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31, 2019

06 NK테크 브리핑 절박한 북한 의료보건 실태와 협력전망



NK테크 브리핑




절박한 북한 의료보건 실태와 협력전망


금년 5월에 발행된 ‘민주조선’의 기사 가운데에는 보건의료사업에 대한 북한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여기서 북한은 “보건(의료)사업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는 것은 인민정권기관의 주요 임무”라고 하면서 “언제나 보건사업을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개선, 강화해야”함을 강조하였다.

이에 대한 세부절차로서 북한은 ‘위생선전사업(의료, 보건에 관한 계몽 활동)’을 강화하는 것과 각 기관, 기업소 및 협동단체에서 위생방역을 더욱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도가 나온 후 북한은 실제로 올 여름 ‘큰물(홍수)’피해를 입었다. 특히 평안남도 지역에서 수해가 극심했으며 인근 지역의 주민 사이에서는 말라리아와 급성설사 증세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어려운 경제 사정과 열악한 보건의료체계상 북한은 특별한 치료법이나 의약품이 부족해 전염병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펴고 있는 대북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는 간염병동에서 감염된 물이 지하로 흘러들어가 인근 마을에서 간염이 집단적으로 발병했다”며 지난 8월에 A형간염 치료제를 다량 구입해 현지 주민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대북 말라리아 지원 사업으로 2001년 49만달러, 2002년 62만달러, 2003년 70만달러, 지난해 87만달러 상당의 약품과 기자재를 지원했으며 올해는 6월 초 113만달러 상당의 지원품을 전달했다. 2000년 이후로 북한의 보건의료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가 악화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은 말라리아를 비롯한 각종 질병 및 전염병의 피해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는 보건의료 실태에 대한 북한 자체적인 ‘개선’방침과 노력은 최근 들어 남한을 비롯한 국제의료협력단의 ‘지원’의 뜻과 맞물리면서 대북 보건의료 지원 및 협력사업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크게 국제적 차원의 협력과 남한과의 협력 두 가지로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국제적인 협력은 한국과 북한, 중국 등 3개국간 의약품 개발 사업단의 설립과 북한과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출범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동북아신약개발협력단`이라는 이름으로 조인식을 가진 이 단체는 한국과 북한, 중국의 의학자들이 뇌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협력하게 된다.

동북아신약개발협력단은 그동안 뇌졸중, 치매 등 뇌신경질환의 합성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아주대학교를 중심으로 협력이 토대가 이루어졌다. 여기에 천연물 신약의 풍부한 자료 및 재료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평양과학기술대학교와 연변과학기술대학교, 동물임상실험 노하우가 축적된 중국 북경협화의과대학교, 그리고 국내 최초 국제공인 임상실험센터인 삼성서울병원, 신약개발전문기업인 (주)SH제약 등이 힘을 합쳐 구성되었다.

북한 및 개발도상국의 의료지원을 전담할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2006년 9월 5일 정부출연기관으로 공식 출범하였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보건의료분야에서 북한 및 개도국 지역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한 이 시점에 재단이 공식 출범하게 되어 그 의미가 자못 크다”면서 본 재단의 역할에 기대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국제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는 대한의사협회와 개성에서 이번달 9월에 개원 예정인 남북의료협력병원을 공동 운영하는데 협력하기로 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이 병원에서는 남북의료진 총 30여 명이 100평의 공동시설을 이용해 북한 환자는 북한 의사가, 남한 환자는 남한 의사가 진료하는 공동 협력진료를 하게 된다. 이 조인식을 통해 그린닥터스와 대한의사협회는 대북의료와 해외재난지역의료봉사에 대한의사협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로 하였으며 2007년 말에는 150병상 규모의 개성종합병원을 잇따라 열 예정이다.

둘째, 남한과의 의료분야 협력은 `남북 양측간 보건의료 교류의 ‘교두보’역할을 할 개성병원의 건립을 꼽을 수 있다. 본 개성병원의 건립은 남북한 보건의료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의료수준의 격차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나아가 실제적으로 북한지역에서 발생하는 각종 전염병의 국내유입을 미리 차단할 수 있고 남북간 의료 방역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북한 보건의료 인력이 함께 진료하고 북한 인력에 대한 기술교육을 함으로써 보건의료 분야 교류협력의 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편 대북 지원단체인 ‘기아대책’ 대표단은 지난달 8월 16일 평양 락랑섬김인민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인민병원 착공식 후 평양 인근 수해 지역을 찾아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정성제약 수액제생산공장과 평양의대병원 등지를 방문하였다.
락랑구역 통일거리에 들어설 락랑섬김인민병원 건립은 4월 북측 민화협과 조선의학협회, 남측 기아대책과 아주대병원의 합의로 성사됐으며 지하 1층, 지상 3층의 100병상 규모이다.

북한으로서도 보건의료체계의 개선은 국가적인 절박함이 담겨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의 영유아 3명 중 1명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평균수명이 1995년 이후 꾸준히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영양결핍 등으로 북한 어린이 성장발달 지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북한 청소년의 신장은 남한 청소년보다 최고 24.2㎝, 체중은 최고 18.9㎏나 적은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렇듯 북한은 자체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보건의료계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적인 노력은 물론 대외협력에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 최근 남한과의 협력이나 국제 협력시 세계적인 기술수준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쌍방간의 지속적인 교류협력의 뜻을 내비추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 보건의료 부분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남한과의 적극적 협력은 물론 국제적 협력체제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뉴스레터 72호 (200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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