면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역사와 사회가 사라진다. 김병로는 양쪽 모두 상대방을 자신의 세계관 안에서 만들어낸 허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연구자가 잠시 “조선”이라는 내부적 자기명칭을 사용하여 <그 사회의 주민들은 자기 나라와 세계를 어떤 논리로 이해하는가>를 물어보자는 것이다. 실제 책은 북한 공식문헌뿐 아니라 무역·인적교류 통계, UN·NGO 자료, 문학·영화, 탈북민 조사 등을 함께 사용하여 공식 이념과 실제 생활의 간극을 보려 한다.

이것은 고전적인 <내재적 접근>과도 조금 다르다. 북한의 말을 북한의 논리 안에서 이해하되 그것을 사실이라고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왜 그렇게 말하는가?”와 동시에 “실제로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묻는다.

따라서 이 책의 방법은 <이해하되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2. 가장 독창적인 주장: 북한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사회’다

북한을 설명할 때 흔히 주체사상, 김일성 개인숭배, 공산주의, 소련 모델부터 출발한다. 김병로는 한 단계 아래로 내려간다.

<왜 북한은 그렇게 극단적인 자립·폐쇄·동원·군사화의 사회가 되었는가?>

그의 대답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한국전쟁이다.

전쟁은 1953년에 군사적으로 중단되었지만 북한사회에서는 끝나지 않았다. 폭격과 대규모 인명손실, 국토의 파괴, 미군과 남한에 대한 공포가 집단기억으로 남았고, 국가는 그 기억을 지속적으로 제도화했다. 그 결과 북한은 단순한 사회주의국가가 아니라 <상시적인 재전쟁 가능성을 전제로 조직된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출판사 소개에서도 저자는 북한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적 구조”로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을 지목한다.

이 관점으로 보면 서로 무관해 보이던 여러 제도가 하나로 연결된다.

전쟁의 기억
→ 외부세계에 대한 불신
→ 자력갱생
→ 지역자립체제
→ 군사동원
→ 성분제
→ 수령에 대한 충성
→ 주체사상의 신앙화
→ 핵무기 확보

김병로가 북한을 단순한 “독재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체제>로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지역자립체제: 자력갱생은 구호만이 아니었다

책에서 의외로 중요한 것이 제1장의 <지역자립체제>다.

북한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 중앙의 교통·공급망이 끊어져도 각 시·군이 일정 기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생산시설을 분산시키고 지방 단위의 자립성을 강화했다. 땅굴과 지하시설, 지방산업, 경제-국방 병진전략도 이런 전시대비 논리와 연결된다.

여기서 김병로의 분석이 상당히 흥미로워진다.

우리는 보통 1990년대 이후 시장이 커지면 북한의 중앙계획체제가 약해지고 전국적인 시장경제가 형성되어 결국 체제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김병로는 <분절적 시장화>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시장화는 실제로 크게 진행되었지만 시장들이 시·군·지역 단위로 분절되어 있고 노동·상품의 전국적 이동도 제약된다. 그는 이것이 1960년대부터 만들어진 지역자립체제와 관계한다고 본다. 즉 시장이 생겨났다고 곧바로 자본주의적 전국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오히려 기존 북한체제 안에 들어가 체제를 살려주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김병로의 2012년 관련 연구에서도 북한 시장은 주민생활에서 중요하지만 지역적으로 단절되어 있어 시장화의 정치사회적 체제변혁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것은 이 책의 매우 중요한 통찰이다.

<시장화 = 체제붕괴>라는 1990년대식 단순한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4. ‘계급’보다 ‘성분’: 전쟁의 기억을 신분제로 만든 사회

두 번째 중요한 분석은 <계급에서 성분으로>라는 제2장이다.

