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31, 2020

15 사회적 약자, 살기 힘든 북 노인들



사회적 약자, 살기 힘든 북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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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살기 힘든 북 노인들
20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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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든 북한의 노인들


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빈곤 탓에 자식에게 쫓겨난 할머니
- 부양해주는 사람 없어 생활전선에 뛰어든 노인들
- 배급도 없고, 양로보험․노인연금 등도 무너진 지 오래
- 개인도 국가도 노인 부양 어려워, 결국 길거리로...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1년 1월 평양 시 교외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눈이 쌓인 추운 겨울, 황량해 보이는 길 저편에서 할머니 한 명이 걸어옵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몸을 꽁꽁 싸매고, 나뭇가지로 만든 지팡이에 의지해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데요, 애석하게도 이 할머니는 자식에게 쫓겨났습니다.

- 어디 가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할머니 1] 80세.

- 자식들은 다 있어요?

[할머니 1] 3년 전에 강냉이 700kg 갖다 주고서 쫓겨났어.

- 자식에게 쫓겨났어요?

[할머니 1] 가라는데 뭐...(다리가 아파서) 걸어가질 못 해서. 세상에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

자식에게 쫓겨난 이 할머니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릅니다.

2013년 6월의 한 지방도시.

할아버지 한 분이 길거리에 앉아 플라스틱 제품을 수리해주고 돈을 받습니다. 이 할아버지도 자식이 자신을 부양하지 못해 스스로 돈을 벌 수 밖에 없는데요,

배급을 얼마나 받는지 물어보니, 배급 갖고는 살 수 없다며 고개를 젓습니다.

- 이렇게 하면 하루에 얼마 법니까?

[할아버지] 어찌 벌겠소?

- 배급 타니까 조금 낫지 않습니까?

[할아버지] 아이고, 배급은 무슨...

- 한 달 배급은 얼마나 탑니까?

[할아버지] 모르오, 그런 거

- 그것 가지고 아니 되지? 배급가지고,

[할아버지] 배급만 갖고 어떻게 사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에서 양로 복지제도는 이미 1990년대에 무너졌습니다. 형식상 양로보험이나 연금제도가 있지만, 이것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는데요,
젊은 사람도 살기 힘들어지면서 부모의 부양을 포기하고, 북한 당국도 책임지지 못하다 보니 노인들이 직접 생활 전선에 뛰어들거나 꼬제비로 전락해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umaru Jiro] 나이 많은 사람․어린이․장애인 등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은 결국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 도움을 못 줄 경우에는 국가와 사회가 삶을 보장하는 제도가 필요하잖아요. 북한은 원래 양로보험․연금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명무실화됐죠. 지금도 양로보험이나 연금을 일반 노인에게 주는 제도가 있지만, 한 달에 7~800원부터 몇 천원 사이로 쌀 1kg도 못 살 정도의 금액에 불과하니까 국가가 보장하는 사회복지․ 양로 제도는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결국 집에서 봐주지 못하고, 국가도 복지를 책임지지 못하면 본인이 돈을 벌어 먹고살아야 하고, 현금을 벌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장사에 나서거나 힘든 노동을 해야 하고 이마저도 안 되면 꼬제비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2013년 3월, 평안남도 평성시

할머니 한 분이 산에서 모은 땔감을 메고 걸어갑니다. 자신의 체격보다 2~3배나 많은 양인데요, 이 할머니는 돈을 벌기 위해 풀과 땔감을 뜯어 온 겁니다. 잠시 쉬는 할머니에게 말을 걸어봤는데요,

[할머니 2] 산에 못 들어오게 해. 산이 벌판인데.

또 다른 할머니 한 분. 이 할머니도 집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배급도 없이 밤에 인민반 경비를 서고, 경비초소에서 잠을 잡니다.

추운 겨울 불도 안 때 주는 경비초소에서 어떻게 자냐고 묻자, 할머니도 할 말이 없는지 말을 잇지 못하는데요,

- 할머니는 집이 어디 있습니까?

[할머니 3] 살기는 여기서 사는데 집은 없어.

- 집이 없으면 어떻게 삽니까?

[할머니 3] 밤에 인민반 경비 서고...

- 할머니는 배급을 못 탑니까?

[할머니 3] 글쎄 왜 배급을 주지 않니...

- 겨울에 어떻게 삽니까? 집이 없으면...

[할머니 4] 밤에 경비 서 주면...

[Ishumaru Jiro] (처음 등장한 할머니 사례를 봐도) 누가 부모 버리는 것을 원합니까? 당연히 원치 않잖아요? 그래도 늙은 부모를 부양하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본인의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 양로 제도가 없으면 개인이 모두 부담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북한 경제가 무너지고 북한 주민의 삶이 궁핍해지면서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 등 상대적 약자의 삶은 더 피폐해졌습니다.

또 이들을 돌봐야 할 부모와 자식, 가족 등이 부양을 거부하고, 국가도 배급이나 노인복지 등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주지 못하면서 결국 노인과 어린이 등은 길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 소개한 북한의 노인들도 장사를 하거나 땔감을 모으고, 파철을 수집해 돈을 벌어 겨우겨우 하루하루의 삶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노인․아이들․장애인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어렵게 산다는 것은 결국 이것을 봐줘야 하는 주변의 젊은 사람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고요, 북한 당국이 퇴역군인들, 즉 노병을 돌봐줘야 한다고 선전하지만, 제도적으로 돌봐주는 제도가 마비 상태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한국 등에도 어렵게 사는 노인, 즉 경제적 빈곤층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다른 점은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에 대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과 달리 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경제적 능력이 있다는 건데요, 이것을 복지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북한에서는 노인복지는 전무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오늘날에도 북한의 노인과 어린이 등은 여전히 북한이 처한 경제적 빈곤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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