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25, 2026

* 한국과 조선 - 남북한 정통성 경쟁 | 김병로 2024

한국과 조선 | 김병로 | 알라딘
한국과 조선 - 남북한 정통성 경쟁 
김병로 (지은이)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2024-06-21




































코리아반도의 미래를 상상하며, 한국과 조선이라는 민족국가를 탐구하다. 본 도서의 저술 목적은 분단 이후 남북한, 즉 한국과 조선이 민족국가(nation-state) 형성 과정에서 민족과 국가의 정통성 확립을 위해 경쟁 혹은 투쟁해 온 과정을 분석하는 것이다. 분단 후 약 80년간 경쟁적으로 민족국가 건설을 추진한 결과, 남북의 정체성은 언어와 역사, 가치와 문화, 민족과 국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달라졌다. 향후 통일 과정과 이후의 국가 건설을 생각한다면, 코리아반도의 남과 북에 형성된 한국과 조선의 민족국가 정체성을 연구하는 것은 사회통합과 국민통합의 증진을 위해 준비해야 할 매우 중요하고도 긴요한 과제다.


목차


서장 투코리아의 국가 건설
1. 책의 목적
2. 민족과 국가
3. 용어 설명과 분석틀
4. 책의 구성

제1부 태동기, 대한과 조선

제1장 대한제국의 탄생
1. 조선에서 ‘대한’으로
2. 제국: 자주와 근대화의 열망
3. ‘대한’의 창제
4. 조선의 연원: 사대의 유산인가?
5. 대한과 조선: 민족의 재발견

제2장 조선으로, 다시 대한으로
1. 일제의 국호 변경과 ‘대한’ 말살 정책
2.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호 계승
3. 임시정부와 조선공화국의 분열
4. 공산주의 운동과 민족 정체성
5. 대한과 조선의 분리

제3장 분단체제하 정부 수립
1. 한국과 조선의 공간 분리
2. 한국-조선 정부 수립과 국호 대립
3. 미국과 소련 모델: 이념적 대항체제
4. 대한민족주의와 조선민족주의의 출현
5. 민족 위에 국가

제2부 냉전기, 남한과 북조선

제4장 한국전쟁과 적대적 국가 경쟁
1. 대결적 군사정권 등장
2. 경제건설 전략 경쟁
3. 일본과 중국의 개입
4. 반공과 반제
5. 배타적 민족주의

제5장 권위주의 국가 건설과 민족자원 동원
1. 유신체제와 유일ㅊ제
2. 7·4남북공동성명과 평양으로 수도 변경
3. 남북 상호 발전전략 차용
4. 정체성 차별화를 위한 경쟁적 동원
5. 주체적 민족사관의 분열적 해석

제6장 국가 경쟁의 종말과 민족 경쟁의 시작
1. 민주화와 신경쟁 체제
2. 1민족-1국가-2체제-2정부
3. 국가 경쟁의 종말과 민족의 소환
4. 한족과 맥족: 코리아 종족의 기원
5. 신라 대 고구려: 민족 정체성 분화

제3부 탈냉전기, 한국과 조선

제7장 탈냉전의 정체성 위기
1. 88서울올림픽과 사회주의권의 붕괴
2.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3.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4. 한국과 조선의 국민의식 형성
5. 민족 담론의 전면 부상

제8장 조선민족제일주의와 단군: 탈냉전기 조선의 반격
1. 조선민족제일주의
2. 단군릉 발굴과 평양의 역사적 정통성 부각
3. ‘하나의 조선’: 상상의 공동체
4. 조국과 민족
5. 우리국가제일주의

제9장 한류의 부흥
1. 경제성장과 한류열풍
2. 남북교류와 한국 효과
3. 한국민족주의의 발화
4. 한민족의 세계화
5. 코리아민족주의

제4부 통일기, 대한조선

제10장 한국과 조선의 국가·민족의식 비교
1. 국가성 인식
2. 적대적 타자화
3. 국민의식
4. 민족의식
5. 주변국 인식

제11장 통일과 정체성 갈등
1. 통일, 한국과 조선의 만남
2. 영토와 국민의 범위
3. 정치 이념 차이
4. 대립적 현안과 쟁점
5. 통일 과정의 갈등

