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5, 2019

[란코프] 남북한 경협에 부정적인 남한 주민들



[란코프] 남북한 경협에 부정적인 남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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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남북한 경협에 부정적인 남한 주민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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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은 남북한의 경제협력이 곧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만약에 남북경제협력이 안 되면, 유일한 이유는 미국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북한 경제협력이 멀지 않은 미래에 시작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한 경제협력의 길을 가로막는 것은 미국만이 아닙니다.

미국은 남북한 경제협력을 반대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미국 주류의 입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대북제재를 절대로 완화하지 말아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하지만 북한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이와 같은 제재를 지지하는 세력은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대부분 강대국들은 북한의 핵개발은 국제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대북제재를 통해서 북한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사람들이 모르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남한의 많은 사람들은 요즘에 남북한 경협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관영 언론의 주장과 사뭇 다른 이야기이지만 사실입니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사람들의 이러한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잘 알아야 하는 사실은, 남북한 관계가 처음부터 평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북한 경협은 사실상 남한이 주는 돈 없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몇 년 전에 북한 선전일꾼들은 개성공업단지가 바로 남한 경제를 구조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한 주민들에게 이것은 그냥 거짓말도 아니고, 진짜 웃기는 거짓말입니다. 개성공단은 남한 예산에서 나오는 돈 없이는 한달도 가동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북한 정부와 달리, 남한정부는 정부마음대로 국가예산을 쓸 수 없습니다. 큰 돈이면 무조건 국회에서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에서 지금 이러한 허락을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에 남한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남한 유권자들은 북한과의 협력을 위해 자신들의 세금을 쓰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울에서 이미 경제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한 이유가 대북지원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소문이 주로 보수파 사이에서 많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가을에 쌀 가격이 올라갔는데, 이것이 남한정부가 비밀리에 수십만 톤의 쌀을 북한으로 보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많았습니다. 물론 당연히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문제는 남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남북한 경협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15년 전에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실시했을 때 남한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은 북한을 도와준다면 북한정권이 국내정치를 완화하고 핵, 미사일 개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당시에도 이러한 희망은 아무 근거가 없었습니다.

희망은 옛날보다 많이 약해졌습니다. 물론 남한 사람 대부분은 여전히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환영합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와 달리 그들은 그 개선을 위해서 돈을 낼 의지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은 매우 미시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남한은 대북지원과 원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남한 주민들의 대북지원과 원조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남북한 경협의 재개를 어렵게 하는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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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대북지원,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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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남북한 경제교류나 대북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현 상황을 감안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경제협력이나 대북지원의 재개는 어려워 보입니다.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남한 사람들 상당수는 대북지원을 돈낭비와 퍼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와 같은 의견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이 통일될 지는 아직 모릅니다만 대북지원은 통일준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이 앞으로 통일하지 않고 오랫동안 서로 다른 국가로 남아있을 가능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남한을 비롯한 이웃 나라들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지원이나 대북원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일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도주의 원조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북한 병원은 약품도 없고 치료장비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때문에 북한으로 약품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숭고한 일입니다. 식량지원도 비슷합니다. 북한의 식량상황은 최근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중앙정부에게 아무 조건이 없는 지원과 원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지원일수록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설적으로 중앙정부에 대한 규모가 큰 지원은 북한의 진보와 변화의 길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북한은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지도부가 실시하고 있는 포전담당제와 사회주의 기업관리책임제가 그렇습니다. 이와 같은 정책은 나중에 북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언젠가 중국만큼 발전할 수 있게 할 첫 단계입니다. 그러나 북한 고급간부들이 이러한 정치를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을 하지 않는다면,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향상하지 못해서, 가까운 미래에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가 매우 큰 돈을 그냥 받는다면 그들은 몇 년 동안 이 돈으로 살면서 아무런 개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많은 돈은 북한정부가 시간을 낭비하도록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집권계층은 해외 원조 때문에 돈이 생긴다면 가만히 앉아있으면서, 해야 하는 경제 개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제일 바람직한 것은 구체적인 경제 사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 북한의 제일 큰 약점 중 하나는 매우 낙후된 인프라입니다. 인프라는 무엇일까요? 직접적으로 생산과 제조를 하지 않지만 이것들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도로, 통신, 전기등은 다 인프라입니다. 인프라 개발은 아주 비싸며 고급 기술도 필요합니다. 북한은 둘 다 없어서 인프라 개발이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남한은 북한에 새로운 대형 발전소 건설을 도와주고, 도로건설을 도와 준다면 바람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당연히 다른 후원국가들은 발전기를 비롯한 필요한 장비들을 공짜나 매우 싼 가격으로 보내주며 설치할 때 기술자와 숙련노동자들도 보내주면 좋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업은 북한측이 제대로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기회를 이용하고 경제발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냥 주는 돈과 달리, 구체적인 사업에 쓰이는 돈은 북한 당국자들이 낭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경제협력과 대북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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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남한 진보파와 보수파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1-24