마르크스주의 국가라면 노동자·농민·부르주아라는 생산관계상의 계급이 중요해야 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적 계급보다 <출신성분과 정치적 충성>이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김병로가 주목하는 것은 이 역시 한국전쟁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누가 혁명에 참여했는가.
누가 전쟁에서 희생되었는가.
누구의 가족이 남한으로 내려갔는가.
누가 북한정권에 협력했고 누가 적대했는가.

이런 전쟁기의 선택과 피해가 가족 단위의 정치적 자산과 부채로 축적되어 이후 교육·직업·거주·권력 접근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굳어졌다. 책의 목차에서조차 이를 “전쟁피해 정도에 따른 계층구조”와 “북한식 보훈정책으로 확고해진 적대의식”으로 연결한다.

이렇게 보면 성분제는 단순한 공산주의 계급정책이 아니다.

<전쟁의 기억을 세대 간에 전달하는 사회적 장치>이기도 하다.

이 해석은 상당히 독창적이다.


5. 주체사상은 전시사회를 정당화하는 ‘종교’가 되었다

바로 앞에서 살펴본 김병로의 『북한사회의 종교성』의 논의가 이 책 제3장에 거의 그대로 이어진다. 목차에도 “사회정치적 생명과 영생”, “주체사상과 기독교”, “자기충족사회의 의미해석과 주체종교”가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2000년 연구와 이 책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앞의 연구에서는 질문이 주로 <주체사상은 기독교와 얼마나 유사한 종교적 구조를 갖는가?>였다면, 여기서는 주체종교가 더 큰 사회체제의 일부가 된다.

즉,

전쟁의 공포 → 자립해야 한다
외부의 적 → 내부가 단결해야 한다
생존의 위기 → 수령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희생 → 역사적 의미를 가져야 한다
죽음 → 사회정치적 영생으로 보상되어야 한다.

주체사상은 바로 이 전체 체제에 <의미>를 제공한다.

그래서 김병로의 북한 해석에서 수령숭배는 단순히 김일성이 권력을 탐해서 만든 개인숭배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쟁·불안·고립·민족주의·집단주의와 결합하여 사람들에게 “우리는 누구이며, 왜 고난을 견뎌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하나의 의미체계가 된다.

이것이 주체사상을 단순한 선전보다 강하게 만드는 이유다.


6. 그런데 북한은 생각보다 ‘실용적’이다

이 책에서 출판사 소개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재미있는 부분이 제5장 <주체적 발전전략>이다.

목차에는 놀랍게도

<친중적 봉합>,
<기술혁명의 꿈, 남한으로부터 배우다>,
<김정일 후계정권의 ‘자유화’ 정책>

같은 항목이 있다.

즉 김병로가 그리는 북한은 “자력갱생만 외치며 외부를 전혀 보지 않는 광신적 국가”가 아니다. 말로는 주체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중국의 경험을 참고하고 남한의 발전을 의식하며 필요할 때 제도를 수정한다.

여기서 <주체>의 역설이 나타난다.

주체는 완전한 자급자족을 뜻한다기보다 <외부에 종속되지 않은 채 외부의 기술과 자원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려는 국가전략>에 더 가깝다.

그렇다면 북한의 폐쇄성에는 이념적 광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대외 불신과 동시에 매우 현실적인 생존 계산도 있다.


7. 고난의 행군: 두 번째 집단 트라우마

한국전쟁이 북한체제를 만든 첫 번째 대재난이었다면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은 그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든 두 번째 대재난이다.

국가배급체제가 무너지고 대규모 기아가 발생하자 주민들은 국가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책임져야 했다. 시장활동이 확대되고 기존 성분질서와 다른 돈·거래·정보에 기초한 새로운 계층이 성장했다.

그래서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은 이전 북한과 같지 않다. 김병로는 이를 시장화, 계층분화, 탈북, 종교의 재출현, 한류와 외부정보의 유입, 주민의식 변화라는 일련의 과정으로 묶는다. 책의 제8~10장이 정확히 이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그는 “그러므로 북한은 곧 무너진다”고 결론짓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장 자체가 북한사회 안에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주민은 시장을 이용하면서도 조직생활을 하고, 돈을 벌면서도 정치체제 안에 남으며, 외부문화를 접하면서도 반드시 반체제화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에는

<계획과 시장>,
<공식 이념과 비공식 생활>,
<국가와 가족>,
<충성과 냉소>

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 모순의 공존을 김병로는 북한의 약점이면서 동시에 생존력으로 본다.