제12장 통일국가의 국호 논쟁
1. 통일과 국호
2. 남과 북의 통일방안에서 제안된 국호
3. 정체에 대한 논의
4. 통일국호 대한조선

종장 남북한 정통성 경쟁의 미래
1. 요약과 견론
2. 성찰적 논의
3. 전망과 기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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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24년 7월 27일자



저자 및 역자소개
김병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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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럿거스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및 북한연구실장을 거쳐, 아신대학교 교수 및 북한연구소 소장, 제22대 북한연구학회 회장, 통일부·국방부·국가정보원·KBS 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상임위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발 평화학』,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 Two Koreas in Development, 『다시 통일을 꿈꾸다』 등이 있고, 공저서로는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주민 통일의식』, 『평화의 여러 가지 얼굴』, 『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 『문서로 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한국형 발전모델의 대외관계사』 등이 있다. 접기

최근작 : <한국과 조선>,<용서와 화해 그리고 치유>,<한반도發 평화학> … 총 46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오늘날 코리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대한제국 이후 130년의 역사 속에서
한국과 조선으로 우뚝 선 코리아의 어제와 오늘을 다시 보다

많은 한국인이 한국이 어디서 왔는지 망각한 채 살아간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단군의 자손이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이 어디서 비롯되었고, ‘한민족’이라는 우리의 정통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1948년 남북은 분단되어 불완전한 국가로 출발했다. 각기 국가의 형식을 갖추었지만, 국민의식과 민족 정체성의 측면에서 두 나라는 완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분단 이후 약 80년간 한반도에서의 정통성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 끝에, 두 나라는 각기 국가의 형식은 물론, 서로 다른 민족성과 정통성, 정체성을 지니게 되며 완연한 민족국가이자 독립국가로 변모했다. 한반도의 오랜 역사를 공유하는 남북이지만, 또한 분단된 국가로서 지난 세월을 보내며 서로 다른 뿌리와 전통,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이제 남북은 한반도의 역사를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어제를 향유하게 되었으며, 이로부터 달라진 오늘을 맞이하게 되었다. 21세기가 찾아온 지 20년하고도 4년이 지난 시점, 한국은 국제세계에 전례 없는 위상을 자랑하게 되었으며, 그와 달리 조선은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기 이전의 국제적 명성을 회복하지 못한 채, 핵군사력으로 현저히 약화된 국력을 만회하고자 한다. 남북의 이질성은 한반도의 내일을 또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

이 책은 통일코리아의 미래를 ‘다름’에서부터 상상한다. 공존과 소통, 나아가 통합의 미래를 생각하는 데 서로의 다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남북 민족국가의 형성 과정에서 상호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한편,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최근 17년간 축적한 통일의식 조사자료를 인용하여 오늘날 남북 국민들이 한반도와 남북, 통일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객관화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한국적 시각에 익숙해져 있어 조선의 실체를 실감하기 어려운 우리에게 객관적인 지표로서 북한 주민의 통일의식을 알려 준다.

“이질문화와의 공존과 소통은 언제나 긴장과 갈등을 야기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사가 늘 그랬듯이 그 도전과 갈등에 어떻게 대응하며 통합해 나가느냐에 따라 새로운 창조와 도약의 기회가 놀랍게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코리아반도의 미래에 상호 간의 평화로운 공존과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면, 한반도 남쪽의 한국과 북녘의 조선에 새겨진 이질성을 이해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저자가 말하듯, 이질문화와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갈등을 수반할 일이나, 이것은 우리의 또 다른 성장과 도약, 창조의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한국과 조선』 은 그 도약에 의미 있는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다.

도서의 구성

이 책은 서장과 종장을 제외하고, 총 4부 12장 되어 있다. 남북한의 경쟁적인 국가건설 과정을 태동기, 냉전기, 탈냉전기, 통일기의 네 시기로 구분하여 4부를 제시한다. 제1부 태동기는 한국과 조선이 어디서 어떻게 출발했는지, 근원을 찾아 살펴보는 부분으로, ‘대한’과 ‘조선’이 근대 민족으로 분화하는 과정을 다룬다. 1부의 1장에서는 한국과 조선의 명칭이 어디서 연유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나라 이름을 바꾼 고종 황제 집권 당시의 배경을 고찰한다. 2장에서는 일제가 대한제국에서 조선으로 다시 국호를 변경하면서 ‘대한’이라는 국호에 새겨진 항일투쟁의 성격을 말살하려 했던 시도를 알아본다. 아울러, 3·1운동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국호를 조선에서 다시 대한민국으로 바꾸며, 고종이 추구했던 대한의 의미를 승계한 내용과 조선공화국과의 분열로 대한과 조선의 정체성 논쟁이 점화되는 과정을 살핀다. 3장은 남북분단과 단독정부 수립시기 국호 채택 과정을 다룬다. 해방 이후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당시 대한민국이라는 국명이 압도적 다수로 채택되고, 북한은 조선이라는 국명을 사용함으로써 코리아반도에서 대한과 조선이 민족·국가 정통성 투쟁을 본격화한 내용을 다룬다.

