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26, 2025

[나의 길] 탈북민의 삶에 귀를 기울이다...유튜버 강은정씨 2310서울평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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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 탈북민의 삶에 귀를 기울이다...유튜버 강은정씨
기자명 박지현 기자
입력 2023.10.23 

유튜버 강은정씨(사진=강은정씨)

“안녕하세요! '강은정 텔레비죤'의 은정입니다!”

늘 밝은 미소와 기분 좋은 하이톤으로 인사를 건네며 방송을 시작하는 평안도 출신 유튜버 강은정씨다.

강은정씨는 다양한 배경과 직업을 가진 탈북민들을 만나 직접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생생하게 그들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이렇게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탈북민들의 삶을 공감하고 나누며 마음 속에 남은 응어리들을 해소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살아간지 어느덧 5년차다. 5년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북한의 실상을 알아가고 탈북민들의 삶과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SPN 서울평양뉴스'는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강은정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고난의 행군 시기 때 보낸 빈곤한 어린시절이 아직 생생하다. 굶어서 쓰러진 적도 있고 12살부터 밥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노래에 재능이 있어 당 선전선동부 대홍단군 기동예술 선전대 가수로 뽑혔다.

2008년, 23살이라는 나이에 친구와 함께 탈북했다. 동네 언니의 권유로 탈북 길을 올라섰다. 인신매매로 팔려 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중국에 도착하고 인신매매로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다행히 도움의 손길에 닿아 도중에 도망쳐 나와 제3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에 와서 북한에서 예술 활동을 하던 분들과 함께 북한 문화도 알리고 남북한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을 펼치며 활동했었다. 그러다가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신분도 없이 숨어 살고 있는 수많은 탈북 여성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알게 되었다. 중국에서 여러 차례 경험했던 인신매매를 떠올리며 탈북 여성들과 그들의 2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어려움에 처해있는 탈북 여성들과 아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돕고 싶었지만 가진 것이 거의 없었다. 마침 그때 주위에서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해줘서 유튜브를 통해 아이들을 후원하고 섬길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유뷰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단순한 생각으로 유튜브를 찍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대한민국에서 정착하는 이야기, 북한에서 살았던 이야기, 대한민국의 산업 현장이나 농촌 탐방 등 다양한 콘텐츠에 도전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을 차례대로 초대해서 그들의 탈북 스토리와 대한민국 정착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그들이 이야기할 때 굳이 질문을 많이 하진 않는다. 그냥 초대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을 듣는 것을 즐긴다. 그러다 보면 그들도 부담 없이 그 삶에서 우러난 이야기들을 술술 말하곤 한다.”



강은정씨와 강은정씨 아버지(사진=강은정TV 갈무리)

▶ 이야기로 전해지는 선한 영향력



“너무 감사한 일은 유튜버라는 직업이 적성이랑 딱 맞는다. 북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탈북민들의 이야기가 너무 공감된다. 또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물론 빙산의 일각이지만) 그 체제 속에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다. 정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서 감사하다.

게스트 분들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들을 때 너무 재미있다. 예를 들면 여성들 같은 경우에,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생리대를 사용하는 썰을 들으면 웃프다(슬픈데 웃기다).

댓글 읽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 ‘은정씨 진행이 너무 좋아요’, ‘편안해요’ 등 이런 댓글들도 좋지만 ‘북한 사람들도 똑같은 생명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통일이 필요한 것이다’라는 댓글을 봤을 때 너무 뿌듯했다. 이런 댓글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이 모든 희망들이 가로막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태어난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이 나라가 얼마나 소중하고 내가 지금 처한 이 상황이 힘들지만 북한 사람들이 겪는 데에 비하면 내가 겪는 어려움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서 고맙다’는 댓글이 있었다. 제가 전하는 북한의 현실과 탈북민들의 이야기가 어떤 분들에게는 삶을 더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뭔가 한 생명을 살린 느낌이었다.”



강은정씨의 농촌 체험 영상(사진=강은정TV 갈무리)

▶ “초심을 돌아보면 늘 답이 있다”

“한 동안 창작의 고통을 느꼈었다. 어느 순간 그렇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때마다 유튜브를 시작했던 시발점으로 돌아가면 늘 답은 있었다. 유튜브가 이렇게 성장할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열심히 했을 뿐인데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러면서 책임감도 같이 느낀다.

탈북민들도 강은정TV를 많이 시청해 주고 계신다고 알고 있다. 탈북민들은 방송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찾으며 더욱 열심히 살게 된다고 한다. 남한 분들도 탈북민의 삶을 더 알아가고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격려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통일 관련 공연 중인 강은정씨(사진=강은정씨)

▶ “북한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해주시는 마음에 감사”

“어쩌면 짧고 평범한 삶일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저의 과거를 함께 아파해 주시고 공감해주셔서 힘이 된다. 북한에서의 고단한 삶, 탈북의 기구한 과정, 중국에서 세 번의 인신매매 등을 겪었다. 고생 끝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받아줘서 잘 정착할 수 있었다. 여기서 열심히 돈도 벌고 가족들을 다 모셔올 수 있어서 더 없이 감사하다.

구독자님들이 이런 삶을 눈물로 바라봐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다. 또 저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 주시는 그 마음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진솔된 이야기를 전하며 북한과 대한민국의 체제 차이를 알리기에 힘 쓰고자 한다.”@



박지현 기자1551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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