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8, 2020

원재춘 목사 - 갈보리교회 개혁 측 교인들이 세운 함께가는교회의 창립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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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아픔 딛고 새롭게 시작하다
갈보리교회 개혁 측 교인들이 세운 함께가는교회의 창립 과정





 입력 : 2011년 01월 27일 (목) 19:06:53 [조회수 : 6784] 이명구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담임목사의 학위 문제와 표절 설교 문제를 지적하며 교회 개혁을 외치다가 신천지 누명을 쓰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던 갈보리교회 개혁 측 교인들이 지난해 8월 1일 새로운 교회를 세웠다. 이들은 '함께가는교회'라고 이름을 정하고 새 교회를 세우는 데 주력해 왔다. (관련 기사 : 교회 개혁 외치다가 신천지로 의심받은 교인들, 갈보리교회 개혁 측, '함께가는교회'로 새 출발)






▲ 갈보리교회 개혁 측 교인들은 원재춘 목사의 학위 문제와 표절 설교 문제를 지적하며 교회 개혁을 외쳤지만 되레 신천지로 몰렸다. 사진은 2009년 11월, 교회 개혁을 요구하던 교인들의 모습이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 분쟁이 한창이던 2009년 12월, 개혁 측 교인들이 분리 예배를 시도하자 원재춘 목사 측은 이를 저지했다. 목사 측은 교회 정문 앞에서 교인들의 출입을 막았다.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고 결국 양측은 서로 법정 소송을 하기에 이르렀다. 법원은 목사 측의 손을 들어 줬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교회를 세우는 데 있어서 교인들이 먼저 집중했던 것은 정관 제정이다. 이들은 민주적이면서 개혁적인 교회 정관을 바랐다. 교인들은 정관제정위원회를 조직해 머리를 맞댔다. 순탄하게 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6명의 정관제정위원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비민주적이고 목회자 중심적인 기존 교회 정관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과 너무 개혁적인 정관은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의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함께 교회를 만들고픈 사람들 사이에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8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4개월 동안 논의를 거듭했고, 결국 기존 교회 정관을 선호했던 이들이 한발 물러섰다.

함께가는교회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백종국·오세택)가 제시한 모범 정관과 침례교회 정관을 절충하여 12월 12일 민주적인 정관을 만들었다. 교인들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역자이며 제사장임을 강조하고, 교인과 교역자의 지위는 동등하다고 명시했다. 목사의 정년은 65세로 정하고, 임기제를 시행하여 3년마다 재신임을 묻도록 했다. '담임목사'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목회자 중심으로 운영되었던 갈보리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교회 행정은 평신도 중심의 운영위원회가 중심이 되어서 의결하도록 했다. 목회자는 운영위원회에서 발언권은 있지만 의결권은 없다. 각 부서의 부서장들 중 최소 3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했다.

정관 제정만큼 중요했던 것은 목회자 선정이었다. 목회자의 문제점을 바로잡으려다가 이단으로까지 몰렸던 교인들에게는 좋은 목회자와 동역하는 것이 가장 절실했다. 갈보리교회를 떠나오면서 김종환 목사가 교육부 목회자로 합류했다. 주일 설교는 개혁연대 목회자들이 돌아가면서 도왔다. 하지만 교인들은 매번 다른 목회자의 설교를 듣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뚜렷한 목회자,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받은 상처를 감쌀 수 있는 포용력 있는 목회자, 함께가는교회를 수많은 교회 중의 하나로 여기지 않고 개혁적인 교회의 모델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목회자를 교인들은 원했다. 이를 위해 공개 모집보다는 개혁연대같이 신뢰할 수 있는 단체나 그동안 교인들을 도왔던 목회자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기로 했다.




▲ 조석민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상처받아 아파하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다면 그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설교했다. 사진은 창립 예배에서 기도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명구



추천받은 다수의 목회자 중 3명을 추렸고, 그중에서 조석민 목사(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교수)를 목회자 대표로 선임했다(함께가는교회의 목회자 대표직은 기존 교회의 담임목사직과는 다르다). 마침 조 목사는 6개월을 약속하고 주일 설교를 하던 중이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상처받아 아파하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다면 그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설교했다. 교인들은 이런 목회자라면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교수직과 전임 목회 사역을 겸임할 수 없는 현행법을 고려하여 교인들은 조 목사에게 협동 목회자로 일해 달라고 제안했다. 목회자 중심이 아니라 평신도 중심의 교회를 만들고자 하는 교회의 방향과도 들어맞는 선택이었다.

