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pril 16, 2019

조헌정 목사 “북의 유일신념체계인 주체사상과 진지한 대화 나설 것” - 민중의소리



조헌정 목사 “북의 유일신념체계인 주체사상과 진지한 대화 나설 것” - 민중의소리




조헌정 목사 “북의 유일신념체계인 주체사상과 진지한 대화 나설 것”

26일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창립보고 및 조헌정 목사 연구소장 취임감사 예배’
권종술 기자 epoque@vop.co.kr
발행 2019-02-26 23:49:35
수정 2019-02-26 23: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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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창립보고 및 조헌정 목사 연구소장 취임감사 예배’ⓒ민중의소리


기독교와 주체사상의 대화는 가능할까? 분단과 냉전의 사고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기독교와 주체사상의 대화를 위한 의미있는 첫발이 26일 내딛어졌다.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창립보고 및 조헌정 목사 연구소장 취임감사 예배’가 이날 오후 6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예홀에서 열린 것이다.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는 그리스도인들의 남북 사상교류를 목적으로 지난해 11월29일 창립됐다.

초대 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조헌정 목사는 이날 예배에서 “북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트 대통령의 만남으로 이미 주체사상과 기독교의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은 주체사상과 자본주의 기독교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기독교는 이미 오래전에 주체사상과 대화를 시도해왔다. 이제 공백기를 넘어 앞선 선배들의 뒤를 따르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목사는 이어 “절대불변의 진리는 없다. 진리는 대화와 비판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며 “남북이 공유 할 수 있는 사상과 체제를 만들고, 그 사상과 체제가 세계를 구원할 사상과 체제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독교와 주체사상 대화
1980년대 즈음부터 여러차례 시도
1990년대 중반 이후 끊어진
대화 다시 이어질까?

기독교와 북의 주체사상과의 대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날 축사에 나선 김흥수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은 1959년 3.1운동 민족대표를 역임했고, 북에서 활동한 김창준 목사가 1959년 세상을 떠난 이후 북에서 주체사상과 기독교에 대한 비교 연구에 관심을 가지는 등 그동안 이뤄진 대화 시도들을 열거했다. 그리고 남한에선 지난 1988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통해 분단 극복과 통일을 위해 한국 교회가 나설 것을 다짐한 이후 다양한 대화 시도가 있었다. 그해 12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연합 주최로‘주체사상에 대한 기독교 입장 토론회’가 열려 북의 주체사상과 대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1989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북미주기독자학회는 북한학술원주체사상연구소 박승렬 소장을 비롯한 주체사상가와 남북해외 개신교인 등이 여러 차례 토론 등 대화를 통해 기독교와 주체사상의 공통점을 찾아 나서는 등 노력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런 개신교 내부의 주체사상과의 대화 노력은 여러 장애물을 만났다. 주체사상과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던 박순경 교수가 1991년 도쿄에서 한 강연 때문에 옥고를 치르는 등 민간의 통일 교류를 막으려는 정부에 의해 번번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개신교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보수 개신교 세력에게 ‘반공’은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시켜주는 신앙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수 개신교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의 탄생한 이유도 바로 ‘반공’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 개신교 내부의 분위기와 여러 부침을 거듭한 남북관계 때문에 1990년대까지 이어진 이러한 대화 노력은 한동안 끊어지고 말았다.

김흥수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은 “그리스도교 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의 출범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분단시대 한국 종교사에서 뜻깊은 일이다. 분단신학도 연구소를 통해 붕괴되고, 분단 사상도 무너뜨려야한다. 유럽에선 1957년에 맑시즘과의 대화를 신학자들이 주도해 기독교평화회의를 조직했다”며 “그리스도교 주체사상 대화연구소가 기독교평화회의에 비교할 만한 중요성을 가진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창립보고 및 조헌정 목사 연구소장 취임감사 예배’ⓒ민중의소리

이날 설교에 나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도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은 사회갈등의 근본 원인인 분단질서와 냉전의 극복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다. 이는 예수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 사랑의 실천이 정의다. 이웃 사랑이 아니라, 원수 사랑이다. 이 같은 사랑의 새 차원을 열어갈 때 가능하다”며 “그리스도교 주체사상 대화 연구소의 연구과정에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이 충만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소 월례공부, 토론 등
‘북한 깊게 알기’ 사업 추진

이은선 한국信연구소 교수는 “연구소가 북의 실험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성찰해 거기서 고유성과 열매를 찾고 한계 오류를 드러낸다면 한국의 신학과 정신사상사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동학, 대종교, 여러 개벽파 사상가들이 고유하게 정신과 물질, 공동체와 개인, 영과 몸의 문제를 나누지 않고, 참된 영적 공동체 이루려 했던 것을 기억하고, 이번 대화를 통해 더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3.1운동 100주년 이후 인류가 진정한 의미의 독립 진화를 위해 역할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홍상태 참된평화를만드는사람들 사무총장은 “개신교가 한반도 평화통일의 역군이 되기보다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평화와 통일에 부정적 행태를 보이는 저변엔 근본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배타성을 틍징으로 하는 근본주의는 힘이 생기면 나와 다른 이에게 폭력동원하는 폭력성을 드러낸다. 근번주의가 자본주의와 만나면 번영신학이 되고, 반공과 만나면 태극기 부대가 된다. 이성적 합리적 대화 들어설 자리 좁다”며 개신교인 대상의 통일 교육을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교육하자. 태극기는 안된다고 하지 말고,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하자. 주체사상과의 대화를 한국교회 평신도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자리가 많았으면 한다. 한국교회와 교인이 새로운 일꾼으로 변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헌정 목사는 지난해 11월 연구소장 취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남북 화해와 교류, 협력은 선결적 과제다. 그 핵심에는 남북의 상호이해 증진이 놓여있다. 한국교회가 이에 이바지할 수 있는 첫걸음은 북의 유일 신념체계인 주체사상과의 진지한 대화다. 이를 통해 남북의 민중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해석의 지평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또 “남북대결 시대의 잔재인 제국주의적 선교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작금의 통일시대를 맞아, 1980년대부터 주체사상과의 대화를 모색해온 신앙 선배들의 뒤를 이어, 화해 협력 선교의 지평을 넓히고 상호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북한 깊게 알기’ 사업의 일환으로 월례공부 모임을 열고, 또 공개토론회를 통해 논의의 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런 성과를 교계 전반에 알리고, 책자를 통해 보급하는 출판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권종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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