제2부 냉전기는 한국과 조선이 남한과 북조선으로 나뉜 불완전한 국가건설 과정에서 적대적 타자화와 자기 정체성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시기를 다룬다. 2부의 4장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남북이 전후 경제건설과 항일운동을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적대적 타자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했던 과정을 살핀다. 5장에서는 권위주의 체제로 전환한 남북한이 경제건설과 통일 논의로 경쟁하며, 정당성을 부각하기 위해 신라와 고구려의 역사적 전통을 활용하는 민족자원 동원 전략을 시도한 과정을 살핀다. 6장은 198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성공한 남한과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변화를 맞이한 북한의 모습을 다루는 부분으로, 남북한 국가 경쟁이 종말을 고하고 민족 경쟁을 시작한 시기를 다룬다.

제3부에서는 탈냉전이라는 세계적 변화의 흐름에서 남북이 한국과 조선으로 독자적인 민족국가 건설을 추진하던 시기를 고찰한다. 3부의 7장은 탈냉전기 남북의 동시 유엔 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등으로 남북한의 국가성이 강화되어, 한국과 조선이 두 개의 국가로 전환되는 과정을 다룬다. 8장에서는 조선민족제일주의와 단군릉 개건을 필두로 북한이 민족 담론을 동원하여 대반격을 시도했던 내용을 알아본다. 특히 평양의 역사적 전통을 부각하며 민족 정통성이 조선에 있음을 주장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9장에서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문화발전이 세계적 한류의 부흥을 가져와, 한민족을 세계화하고 한류를 글로벌 문화로 조성해 가는 과정을 살핀다.

제4부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통일을 내다보며, 남북한의 정체성이 어떻게 함께 만나고 변화해 나갈 것인지 논의한다. 10장은 남북한에 국가와 민족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최근 17년간 축적한 통일의식 조사자료를 근거로 사용한다. 11장에서는 남북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정체성 차이가 통일 과정에서 어떤 갈등으로 전개될 것인지 고찰한다. 12장은 남북한 통일과정에서 통일의 방식과 함께 가장 치열하게 논쟁이 될 국호 문제를 다룬다. 지난 세월 남북한이 쌓아 온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이 한국과 조선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을 것이므로, 국호를 어떻게 통합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종장에서는 한국과 조선으로 달라진 남북한이 서로의 경제와 사회, 민족과 문화자원을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함께 동원해 나갈 수 있을지 논의하고 전망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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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로 교수의 저작 <한국과 조선: 남북한 정통성 경쟁>(2024)에 대한 1,000단어 분량의 요약 평론과, 함재봉 교수의 <한국 사람 만들기> 시리즈와의 500단어 비교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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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과 조선: 남북한 정통성 경쟁> 요약 및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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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요약>

문제의식: 분단 80년, 두 개의 민족국가로 분화된 '투 코리아(Two Koreas)'
이 책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남과 북을 단순한 이념적 대립 체제가 아니라, 각각 독립된 역사적 정통성과 상징자본을 구축해 온 두 개의 완성된 민족국가인 <한국(대한민국)>과 <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규정한다.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이후 130년에 이르는 역사 속에서 남북이 국호, 역사관, 종족적 기원, 문명사적 지향점을 둘러싸고 어떻게 정통성 경쟁을 벌여왔는지를 태동기, 냉전기, 탈냉전기, 통일기의 4단계로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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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성 경쟁의 4단계 전개