함께가는교회는 12월 26일 교인 총회에서 조석민 목사를 인준했다. 목회자 대표를 선정하면서 교인들과 조 목사는 서로 약속한 게 있다. 조 목사는 설교·성찬·세례 등 목회자 역할만 하고 그 외의 것들은 교인들이 책임지고 맡기로 한 것이다. 목사와 교인들이 함께 일하는 교회를 꿈꾸면서 말이다. 직분은 계급이 아니라 직능의 차이일 뿐이란 걸 명확하게 했다.

교인들과 조 목사는 함께가는교회가 교회 개혁의 모범 사례로 우뚝 서기를 바라고 있다. 분쟁이 빈번한 한국교회 현실 속에서 함께가는교회가 대안이 되는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꿈꾸는 것이다. 주예숙 집사는 "그동안 어려움 가운데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받았던 것을 잊지 않겠다. 이웃을 위해서 존재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했다.

정관 제정과 목회자 선정을 끝마치고 함께가는교회는 2011년 표어를 '성숙한 그리스도인, 사랑의 공동체'로 정했다. 우선적으로 교인들의 신앙 성숙에 초점을 두고 갈보리교회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신앙 성숙에 집중하기로 한 이유는 교회 분쟁으로 상처받고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더 잘 만나기 위해서다. 먼저 자신들이 신앙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성숙해야 떠난 이들이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갈보리교회에서 떨어져 나온 이들 중 함께가는교회에 함께하지 못한 다수는 현재 신앙생활을 거의 못 하고 있다. 함께가는교회 교인들은 떠난 이들과 다시 함께 가기를 바라고 있다.



"성령 냄새가 진동하는 교회 되기를"
함께가는교회 1월 23일 창립 감사 예배

함께가는교회가 1월 23일 오후 4시 경기도 광명시 하안3동 예배당에서 교회 창립 감사 예배를 했다. 교인들은 그간의 아픔을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을 했다.

교인들의 얼굴에는 감격이 서려 있었다. "주님의 마음을 닮아서 이웃을 사랑하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는 찬양을 부를 때 예배당 이곳저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교인들이 눈에 띄었다. 갈보리교회를 떠나 힘겨워하던 교인들과 성경 공부를 함께하며 이들을 돕던 이덕재 목사(빛과소금교회)는 "지난 시간 동안 아픔의 눈물, 힘듦의 눈물, 분노의 눈물, 고통의 눈물을 흘렸지만, 하나님께서 지나간 시간들을 위로하시고 더 큰 사랑으로 교인들을 이끌어 달라"고 기도했다.

교인들의 생채기가 다 아문 것은 아니었다. 공경표 집사(운영위원장)는 교회 설립 경과를 보고하던 중 갈보리교회 원재춘 목사에게 신천지로 몰렸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공 집사는 "교회 안의 곪아 있던 문제를 바꾸자고 제안했을 뿐인데, 되레 이단으로 몰렸다. 당시에는 너무 억울하고 실망스러워서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니 목사와 교회 건물을 보고 신앙생활을 했던 게 더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법적으로는 담임목사에게 져서 갈보리교회를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건물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새 출발을 하는 이들에게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는 무엇보다 성령과 함께 가는 교회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성령 충만하지 않으면 교회는 결국 사람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 된다. 성령이 아니라 목회자 한 사람만을 바라보았던 일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좋은 교회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조차도 성령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함께가는교회가 성령과 동행하여 가난한 자와 억울한 자가 모여드는 희년이 선포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성규 목사(예인교회)는 "개척 교회의 신혼 기간은 대개 3년 정도다. 이후에 힘든 시간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 기간을 견디고 넘기는 게 신앙이다. 끝까지 견디는 함께가는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 운영위원장 공경표 집사는 "법적으로는 담임목사에게 져서 갈보리교회를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건물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명구






▲ 함께가는교회 교인들을 도왔던 이덕재 목사(좌), 방인성 목사(중), 정성규 목사(우). ⓒ뉴스앤조이 이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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