8. 핵무기 역시 ‘비이성성’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 분석틀은 핵문제로 이어진다.

김병로에게 북한 핵개발은 위험하고 “모험적인” 전략이다. 실제 목차에서도 “핵개발 모험”, “핵 모험 전략”이라는 표현을 쓴다. 따라서 핵무장을 옹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왜 그렇게 하는지를 북한 내부의 생존논리에서 설명한다.

한국전쟁의 기억, 미국에 대한 공포, 냉전 붕괴 후 소련이라는 후원자의 소멸, 경제위기, 체제붕괴 불안 속에서 북한은 최후의 안전보장 수단으로 핵을 선택한다. 김병로의 설명에 따르면 핵은 단순한 군사무기가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우리가 강대국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체제 정당화 자원이 된다.

여기서 “조선으로 읽기”의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난다.

<이해한다는 것은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핵개발이 왜 위험한가와 북한이 왜 그것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는 동시에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9. 이 책의 가장 큰 강점: ‘북한은 왜 아직 존재하는가?’에 답한다

북한연구에는 오랫동안 이런 질문이 있었다.

경제는 실패했다.
소련은 무너졌다.
1990년대 대기근까지 겪었다.
시장이 확대되었다.
정보도 유입된다.

<그런데 왜 북한체제는 무너지지 않았는가?>

김병로의 대답은 어느 하나가 아니다.

① 지역자립이라는 물질구조,
② 성분과 조직생활이라는 사회구조,
③ 수령과 주체사상이라는 의미체계,
④ 전쟁기억과 적대의식이라는 감정구조,
⑤ 가족주의·유교문화·민족주의라는 문화적 자원,
⑥ 시장을 제한적으로 흡수하는 적응능력,
⑦ 군사력과 핵이라는 안보장치

가 서로 연결되어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제14장의 제목이 그래서 중요하다.

<“무엇이 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가”>

김병로가 정말 알고 싶어 한 것은 독재자의 통치기술보다 <사회통합의 메커니즘>이다.


10. 그러나 ‘집단 트라우마’ 설명에는 위험도 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문제 삼고 싶은 것도 바로 가장 독창적인 부분이다.

<한국전쟁의 트라우마>는 매우 강력한 설명변수지만, 너무 강력해서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할 위험이 있다.

지역자립도 전쟁,
성분도 전쟁,
주체도 전쟁,
군사화도 전쟁,
핵도 전쟁이라고 하면,

소련식 제도의 유산, 중국과의 관계, 김일성의 권력투쟁, 엘리트의 이해관계, 주민의 저항과 일상적 협상 같은 다른 인과요인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일 수 있다.

특히 “북한사회가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는 표현은 조심해야 한다. 개인에게 사용하는 심리학적 개념을 2,500만 주민 전체에 적용하면 <정권이 생산한 공식 기억>과 <주민 개인들의 실제 기억>을 구별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전쟁의 공포가 실제로 존재했던 것과 정권이 그것을 정치적으로 재생산한 것은 동시에 사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김병로의 명제를 약간 바꾸어 읽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고 본다.

<북한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가진 사회라기보다, 전쟁의 기억을 사회제도로 끊임없이 재생산해 온 국가다.>

이렇게 표현하면 피해경험과 권력의 정치적 이용을 동시에 볼 수 있다.


11. ‘조선으로 읽기’에도 두 얼굴이 있다

‘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유익한 방법론적 충격을 준다.

북한 주민을 단순히 “김정은에게 세뇌된 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수십 년 동안 별개의 제도·언어·역사기억 속에서 살아온 <하나의 사회>로 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위험이 있다.