태동기(대한과 조선의 분기): 대한제국이 사대주의의 상징인 '조선'을 탈피하고자 '삼한(三韓)'에서 기원한 '대한'을 창제한 반면, 일제강점기 좌익 공산주의 운동과 임시정부의 노선 갈등을 거치며 '조선'과 '대한'의 정체성이 분리·고착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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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기(체제 및 역사자원의 배타적 동원): 한국전쟁 이후 남북은 군사·경제적 대결과 더불어 민족사적 정통성을 독점하려 했다. 남한이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중심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체제를 내세웠다면, 북한은 고구려-발해를 잇는 적통성을 강조하며 주체사상과 유일체제를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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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기(국민의식의 이질화와 정체성 공방): 1990년대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이후, 체제 경쟁은 사실상 종결되었다. 북한은 단군릉 발굴을 통해 평양을 민족의 발원지로 규정하고 '조선민족제일주의' 및 '우리국가제일주의'로 후퇴·방어했다. 반면 남한은 경제성장과 민주화, 글로벌 한류의 부흥을 통해 세계화된 '한국민족주의'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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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기(새로운 정체성 모색): 남과 북 주민의 국가의식과 민족의식이 극단적으로 이질화된 현실에서, 저자는 일방적 흡수통일이나 비현실적 단일민족 담론을 지양하고 두 실체의 공존과 통합을 포괄하는 <대한조선(大韓朝鮮)> 모델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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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적 평론>

'정통성 경쟁'을 매개로 한 역사사회학적 총체성
본 저작은 남북관계를 정치·군사적 역학 구도에만 가두지 않고, 국호·신화·역사 서술·상징 기호 등 문화적 정통성 투쟁의 궤적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무게를 지닌다. 남북이 상대방을 '미수복 지구'나 '괴뢰'로 타자화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상대와의 정통성 경쟁을 통해 각자의 국민국가 정체성을 완성해 나간 <적대적 공생과 상호 모방의 동학>을 입체적으로 규명했다.

비현실적 '단일민족 신화'의 해체와 현실주의적 통일론
저자는 남북이 이미 서로 다른 국민의식과 사회적 가치관을 지닌 이질적 집단으로 분화되었음을 직시한다. 통일을 혈통적 민족의 자연스러운 복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두 정치·사회 체제가 새로운 시민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복합 국가 건설의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특히 국호 논쟁을 통해 제시한 '대한조선' 구상은 남북의 역사적 기억을 상호 승인하려는 규범적 고뇌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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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와 과제
최근 북한이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과 민족 개념의 공식 폐기 흐름을 감안할 때, 북한이 여전히 남한과의 민족사적 정통성 경쟁에 얽매여 있는지, 아니면 완전한 영구 분리 노선으로 전환했는지에 대한 최신 지정학적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

[2] 함재봉의 <한국 사람 만들기> 시리즈와의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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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재봉의 <한국 사람 만들기>와 김병로의 <한국과 조선>은 한반도의 근대성과 정체성 형성을 추적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지만, 분석의 층위, 대상, 지향점에서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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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정체성의 분화 구조>에 대한 시각 차이다.
함재봉은 문명사적 계보학을 통해 조선 말기부터 유입된 5가지 인간형(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이 갈등하며 오늘날의 '한국인'을 주조했다고 본다. 즉, 대한민국 내부의 이념적·문화적 다원성과 내적 분열을 해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김병로는 5대 인간형 중 남한(친미·기독교·자본주의)과 북한(친소·공산주의·주체사상)으로 각각 수렴·고착화된 <남북 간 거시적 국가 정통성 경쟁>에 집중한다. 함재봉이 '미시적 인간형의 갈등'을 다룬다면, 김병로는 '제도화된 두 국가의 상징 투쟁'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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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문명사적 평가와 시각>의 대립이다.
함재봉은 해양문명(영미 자유주의·자본주의·기독교)과의 결합을 한국 근대화의 결정적 성공 요인으로 평가하며 다소 규범적인 자유민주주의 우위론을 견지한다. 반면 김병로는 사회학적 가치중립성을 바탕으로, 북한의 '조선' 역시 대륙적·사회주의적 맥락과 전쟁 트라우마 속에서 형성된 하나의 완결된 문명적·제도적 실체로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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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미래 구상>의 차이다.
함재봉의 작업이 대한민국이라는 근대국가가 어떻게 기적적으로 성공했는지를 규명하는 '국가 정체성의 확립'에 머문다면, 김병로는 한국과 조선이라는 두 개의 분리된 정체성을 어떻게 화해시키고 통합된 '대한조선'으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분단 극복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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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병로, 『한국과 조선: 남북한 정통성 경쟁』(2024) — 1,000단어 요약·평론