K012419CU-AL.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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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은 남한 정치를 다룰 때 보수파와 진보파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남한은 정치갈등이 매우 심하고, 보수파와 진보파의 사이가 아주 나쁩니다. 세계 어디에나 민주국가라면 이러한 대립이 있지만 남한만큼 대립이 심한 나라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구조는 오래 되었고 시간이 흘러도 별로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볼 수 있는 모습은 거의 30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데, 그들 본연의 모습도 그들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율도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남한 사회에서 보수파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대략 전체인구의 30% 정도 됩니다. 진보파 지지는 20%나 25% 정도입니다. 나머지 절반 정도는 기분과 상황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 때문에 보수파이든 진보파이든 정치인들은 바로 구체적인 태도가 없는 50%의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으러 경쟁하고 있습니다. 요즘에 보수파와 진보파의 갈등이 많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그들이 희망하는 정치노선을 보면 옛날만큼 차이가 심하지 않습니다. 1990년대 초에 비하면 진보파는 많이 우경화되었고 보수파는 조금 좌경화되었습니다.

당연히 차이점은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유권자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제상황입니다. 경제라 하면 진보파는 국가의 역할을 많이 강조합니다. 진보파는 국민들이 높은 세금을 내야 하고, 이 세금으로 국가는 여러가지 복지나 무상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파는 반대로 세금이 높을 경우에 경제가 빨리 발전할 수 없기 때문에, 세금이 그리 높지 않아야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금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당연히 국가는 돈이 부족해서, 사회복지를 많이 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차이점은 대외정책입니다. 

보수파는 매우 친미 태도입니다. 미국을 중요한 보호자라고 생각하고, 한미 동맹을 무조건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파는 원래 반미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에 옛날보다 미국에 대한 태도가 많이 온건화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미국에 대해서 어느정도 불신감과 거부감이 있습니다. 반대로 보수파는 얼마 전부터 중국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가 생겼고, 진보파도 어느정도 그렇습니다. 보수파이든 진보파이든 둘 다 일본과의 경제협력과 무역을 환영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일본에 대해서 반감과 적대 태도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세력의 제일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대북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수파도 진보파도 통일을 가까운 미래에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보수파는 여전히 멸공통일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말하면 보수파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대북정책은 최대압박과 제재입니다. 쉽게 말하면 보수파는 북한이 있다는 것 조차 무시하는 듯한 정책을 선호합니다. 진보파는 반대로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지지하고, 햇볕정책을 지지합니다. 진보파는 원래 대규모 대북지원과 원조를 많이 할 생각이 있었지만, 요즘에 대북지원과 원조에 대해서 옛날보다 열성이 약간 작아졌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매우 기본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지난 수십년의 역사를 보면 보수파와 진보파의 대립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남한 정치를 결정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치 의견과 모습은 별로 많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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