“조선에는 조선 나름의 합리성이 있다”는 설명이 잘못 사용되면 억압, 성분차별, 정치범수용소, 이동의 제한, 표현과 종교의 자유 억압까지 문화적 특수성으로 상대화할 수 있다.

김병로는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제10장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별도로 다루고, 공식제도와 주민의 실제 삶을 대조하는 경험적 접근을 강조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그래서 <반북적 악마화>와 <내재적 합리화> 사이에 서려고 노력한다는 데 있다.


12. 앞에서 읽은 『북한사회의 종교성』과 연결하면

두 책을 연속해서 읽으니 김병로의 사고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2000년의 『북한사회의 종교성』에서 핵심 질문은

<주체사상은 왜 종교처럼 작동하는가?>

였다.

2016년의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에서는 질문이 훨씬 커진다.

<그러한 주체종교를 필요로 하고 유지시키는 북한사회 전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따라서 후자의 책에서 주체사상은 설명의 종착점이 아니다.

<한국전쟁 → 전시사회 → 지역자립 → 성분질서 → 수령체제 → 주체종교 → 고난의 행군 → 분절적 시장화 → 핵무장>

이라는 장기적 역사과정 속 한 부분이다.

이 점에서 나는 2016년 책이 김병로의 북한연구를 사실상 종합한 책이라고 평가한다. 저자가 주체사상·종교·계층·문화·시장·인권·남북통합에 관해 수십 년 동안 해 온 연구가 하나의 사회학적 서사로 합쳐져 있다. 저자는 남북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북한의 주체사상, 체제, 계층, 문화, 종교와 인권 등을 연구해 왔으며 여러 차례 북한 현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종합평가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북한은 이념 때문에 전쟁국가가 된 것만이 아니라, 전쟁을 겪고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 속에서 주체·수령·성분·자립·군사주의가 서로 결합한 독특한 사회체제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김병로의 가장 중요한 통찰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을 <정지된 전체주의 사회>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1950년대 북한과 1980년대 북한,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 김정은 초기 북한은 서로 다르다. 시장, 탈북, 외부정보, 종교, 한류, 돈의 힘이 기존 질서를 침식하지만, 기존 체제 역시 그것들을 흡수하며 변형된다. 그래서 북한의 미래는 “곧 붕괴”와 “영원히 불변”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김병로는 종장에서 <붕괴냐 통일이냐>라는 단순한 양자택일을 벗어나 “개방과 국제화”와 <연대평화>를 이야기한다.

나는 이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함의라고 본다. 북한을 악마화하면 전쟁밖에 보이지 않고, 낭만화하면 억압을 보지 못한다. 북한을 하나의 실제 사회인 <조선>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공포와 기억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 체제가 만든 폭력도 비판하는 것이다.

그리고 평화정책의 출발점도 여기에서 달라진다.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려면 먼저 그 행동을 합리적으로 만드는 상대방 내부의 역사적 세계를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는 단순한 북한개론서보다 훨씬 흥미롭다. 이 책의 진짜 주제는 북한제도 하나하나가 아니라 <전쟁의 기억이 어떻게 한 사회의 경제·계층·종교·감정·안보를 수십 년 동안 조직하는가>라고 읽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다음에는 김병로의 2024년 책 『한국과 조선』을 연결해서 읽어볼 가치가 크다. 2016년 책에서는 “북한을 하나의 실재하는 조선 사회로 보자”는 수준이었던 문제가, 2024년에는 아예 <대한민국과 조선이라는 두 국가·두 정체성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갈라졌는가>라는 문제로 발전한다. 실제로 신간은 “투코리아의 국가 건설”, “대한과 조선의 분리”, “대한민족주의와 조선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 두 책을 연결하면 김병로의 생각이 <북한사회 이해론 → 남북한 두 사회의 역사적 분화론>으로 어떻게 발전했는지가 상당히 선명하게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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