『한국과 조선』은 앞서 살펴본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보다 문제를 한 단계 더 확장한 책이다. 2016년 책이 <북한을 북한이라고만 보지 말고, 스스로를 ‘조선’이라고 이해하는 하나의 사회로 보자>고 제안했다면, 2024년 책은 아예 남북을 <한국과 조선이라는 두 개의 민족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라는 문제로 바라본다. 저자의 명시적 목적도 분단 이후 남북이 각각 민족과 국가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 온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분단이 하나의 민족을 두 국가로 갈라놓았다>는 통상적인 설명을 뒤집는다는 점이다. 김병로에게 분단은 1945년에 한 번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80년 동안 남북이 서로 다른 역사·제도·문화·국민의식을 만들어 온 지속적인 과정>이다. 그래서 오늘날 남북에는 같은 종족적 기원을 상당 부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정치적 국민공동체가 존재한다고 본다. 민족 자체도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국가건설 과정에서 선택되고 재구성되는 “상상의 공동체”라는 구성주의적 관점을 명확히 취한다.

1. ‘대한’과 ‘조선’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책은 1945년이 아니라 1897년 대한제국에서 시작한다.

고종이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으로 변경한 것은 김병로에게 중요한 국가정체성 혁명이었다. 대한은 청 중심의 전통적 국제질서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대 주권국가임을 선언하려는 이름이었다. 이후 일본은 1910년 병합하면서 다시 국호를 ‘조선’으로 바꾸었다. 반면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을 선택해 대한제국의 <대한>을 공화국 형태로 계승했다.

그러나 모든 독립운동 세력이 ‘대한’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사회주의·공산주의 계열에서는 ‘조선’을 적극 사용했다. 따라서 해방 이전부터 이미

<대한 → 대한제국 → 대한민국 임시정부>

<조선 → 조선민족·조선공화국 → 사회주의적 조선>

이라는 서로 다른 계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김병로가 흥미롭게 보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1948년 남북정부가 갑자기 서로 다른 이름을 택한 것이 아니라, 이미 식민지 시기에 <대한과 조선이라는 경쟁적 민족국가 상상>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책 제1부 전체가 이 계보를 추적한다.

2. 1948년 이후: 어느 쪽이 진짜 코리아인가

1948년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정통성 경쟁은 제도화된다.

남한은

<대한제국 → 3·1운동 → 대한민국 임시정부 → 대한민국>

이라는 연속성을 강조한다.

북한은 대한제국과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낮게 평가하고

<반일민족운동 → 항일무장투쟁 → 김일성 혁명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이라는 별도의 계보를 만든다.

그러므로 남북의 대립은 단순한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가 아니다.

<누가 일제에 맞선 진정한 민족세력인가?>
<누가 조선/한민족의 근대국가를 계승하는가?>
<누가 한반도 전체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가?>

라는 정통성 전쟁이기도 했다.

한국전쟁은 이를 극단화한다. 이후 남한에서는 <반공>, 북한에서는 <반미·반제>가 국가정체성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다. 상대방은 단순한 외국이 아니라 <민족을 배신한 가짜 국가>가 된다.

김병로의 표현을 빌리면 이것은 <적대적 타자화>다.

내 정통성을 확립하려면 상대방의 정통성을 부인해야 하는 구조다.

3.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과거’를 둘로 나눈 방식이다

이 책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부분은 남북한이 정치·경제제도만 달리 만든 것이 아니라 <고대사까지 다르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남한은 대체로

<삼한 → 신라 → 삼국통일 → 고려 → 조선 → 대한>

이라는 계통을 상대적으로 중시했다.

북한은

<고조선 → 부여 → 고구려 → 발해 → 고려 → 조선>

이라는 북방계 계보를 더욱 강조했다.

김병로는 이를 심지어 <한족 대 맥족>, <신라 대 고구려>라는 민족 정통성의 분화로 설명한다. 책의 표현을 따르면 남한은 신라와 화랑도를, 북한은 고구려의 기상과 계급적 영웅성을 각각 자기 정통성을 뒷받침하는 ‘민족자원’으로 사용했다.

이것은 중요한 통찰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현재 정치와 무관한 과거의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김병로는 오히려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과거가 선택된다고 본다.

즉,

<국가가 민족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자신을 정당화하는 민족사를 만들어낸다.>

이것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구성주의적 역사관이다.

4. 1970년대: 유신과 유일체제의 묘한 평행

책의 제5장은 남북한을 비교사회학적으로 읽는 데 특히 흥미롭다.

남쪽에서는 박정희의 유신체제가, 북쪽에서는 김일성의 유일체제가 강화된다. 물론 두 정치체제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김병로는 양쪽 모두 국가건설·경제발전·민족주의를 권위주의적으로 동원했다는 구조적 평행성을 본다. 동시에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이후 남북은 “민족”을 다시 공통의 정치자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목차가 아예 <권위주의 국가 건설과 민족자원 동원>으로 되어 있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남북이 서로 완전히 단절된 채 발전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서로 경쟁하면서 <상대의 성공을 관찰하고 일부 발전전략을 차용>했다.

그래서 남북한은 적대하는 동시에 서로를 거울로 삼아 자신을 만들어 온 <관계적 국가>이기도 하다.

이것은 『한국과 조선』에서 상당히 중요한 관점이다.

5. 1980~90년대: 국가경쟁은 끝나고 ‘민족경쟁’이 시작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대구분은 여기다.

1980년대 이후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을 압도하기 시작하고, 민주화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거치며 남북의 체제경쟁은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다. 1991년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은 양쪽이 국제법적으로 두 국가라는 현실을 더욱 굳힌다. 그래서 김병로는 이 시기를 <국가 경쟁의 종말과 민족 경쟁의 시작>이라고 부른다.

북한에게 이것은 엄청난 정체성 위기였다.

사회주의가 세계사적 진보라는 주장을 더 이상 설득력 있게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정통성 자원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조선민족제일주의>,
<단군>,
<고조선>,
<평양 중심 역사>

이다.

특히 단군릉 복원은 김병로에게 단순한 고고학적 사업이 아니다. 북한이 <평양을 단군조선 이래 민족사의 중심>으로 재구축하여 서울 중심 대한민국에 맞서는 상징정치였다. 냉전기 북한은 고조선조차 계급사회로 설명했지만, 탈냉전 이후에는 단군과 고조선을 ‘조선’이라는 국호와 국가정체성의 뿌리로 적극 재해석했다.

즉 마르크스주의가 약해질수록 북한은 오히려 <민족주의적 조선>이 되어 갔다.

6. 반대로 남한에서는 ‘대한민국’이 뒤늦게 만들어졌다

이 부분도 대단히 중요하다.

김병로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졌다고 해서 바로 강한 <대한민국 국민의식>이 형성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가에 대한 자발적 애착이 제한적이었다. 민주화 이후에야 정치체제에 대한 시민의 소유감이 생기고, 경제성장과 1988년 올림픽을 거쳐 2002년 월드컵 무렵에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밑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외쳐지기 시작했다. 책은 민주주의·경제성장·문화적 성취가 결합하면서 <대한민국 민족주의>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여기에 <한류>가 결정적인 새로운 요소로 등장한다.

북한이 단군·고구려·평양으로 역사적 조선민족주의를 강화했다면 남한은 경제성장, 민주주의, K-pop·드라마·영화 같은 문화적 성공을 통해 <한민족/한국>의 세계적 이미지를 장악했다.

흥미롭게 표현하면,

<북한은 과거를 통해 정통성을 강화했고, 남한은 현재의 성공을 통해 정통성을 강화했다.>

김병로의 9장이 단순한 문화산업론이 아니라 정통성 경쟁의 일부인 이유다.

7. 김정은의 ‘우리국가제일주의’가 갖는 의미

이 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은 김정은 시대의 변화를 <민족에서 국가로>의 이동으로 읽는 것이다.

김정은 체제는 ‘우리민족제일주의’보다 <우리국가제일주의>를 강조하기 시작한다. 김병로는 이것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자체를 완결된 국민국가로 만드는 작업으로 해석한다. 국가행사에서 지도자 개인에 대한 찬양 못지않게 국가·국기·애국가가 강조되는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본다.

이 대목은 책이 출판된 2024년 상황 때문에 더욱 의미가 커졌다.

2024년 북한은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 관련 기구까지 폐지했다. 김병로 자신도 이후 연구에서 이 변화를 “70년간 견지했던 하나의 조선 정책의 폐기”로 설명했다.

역설적으로 북한의 두 국가 선언은 김병로의 장기적 논지를 상당 부분 확인해 준다.

<한국과 조선은 이미 너무 오래 별개의 국가로 살아왔다.>


8. 이 책의 강점: 분단을 ‘정체성 생산체제’로 본다

『한국과 조선』의 가장 큰 공헌은 분단을 군사분계선의 문제에서 <인간과 기억을 생산하는 체제>의 문제로 확장했다는 데 있다.

80년 동안 두 국가가 존재하면 단순히 제도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영웅,
적과 친구,
국가 이름,
노래,
기념일,
국민이라는 감정,
민족의 조상,

까지 달라진다.

그 결과 처음에는 임시적이었던 분단국가가 스스로 재생산되는 국민국가로 발전한다.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가 <북한은 실제 사회다>라고 말했다면, 『한국과 조선』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남북한 모두 1945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냈다>

고 말하는 셈이다.


9. 그러나 비판할 점도 크다

첫째, <남북의 대칭성>을 너무 강조할 위험이 있다.

양쪽 모두 국가가 역사를 선택하고 민족주의를 동원했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남한에는 민주화 이후 자유로운 역사학 논쟁, 정권교체, 시민사회가 존재한다. 북한에서 역사서술은 훨씬 직접적으로 당과 수령체계에 종속되어 있다.

따라서

<남쪽의 신라 중심주의 ↔ 북쪽의 고구려 중심주의>

를 완전히 대칭적인 국가선전으로 놓으면 권력구조의 차이를 희석할 수 있다.

둘째, 신라-한족과 고구려-맥족의 대립을 <남북의 민족정체성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다소 강한 주장이다. 실제 남한에서도 고구려와 발해에 대한 관심은 매우 강하며, 북한 역시 신라를 완전히 민족사 밖으로 몰아낸 것은 아니다. 국가가 강조한 역사서술과 일반 주민의 실제 민족의식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셋째, 책의 최종 제안인 <대한조선>은 문제제기로서는 흥미롭지만 현실적 국호로서는 매우 인공적이다.

김병로는 통일 과정에서 서로의 정체성을 지우지 않고 ‘대한’과 ‘조선’을 함께 인정하는 과도적 상징으로 <대한조선>을 제안한다. 그러나 실제 통합에서 더 중요한 것은 국명보다 헌법, 시민권, 인권, 지방자치, 재산권, 과거청산과 같은 제도적 문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한조선’이라는 어색한 표현이 던지는 질문 자체는 중요하다.

<통일이 북한을 대한민국 안에 흡수하는 것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80년의 역사를 가진 두 사회가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것인가?>

김병로는 분명 후자에 가깝다.


10. 종합평가

『한국과 조선』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45년 하나였던 민족이 우연히 두 국가에 갇힌 것이 아니라, 80년간 두 국가가 서로 다른 역사와 민족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왔다.>

이 점에서 『한국과 조선』은 단순한 통일론이 아니다.

<민족도 만들어지고, 국민도 만들어지며, 과거조차 현재의 국가가 선택하여 재구성한다>는 민족사회학적 연구다.

그리고 이 책이 앞서 읽은 『북한사회의 종교성』 및 『북한, 조선으로 다시 읽다』와 연결되는 지점도 분명하다.

첫 번째 책은 <조선인의 의미세계>,
두 번째 책은 <조선이라는 사회>,
세 번째 책은 <한국과 조선이라는 두 국민국가>

를 분석한다.

김병로의 관심이 점점 <북한체제>에서 <남북한을 함께 만들어낸 분단체제>로 확대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2] 김병로 『한국과 조선』과 함재봉 『한국 사람 만들기』·<한국인의 탄생> — 500단어 비교 분석

두 사람을 함께 읽으면 놀랄 만큼 비슷한 질문에서 시작하지만 결론은 상당히 다르다.

가장 큰 공통점은 <한국인은 고정된 민족적 본질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함재봉은 『한국 사람 만들기』의 출발점에서 ‘한국 사람’을 하나의 변하지 않는 성격으로 정의하지 않는다. 대신 조선 사람이 해체되면서 친중위정척사파·친일개화파·친미기독교파·친소공산주의파·인종적 민족주의파라는 여러 인간형이 충돌하고 중첩하면서 현대 한국인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김병로도 민족을 본질로 보지 않는다. 한국과 조선이 동일한 종족적 기반에서 출발했지만 국가건설 과정에서 서로 다른 민족자원을 동원하면서 결과적으로 서로 다른 국민과 민족정체성을 만들었다고 본다.

그래서 두 사람 모두 사실상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은 태어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졌다.>

그러나 <무엇이 한국인을 만들었는가>에서 크게 갈라진다.

1. 함재봉: 문명과 사상이 인간형을 만든다

함재봉의 분석 단위는 <문명·종교·사상·지정학적 선택>이다.

주자성리학이 고려인을 ‘조선 사람’으로 바꾸고, 19세기 이후 서구 근대성과의 충돌 속에서 위정척사·개화·기독교·공산주의·민족주의가 새로운 인간형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특히 현재 진행되는 <한국인의 탄생> 강좌에서 개신교를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남녀관계·교육·신분·개인관·국가관까지 바꾸는 <근대적 인간 형성의 힘>으로 매우 강하게 평가한다. 강좌에서 “조선의 근대성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지점을 기독교의 사회변혁과 연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함재봉에게 역사의 핵심 행위자는

<유교인, 개화파, 기독교인, 공산주의자>

같은 <사상을 가진 인간>이다.

2. 김병로: 국가가 국민과 민족을 만든다

반면 김병로의 핵심 행위자는 <국가>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각 역사·교육·상징·영웅·적대대상·국호를 선택하여 국민을 만든다.

함재봉이

<어떤 사상이 어떤 한국인을 만들었는가>

를 묻는다면,

김병로는

<어떤 국가건설 과정이 어떤 한국인/조선인을 만들었는가>

를 묻는다.

그러므로 함재봉은 <계보학적 사상사>에 가깝고 김병로는 <비교역사사회학적 국가형성론>에 가깝다.


3. 가장 흥미로운 충돌점은 ‘조선’이다

함재봉에게 <조선 사람>은 강력한 주자성리학적 문명혁명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형이다. 고려의 가족제도와 사회관계를 바꾸고 부계혈통·제사·종법·선비문화를 확립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김병로에게 20세기의 <조선>은 전혀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북한은 마르크스-레닌주의, 항일혁명, 고구려·단군·주체사상을 결합하여 <새로운 조선>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재미있는 역설이 생긴다.

<함재봉의 조선인은 주자학적 인간인데, 김병로의 조선인은 공산주의와 주체사상에 의해 그 주자학적 조선을 해체한 뒤 다시 만들어진 인간이다.>

이 차이가 두 사람을 함께 읽을 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4. 그런데 북한을 넣으면 함재봉의 5분류가 더 복잡해진다

함재봉의 틀에서는 북한의 형성이 주로 앞으로 다룰 <친소공산주의파>를 통해 설명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병로를 읽고 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북한은 단순히 <소련식 공산주의를 선택한 한국인>이 아니다.

70여 년 동안

공산주의

  • 항일민족주의
  • 주체사상
  • 수령체제
  • 전쟁의 기억
  • 고구려·단군 중심 역사
  • 조선이라는 국호

가 누적되면서 독자적인 <조선인>을 생산했다는 것이 김병로의 주장이다.

따라서 김병로가 함재봉에게 던질 수 있는 가장 강한 질문은 이것이다.

<‘친소공산주의파’는 하나의 사상적 계보인가, 아니면 이미 독자적인 ‘조선 사람’을 탄생시킨 별개의 국민국가 문명인가?>

나는 후자에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을 합치면 보이는 더 큰 그림

함재봉과 김병로를 경쟁적으로 읽기보다 결합하면 매우 강력한 설명틀이 생긴다.

<함재봉>은 19~20세기에 어떤 <사상·종교·문명 세력>들이 옛 조선인을 해체했는지를 설명하고,

<김병로>는 그 경쟁의 결과가 1948년 이후 어떻게 <두 개의 국가제도> 속에서 고착되어 한국인과 조선인을 각각 재생산했는지를 설명한다.

따라서 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함재봉은 ‘분단 이전 한국인의 복수의 계보’를 설명하고, 김병로는 그 복수의 계보가 분단 이후 두 국민국가로 굳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여기에서 함재봉의 <친소공산주의파> 편이 완성되면 두 저자의 비교가 특히 중요해질 것이다. 과연 함재봉은 북한을 <한국인을 만든 다섯 흐름 가운데 하나>로 계속 볼 것인지, 아니면 김병로처럼 <이미 별도의 조선인을 탄생시킨 역사적 프로젝트>로 인정할 것인지가 두 사람의 한국 근현대사 해석을 갈라놓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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